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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서 벗어나고 싶으신가요?"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 문요한

‘나를 키운 팔 할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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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석 달 만에 9만 부 가까이 팔린 『굿바이, 게으름』의 인기는 많은 사람이 게으름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책을 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게으름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에 대해 저자에게서 직접 듣고 지상(紙上) 중계한다.

당신은 혹 이런 상태에 있지 않은가? 방향성 없이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중요한 일을 미루고, 사소한 일에 매달리고, 완벽주의라는 핑계로 결정을 미루고, 늘 바빠 보이지만 실속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출간 석 달 만에 9만 부 가까이 팔린 『굿바이, 게으름』의 인기는 많은 사람이 이런 게으름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단순히 빈둥거리는 것만이 게으름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으름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그것과 결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을 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게으름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에 대해 저자에게서 직접 듣고 지상(紙上) 중계한다. 지난 4일(월) 저녁 그의 사무실에서다.

진료실에서 활짝 웃고 있는 저자

“책이 출간된 지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첫 책인 것으로 아는데, 출간 후 달라진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2004년에 병원을 그만두었습니다. 태릉에서 개인의원을 운영했는데, 똑같은 생활이 반복돼서 자신이 소진된다고 느꼈거든요. 여러 계기가 맞물려 병원을 접고, 어떻게 살 것인가 두 달 정도 고민했어요. 그러다 자기계발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막연히…. 그리고 삶의 방향을 세우니까 삶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런데 나는 그때부터 달라졌는데, 다른 사람들은 책이 나오고 나니까 달라졌다는 얘길 하더라고요. 제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책 출간을 계기로 달라졌다고 주위에서 보기 시작한 거죠.”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쓰시게 되었습니까?”

“2004년도에 야후에 ‘내 마음속 비타민’이라는 고정칼럼을 연재했어요.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을 썼는데,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법’이 가장 인기가 좋았어요. 여러 군데 ‘펌질’을 당하기도 하고요. 정작 쓰고 싶은 책은 다른 책이 있는데. 이걸로 먼저 쓰게 된 거죠. 그 칼럼은 30개 꼭지 중 마지막 꼭지였어요.”


첫 책 히트… “독자와의 피드백 때문인 듯”

“첫 책이 이렇게 히트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온라인에서 독자들의 반응을 보고 시작한 거라, 말하자면 피드백이 잘 이루어져 그런 듯합니다.”

“아빠가 되면서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셨는데요.”

“아이가 성장해 가는 걸 보면서 자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자신의 위기를 아이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할까요.”

“책에서 게으름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썼다고 하셨는데, 일반적으로 보기에 의사라는 직업과 게으름뱅이가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 엄살인 거 같기도 한데요.(웃음)”

“게으름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문제는 객관적인 잣대가 없으니까, 자신이 힘들면 힘든 거죠. 당사자가 아니면 그 고통을 재단하기 어렵죠. 게으름의 문제도 어떻게 비치느냐가 아니라 주관적인 문제인 거 같습니다. 저는 ‘부지런한 게으름뱅이’ ‘바쁜 게으름뱅이’로 표현하는데, 주어진 삶, 시키는 일은 열심히 해왔는데, 스스로 선택하고,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서는 게을렀다고 생각했어요.”

“능동적인 삶이 부족했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방을 잘 치우지 않고, 옷을 잘 정리하지 않는 것도 게으름과 관계가 있겠지만, 그런 건 작은 게으름이죠.”

“흔히 우리가 아는 게으름과 책에서 정의하시는 게으름의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활동량을 기준으로 ‘빈둥거린다’는 것이 보편적인 게으름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삶, 도전하지 못하는 삶이 더 중요한 게으름입니다. 삶의 방향성, 능동성이죠. 게으름에는 작은 게으름, 큰 게으름이 있습니다. 약속 잘 지키기, 일찍 일어나기, 정리정돈 잘하기는 작은 게으름이고요. 삶의 의미, 방향성 등은 큰 게으름입니다. 많은 사람이 작은 게으름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큰 게으름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능동적인 ‘느림’과 수동적인 ‘게으름’은 다르다

고개가 살짝 한쪽 어깨로 젖혀지는 것은 그의 버릇인 듯하다

“버트런드 러셀이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란 책을 냈지만, 그는 결코 게으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게으름에 대한 정의가 달라서 그런가요? 아니면, 부지런한 러셀 나름의 ‘위로 방법’일까요?”

