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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영어 말하기에 유독 약한 이유 - 『영어낭독훈련에 답이 있다』 박광희

사교육이라는 불리는 현장에서도 영어는 가장 뜨거운 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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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임에도, 영어는 이미 한국을 삼켰다. 그래서 영어교육은 언제나 화두다. 아이가 입을 뗄 즈음부터 영어를 익히게 만들겠다는 부모들, 도시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임에도, 영어는 이미 한국을 삼켰다. 그래서 영어교육은 언제나 화두다. 아이가 입을 뗄 즈음부터 영어를 익히게 만들겠다는 부모들, 도시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사교육이라는 불리는 현장에서도 영어는 가장 뜨거운 과목이다.

그토록 영어에 매달리고 있는데, 과연 영어교육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일까. 영어에 목매달았지만, 십 년 이상을 영어에 매달렸지만, 영어가 신통치 않다고 느끼는 건 결국 교육방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거다. 재능의 문제로 국한될 것이 아니다. 시스템적으로 결함이 있었다. 그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문제겠다.

이에 낭독(훈련)이라는 대안을 들고 나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박광희 씨다. 한국적 현실에 맞는 영어교육이 무엇일까, 또 말하기가 주목받는 시점에서 낭독훈련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거듭하면서 우선, 『영어낭독훈련에 답이 있다』(박광희?심재원 지음|사람in 펴냄)를 1차적으로 내놨다. 그는 “영어 낭독 훈련은 기본기를 다져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준다”고 장담한다.

지난 9일, 사람in 출판사에서 박광희 저자를 만났다. 낭독훈련에 대해, 영어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현재 낭독관련 토탈 시스템을 만들고 있으며, 이 책은 그 시스템의 하나로 기획됐다. 이어 나온 『하루 20분 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 역시 연장선상이다.

책의 반응이 꽤 좋은 것 같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얘기인데, 어떤 의도로 기획하게 됐나.

“나는 영어를 교실에서 가르치거나 학문적으로 한 게 아니고 현장에서 써 본 사람이다. 외신전문기자를 하고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는데, 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일본계 미국인이었다. 그가 하루는 그러는 거다. 영어는 딱 2종류다. 돈 버는 영어, 돈 쓰는 영어. 한국인은 돈 쓰는 영어를 한다. 그게 가슴에 와 닿았다. 그것을 계기로 어학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게 됐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콘텐츠 팩토리다. 연구개발센터에서 연구교재를 만들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고객과 치열하게 교감하면서 만드는 것이 실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영어교육의 화두로 말하기 교육이 부각됐다. 정상궤도를 찾은 거지. 그 전에는 점수 따로, 영어구사력 따로였다. 다만 현실적으로 학원에서 스피킹 교육은 불가능하다. 일대일이 속성인데, 그게 안 되니 수업도 효과적인 진행이 안 되고 원어민 확보, 수강료 등 학원이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공교육이 되냐, 그것도 아니고.

정부에서도 말하기 교육을 화두를 꺼내놓고 대안이 없는 거다. 학부모도 부담이 있는 거고.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대안제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학원을 그만두고 2008년 1월에 캐나다로 갔다. 현지에 발을 디디고 연구한 결과, 낭독과 암송이라는 방법론에 도달했다. 책은 그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왜 캐나다로 가게 된 건가.

“말하기 교육이 화두가 됐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겐 와 닿질 않는다. 그러자면 실행만 하면 되는 다른 시스템이 덧붙여져야 한다고 봤다. 즉, 낭독을 학습으로 할 수 있는 토탈 프로그램이 완성돼야 하는 거지. 이를 한국에서 하자니, 원어민 확보 등의 어려움 있었다. 그래서 캐나다로 가게 됐다.”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처음에 낭독을 들고 나왔을 때 부정적인 얘기가 많았다. 새롭지도 않고 어디에서나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거지. 기존에는 의지가 강한 분들은 실천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작심삼일이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5분 맨손체조를 하면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거다. 문제는 실천이다. 시스템으로 낭독과 암송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책을 냈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것이 아닐까.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책을 보고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겠구나, 하는 의견도 보내줬다.”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을 텐데, 그걸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후속책도 나왔는데……

“책의 광고 카피 중 하나가 ‘하루 20분 100일 동안 영어낭독을 실천하여 말문이 열리는 경험을 하라’였다.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한 것 같다. 하루 20분 100일이면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불어넣은 거지. 또 그건 알아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는데, 책이 나와서 반가웠던 거지.

책이 나온 직후, 부교재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출판사에도 그런 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하루 20분 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가 나왔다. 이 책이 나오면서 낭독 훈련에 개념적으로 공감하지만 실천하려 했을 때 막혔던 부분이 뚫렸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인터넷에 영어낭독학교 카페를 개설했는데, 현재 1만2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은데, 보통 성의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100일 실천을 돌파하면 인증서를 주고, 뭣보다 내가 해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여러 피드백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피드백이라면.

“이런 분이 있었다. 오랫동안 영어를 오래 공부했지만 구사력이 늘었다는 경험을 해 본적이 없었다더라. 그런데 100일 동안 (낭독훈련을) 하면서 첫날과 100일 후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영어(말하기)가 늘었고, 말하는 게 편안해졌다고 했다. 낭독훈련은 자기 수양 과정이기도 하다. 작심삼일이 아닌 끝까지 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거지.

부모자식이 같이 하는 경우도 많다. 어머니와 아이가 가장 많은데, 한 경우는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보통 아버지와 아이는 대화가 잘 안 되는 경우인데, (낭독훈련을 함께 한) 소감을 카페에 올렸다. 처음에 아이에게 아버지와 (낭독훈련을) 같이 하자고 하니까, 아이는 입이 나왔다. 아버지가 날 괴롭히는구나. 아버지도 힘들었다더라. 그래서 처음엔 부자지간이 더 안 좋아졌다.

아이가 그래도 시작했던 건, 아버지가 잔소리만 하더니 같이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만날 해라해라, 말만 했는데, 같이 하니까. (웃음) 특히 함께 하면서 아이가 ‘내가 아버지보다 영어는 낫네’ 하는 나름의 우월감도 생겼고. 이 부자가 함께 하는 과정을 카페에 올리는데, 아버지는 직장생활하면서 못 올릴 때 있었다. 그러면 아이가 ‘오늘은 아버지 몫까지 두 개 올립니다’하면서 글을 쓰더라. 나중에 아버지가 이렇게 글을 올렸다. 예전에는 부자지간에 대화다운 대화가 없었는데 지금은 대화가 늘었고 관계가 좋아졌다. 영어를 떠나서도 낭독훈련이 갖는 매력이다.”


영어 학습을 하는 사람마다 목적이 다를 텐데, 책의 주요 독자층을 어디로 잡고 집필했나.

“세대를 초월해서 할 수 있는 게 영어인데, 1차적인 말하기는 성인보다 아이들이 수준이 높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청소년층을 주요 독자층으로 삼았다. 아울러 어머니들이 아이를 학원에 맡기지 않고 스토리텔링을 해주거나 직접 개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영어에 대한 갈증이나 콤플렉스가 있으니까. 그런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했다. 힘을 드리면서 대안제시를 해야겠다. 부모도 영어를 할 필요성이 있잖나. 이런 것이 실천됐으면 좋겠다.”

쓰기 읽기 문법은 잘 되는데, 스피킹이 안 된다는 말, 가장 흔하게 듣는다. 영어를 잘 하고픈 한국 사람의 가장 큰 벽이 스피킹이기도 하다. 스피킹 때문에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든다면.

“현장에 있으면서 스피킹 교육에 대한 대안제시를 하고픈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고민할 때, 첫 번째 화두는 스피킹이 영어 차원의 문제일까 하는 문제였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영어 말하기가 화두가 됐다. 오렌지니, 아렌지니, 하는 약간의 논란이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고 좋은 오렌지를 살 돈이 있느냐다. 당연한 사실 하나를 영어 때문에 망각하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라. 대화를 나눌 때, 한국 사람끼리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5분 대화하기가 어렵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는 일과 관련해 화제를 주도할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50분 이상 떠들 수 있다. 그런 게 없으면 영어를 잘 하고 못하고가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영어 스피킹 이전에 콘텐츠가 얼마나 잘 준비돼 있느냐다.

그것은 1차적으로 독서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 밖에 여행이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펀더멘털을 만드는 것이 스피킹에서 중요하다. 이를 낭독과 암송으로 잡았다. 반기문 총장도 그렇게 해서 영어를 독학했다. 대부분은 그게 실천이 잘 안 되는 시스템으로 해서 문제다.”


영어가 단지 외국어인 한국적 상황에서 영어 스피킹 학습의 잃어버린 고리는 바로 ‘스피킹 기본기 쌓기’입니다. ‘원어민과의 회회는 스피킹 기본기를 쌓고 난 후에 행하는 실전연습이다’라고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p.8)

그런 이유로 지금 캐나다에 있는 건가.