“러셀이나 쌍소(그는 『게으름의 즐거움』이란 책을 냈다) 같은 철학자가 말하는 게으름은 능동적 게으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택해서 하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게으름은 스스로 선택하는 게으름이 아니라 쉬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선택하지 못해서 비어 있는 시간 자체인 경우죠. 쌍소나 러셀은 바쁜 삶 속에서 멈춰 서서 자신을 살펴보고, 휴식을 취하자, 이런 뜻이죠. 게으름에 대해 중의적인 뜻으로 쓰고 있어서 개념 규정이 잘 안 되다 보니 일반인들이 혼선을 겪고 있어요.

이걸 핑계로 삼는 분도 있습니다. ‘느림’과 ‘게으름’을 등치하는 경우죠. 능동적 게으름과 수동적 게으름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idle이 능동적 게으름에 가깝고, lazy는 수동적 게으름을 뜻하죠.”


“위장된 게으름도 책에 나오고, ‘똥줄의존증’이란 재미있는 표현도 나오는데요. 학창 시절 누구나 겪었을 법한 벼락치기 시험공부나 일하면서 프로젝트를 자꾸 미루는 경험도 사람들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강화되는 행동은 보상이 주어집니다. 벼락치기도 근거가 있습니다. 해보면 아주 효율적인 면이 있거든요. 이렇게 하다 보면 스스로 아주 능력 있는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자꾸 반복되죠. 뇌 측면에서 살펴보면 스트레스 효과 때문인데, 아드레날린이 그 역할을 하죠. 적절한 긴장이 최대의 성과를 가져오거든요.”

문제는 이것도 반복하다 보면 내성이 생겨서, 나중에는 예전의 기억이 습관화돼서 잘해나갈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작 집중해야 할 때 집중이 안 되고, 한계상황을 넘어서서 일을 끝내는 데 급급해지죠. 성과 자체가 떨어지고, 이런 습관은 삶의 전반에 미칩니다.

사실 이런 긴장상황은 필요하기도 합니다. 모든 걸 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패턴으로 굳어지기 쉽다는 거죠. 긴장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요.”



게으름 벗어나자면 일로써 구체화한 비전, 긴 안목, 작은 실천 필요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말한다면,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게으름에서 벗어나려면 노력하면 되고 열심히 살면 된다고 하는데,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노력에도 값진 노력과 헛된 노력이 있습니다. 헛된 노력 때문에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삶의 방향성을 갖고 있더라도 자신이 잘할 수 없는 것을 하거나, 안 되는 것을 하려는 것은 효과가 나질 않죠. 부모님이나 주위의 기대에 따라, 사회적인 평가, 부나 명예에 따라 삶의 방향을 설정하면 내면의 욕구나 강점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 되기 쉽죠. 의대에 다니는 학생들도 이게 안 맞는 사람이 많거든요.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해법은 자기로서 살아가는 게 핵심입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 스스로 개발하고 도전하는 것, 강점, 재능, 특성을 잘 파악해서 일로 구체화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큰 그림을 가져야 합니다. 일로서 구체화된 비전이죠. 두 번째는 삶을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합니다. 게으름을 천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으름이 나의 정체성이 아니라고 보는 게 중요합니다. ‘게으름이 잠시 나를 찾아왔다, 잠시 게으른 상태에 놓여 있다’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삶은 골짜기도 있고, 봉우리도 있습니다. 너무 골짜기만 바라보면 침체하기 쉽습니다. 삶의 리듬이 있는데, 단선적인 게 아니잖아요.

세 번째는 재테크처럼 종자돈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작은 계획, 작은 실천, 작은 승리라고 생각해요.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게으름은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라고 봤는데, 많은 사람이 자신의 에너지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실행능력에 맞지 않는 높은 계획, 어려운 계획에 도전합니다. 결국 작심삼일이 되죠. 그리고 ‘역시 나는 게으른 사람이야’ 이렇게 또다시 자기 비난으로 이어져 금방 직선적으로 후퇴해 버리고 마는 사람이 많은데, 제가 생각할 때는 목표를 분할하는 능력, 근사한 것보다 작은 계획, 작은 실천으로 작은 승리를 확보하고 눈 뭉치처럼 종자돈으로 불려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천적인 토대, 베이스캠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으른 사람 대부분이 성취경험, 승리경험이 멀어졌거나 최근에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데,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작은 승리가 필요합니다. 너무 무리한 목표를 세우지 말고 작은 계획,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원의 이름처럼 그는 ‘더 나은 삶’을 전파하고자 한다

“우울증과 게으름도 연관관계가 있는 듯합니다.”