“스피킹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창한 발음이 아니다. 원어민과 스피킹을 하기 위함이다.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만들어져야지.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무료화상 통화를 하는 시대다. 그렇게 기술적으론 가능한데, 중요한 것은 한국의 학습자들과 연결되는 현지 원어민이 있어야 한다. 낭독과 암송 방법론을 갖고 프로그램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활동이 중요하다. 그래서 현재 캐나다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거고.”

낭독은 어느 언어를 익히든,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왜 언어습득에 있어서 낭독이 중요한가.

“경험을 말하겠다. 과거 한 어학원의 브랜치를 경영할 때다. 강사와 회의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으니, 아이들의 말문을 여는 게 힘들다는 거다. 교육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주입식이라 아이들이 입 여는 것을 부자연스럽게 느낀다. 중학생 정도면 아예 묵비권이다. 스피킹은 입을 열어서 말을 하는 시간에 비례한다. 입을 안 열면서 인터넷 강의를 들어서 스피킹이 늘 순 없는 거지. 원어민과 얘기하려면 영어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공통의 화제가 있어야 한다. 발음이나 말을 할 수 있는 문장 레퍼토리가 머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낭독과 암송이 필요하다.

내 아이가 캐나다에서 12학년, 즉 고3이다. 수학에 대해 한국에서 콤플렉스가 좀 있었는데, 캐나다에 처음 가서보니 신동이 된 듯했다. 쉬워서. (웃음) 그런데 나이가 올라갈수록 수학이 어렵다고 하더라. 문제를 보면 독해문제에 가깝다. 우리는 공식을 외워서 답을 내는데, 캐나다에선 논리가 결합돼서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 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카페에 한 어머니가 글을 올렸다. 아이가 낭독을 해보니 좋아서 다른 모든 과목에 적용시켜보고 있다고 하더라. 수학, 과학도 읽게 하고. 그러니 아이가 집중력이 높아지고, 예전에는 독해력이 부족한 듯했는데, 독해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낭독은 꼭 영어가 아니라도 좋다. 체화하는 것이다. 낭독은 주체적인 학습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 체화되지 않고는 말하지 못한다. 자신감을 갖고 펀더멘털을 쌓고 나면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책 전반에 낭독 훈련에 대한 지침이 가득하다. 낭독 훈련이 왜 이전 영어 교육에서 소홀했다고 보나.

“중국에 ‘크레이지 잉글리시’라고 있었다. 그전까지 낭독은 구닥다리로 생각했다. 무식한 방법이라고.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소홀하게 생각한 건 원어민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다. (낭독훈련)교재나 가이드도 없었고.”

책은 그래서 영어권이 아닌 한국 실정에 맞게끔 이뤄졌다.

“낭독을 할 수 있는 교재는 사실 많다. 1차적으로 음성이나 오디오가 있어야 하고, 교재가 있어야 한다. 2개만 있으면 가능하다. 한국에서도 어머니가 카세트, CD 등 아이들에게 많이 듣고 따라하게 한다. 이때 암송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적절해야 한다. 하지만 어휘 선택이나 문장의 난이도, 길이, 분량 등이 적절치 않은 경우가 많다.

암송과 낭독이 적절히 조화된 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영어권에서는 만들어줄 수가 없다. 한국은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캐나다에 가서도 현지 교사에게 프로젝트를 주는 게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프로젝트를 줬는데, 그런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낭독을 중요하게는 생각하는데, 영어권 아이들 위주였던 거지. 영어권이 아닌 곳에서 영어를 배우려는 아이들이 낭독을 할 때는 생각을 안 해 본거지.

입장을 바꾸니 우리말로 해도 쉽지 않겠더라. 원서는 사실 미국이나 캐나다보다 한국이 더 많다. 좋다는 것은 다 수입해서. (웃음) 다만 우리가 학습하기에 2% 부족이 있었던 거고. 보기에는 텍스트가 다 비슷해보여도 나름대로의 연구개발 과정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들이 독자들에게 어필한 이유도 있을 거다.”


낭독 훈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과 중요한 포인트를 요약해준다면.