“심리적으로 비슷하다고 봅니다. 공통점은 희망이 없다는 것이죠.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게으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런 바탕이 깔려 있어서거든요. 의식은 의식과 무의식의 불일치 상태를 해소하려는 상태로 가죠. 우울증도 미래의 비관성, 희망이 없어서 자살 등으로 이어집니다.

게으름도, 우울증도 자기상실에서 찾아옵니다. 자기로서 살지 못해서 게으르고, 우울증도 남에게 보이는 모습과 실제의 모습이 많이 달라서 오는 것이죠. 자기상실 자체가 우울함을 유발하고, 병적인 게으름에 있는 사람들도 우울하죠. 실제로 많이 겹쳐 있습니다.

다르게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자기로서 살지 못할 때, 내면의 나와 외면의 나가 한없이 멀어질 때 가장 큰 스트레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폐인 문화, 귀차니스트도 게으름을 합리화하는 경우 많아

“폐인 문화, 말하면 ‘귀차니스트’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웃 일본에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문제화되고 있고요, 이런 문화의 원인과 또 개선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예전에는 먹고사는 것에 급급했고, 생존 자체가 문제여서 삶의 의미나 방향이 중요하지 않았죠. 하지만 현재는 기본적인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는 사람은 소수이기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듯합니다. 중독이나 폐인은 삶의 의미나 방향을 찾지 못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들도 꿈이나 정체성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것에 중독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큰 그림이 있는 사람들은 잠시의 일탈로 그치지 거기에 탐닉하고 빠져들지는 않습니다.

또 하나는 관계가 해체되는 측면 때문이죠. 이건 정신적인 문제입니다. 삶의 의미는 목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도 찾을 수 있죠. 그런데 최근에 맞벌이를 비롯해 가정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정신적인 기능도 아웃소싱되고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부모들이 멘토로서 기능을 했지만 이제는 이것도 다른 곳에서 해결되지 않습니까? 관계 악화 때문이지요.

또 사회적으로 속도와 효율이 강조되기 때문이죠. 긴장하면 이완을 해야 하고, 일을 하면 휴식이 있는 것이고, 빠름이 있으면 느림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삶의 타고난 리듬인데, 가만히 있는 시간조차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게 현대인의 모습이죠. 문제는 이런 속도를 쫓아가는 건 타고난 적응력만으로는 힘들다는 거죠. 사람들 대다수가 적응하지 못한다는 거죠.

사회가 공통으로 요구하는 모델, 사회가 속도와 효율성만을 요구하다 보니 거기에서 도태되고, 그게 게으름으로 이어집니다. 게으름은 늘 비난의 대상이기에 그것에 정당성과 합리성을 부여하려고 하죠. ‘폐인’이라는 것은 능동적인 행위부여를 하는 것이죠. ‘귀차니스트’ 철학도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것으로 능동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은데도 말이죠. 능동적인 사람은 다운시프트(downshift), 그런 사람들이겠죠.

큰 그림이 필요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관계를 복원하고, 느림이나 휴식을 늘려갈 수 있는 사회적인 제도와 장치, 기업문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희망적으로 봅니다. 문제에는 반드시 해답이 있다고 보고요. 지금 이런 문제가 극에 달했지만, 사회적인 노력이 기울여질 거고요. 무엇보다 사회적인 물적 토대 자체가 효율성보다는 창의성, 스토리, 감성을 중시하는 사회로 경쟁의 토대가 바뀌므로 휴식, 여유가 비생산적인 게 아니고 생산적인 것으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정신경영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계신데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신 것 같습니다. 좀 소개해 주시죠.”

“3년 전에 자기계발 분야에서 실천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책도 보고 전문가도 많이 만나봤습니다. 그런데 자기계발 분야가 너무 품성학, 성공학처럼 지난 세기의 이론적인 토대에 기반을 둔 교육기관이 많았습니다. 시대에 맞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셀프리더십 프로그램, 이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거고요. 심상훈련 프로그램은 자기계발 강사, 종교인 등 전문적인 사람을 위한 겁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쌍방향성, 통합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긍정성만 강화하려 한 측면이 많은데,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기계발 분야가 방향성을 부여했지만 획일적인 성공을 지향하는 게 많아서, 저는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것, 말하자면 자기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죠. 기존의 성공모델이 피라미드 체제에서 별 체제, 다극 체제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춤을 잘 추는 것이 예전에는 성공모델에 포함되지 않았던 거잖아요. 이제 거미줄 체제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소수의 리더가 아니고, 지금은 모두가 각 분야의 중심이 있다고 봅니다.

기존의 긍정심리학에다가 정신병리학을 통합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자기를 잃어버렸다는 말은 나 아닌 데서 다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기보다는 내 안에 있는 자기를 실현하는 것, 자기완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심리학과 정신병리학을 통합하는 자기계발 프로그램 준비 중

책을 잡고 있는 포즈를 요청하자, 쑥스러운 웃음을 짓는 저자

“심상훈련이란 건 무엇입니까?”

“환자 중에 어머니가 그 환자를 너무 심하게 일일이 간섭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 환자는 그 억압된 스트레스를 자신의 손안에 엄마가 통제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환자도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방어기제나 회피방법인가요?”

“방어기제라기보다는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환자가 자신에게 맞는 대처방법을 스스로 개발한 거죠.”

“그게 나쁘다는 거는 아니죠?”

“네. 하나의 스트레스 대처방법이죠. 어떤 직장인은 자기 상사로부터 끊임없이 닦달을 당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그 상황에서 벗어나서 아주 객관적인 상황을 만들어요. 말하자면 자기가 거기 있지만 유체이탈처럼 자신이 거기서 빠져나와서 천장에서, 아니면 더 멀리서 바라보는 거죠.”

“관용, 똘레랑스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우리가 ‘도를 닦는다’는 것과 비슷한 것 같네요.(웃음)”

“그렇죠.”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담은 책 내고 싶어

“아주 재미있네요. 얘기가 좀 다른 쪽으로 흘렀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인터뷰 초반에, 이 책 이전에 먼저 쓰고 싶은 책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아. 『꽃들에게 희망을』 같은 동화책입니다.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읽을 수 있는, 간결하지만 압축된 글과 그림으로 전달되는 책을 쓰고 싶어요. 『갈매기의 꿈』 같은 책이죠. 저는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재미있는 삶을 살자’가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재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여러 사람, 씨줄과 날줄이 만나는 네트워크의 허브를 지닌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써보고 싶어요.

그리고 ‘습관’과 관련한 책도 쓰고 싶어요. 습관이 변해야 삶이 바뀌잖아요. 변화의 요체는 습관이라고 보고요. 당장은 정신경영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매진하고요. 내년에 책을 한 권 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마지막으로 YES24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시죠.”

“자기로서 살아가는 삶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성공도, 행복도, 게으름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자기로서 살아갈 때 얻어진다고 봐요. 막연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자기 내면의 욕구를 잘 들여다본다면, 무엇을 이루었나에 상관없이 여러 가지의 행복한 경험,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고, 게으름도 떨칠 수 있다고 봅니다.

게으름을 철학이나 천성으로 체념하고, 합리화하고 있다면 게으름이 잠시 손님처럼 찾아왔다고 생각하고, 게으름은 본성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합니다. 온갖 일에 호기심을 지녔거든요.

사람들은 자라면서 환경, 실패, 상처, 좌절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나 불안, 두려움에 휩싸이는 것이라고 봐요. 사람들은 누구나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보는 거죠. 뻗어나려는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닌 씨앗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물을 주고 잘 키워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삶의 본질입니다.

해답을 바로 얻을 수 없더라도 삶의 근본적인 방향을 놓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누구나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말이 곧 글이 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는 사전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을 외운 사람처럼 생각한 바를 물 흐르듯 얘기했다. 질문하는 사람이 주눅이 들 만큼 그는 말을 잘했다. 정신과 상담이란 주로 말을 통한 치료이기 때문일까. 사진에서보다도 훨씬 미남에다 깔끔한 사무실, 논리 정연한 말투.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그가 예전엔 게으름뱅이(물론 그가 말하는 게으름뱅이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삶의 방향성이었다)였다는 말은 그래서 선뜻 수긍하기 어려웠다.

그 변화의 계기를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이렇게 밝혔다.

“서정주 시인은 자신을 키운 팔 할이 바람이라 했지만, 나를 키운 팔 할은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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