“낭독은 자기관리 능력이 없으면 안 된다. 100일을 목표로 했을 때, 왜 포기하느냐면 중간에 성과확인을 하는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카페도 처음에는 그냥 100일을 하게 했다. 가만 보니 중간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서, 열흘 단위로 쪼개서 호흡을 가다듬도록 했다. 등산을 할 때도 한 번에 오르면 힘들지 않나. 휴식을 하면서 재충전하고 돌아봐야 한다. 무조건 해야겠다는 의욕만 갖고 하면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데,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이 실천에 도움이 된다. 작은 지혜의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영어로 의사소통 정도를 하는데 재능을 탓하는 것은 자기합리화일 뿐이지요. 문제는 외국어에 대한 ‘재능’이 아니라 외국어 공부를 하는 ‘방법’에 있습니다.(p.19)

섀도우 스피킹이 우리 현실에 맞는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공부방법 등을 제시하면서. 그림자처럼 따라 말하기의 장점을 강조해준다면?

“따라 하기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음성을 원음과 비교하면서 따라 읽는다는 건데, 그런 면에서 단순한 따라 읽기와는 다르다. 사람들은 말을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데, 섀도우 스피킹은 자기 목소리를 자기가 확인한다. 자신이 말한 것을 직접 들어야 어떤 부분이 잘못됐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원어민 발음과 비교하는 절차를 거쳐서 스스로 잘못된 점을 개선할 수 있다. 자신이 뭐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발음하지 않으면서 느낄 수는 없다.

한국 사람은 P와 F 발음 등에 매달리는데, 개별 단어 차원에선 의미가 있지만 영어를 처음 배울 때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게 핵심이다. 이런 부분을 본인이 스스로 느끼는 거지. 수업이 아니라 멘토링과 코칭이 필요한 부분이다.”


섀도우 스피킹이란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림자처럼 따라 말하는 학습법인데, 청취력을 향상시키고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p.21)

섀도우 스피킹을 위해 책 외에 준비하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영어낭독 코치를 양성할 수 있는 세미나 등을 가질 계획이다. 원어민을 스마트폰 등으로 연결해서 영어를 구사하는 단계에선 코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원어민은 우리 문제를 인식 못한다. 그러니 기초는 한국인들이 해야 한다. 스스로 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영어낭독을 코칭할 수 있는 스킬이나 조언을 할 수 있는 낭독 코치를 양성하려고 한다.”


현재 영어는 사교육 시장의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말하자면 책이 잘 나가는 것도 이런 환경 때문일 텐데, 영어 광풍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듣고 싶다.

“교육 현장에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서 많이 느꼈다. 처음에 ‘돈 버는 영어, 돈 쓰는 영어’에 대해 얘기했는데, 지금 아이들에게 영어는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한 현실적인 목표다. 하지만 대한민국 교육 1번지라는 대치동에서 학원을 할 때보니, 70%는 돈 쓰는 영어를 하다가 끝난다. 부모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나. 영어에 투자하는 비용이 엄청나다. 지금 캐나다에서도 보니, 한국의 부모들은 캐나다에 와서도 한국 생활의 연장이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 또 가고……

이런 것을 특강 등을 통해 시원하게 얘기할 수는 있다. 비판할 수 있고. 그러나 대안 제시를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뿐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원어민 국가에서 연구개발과 원어민을 조직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영어 광풍은 그만큼 영어에 관심 있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본다. 요즘 보면, 아이들의 영어실력이나 수준이 꽤 높다. 아이들을 볼 때, 영어를 할 줄 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못해도 장래성 있게 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다. 그것의 한 요소가 독서다. 꼭 영어 독서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소모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가정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투자를 하고, 국가에서도 교육이 최고의 의제인데, 대안 제시가 없다. 이런 소모적인 것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영어를 무기로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자기가 가진 생각과 지식을 영어로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만 하지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는 것, 바로 의사소통이 되어야만 합니다.(p.18)

영어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나.

“부자의 기준도 그렇듯, 상대적이다. ‘영어를 잘 한다’는 개념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 개그맨들을 보면, 말을 잘하는데, 말을 잘한다고 평가를 잘 받는 건 아니지 않나. 마찬가지로 나도 영어에 대해 상처를 받은 적도 있다. (웃음) 따지고 보면 영어에서 핸디캡을 가졌기보다 내 자신의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오는 거지. 영어에서 오는 근본적인 건 아니다. 영어는 수단이다. 목적이 아니다. 영어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따질 것은 아니다. 영어를 점수로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 영어를 잘 한다는 것에 대한 관점을 바꿨으면 좋겠다.”

자신감. 영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영어 학습 현장에서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나.

“그건 성격적인 요인이 크다고 본다. 성격을 쉽게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잖나. 상담할 때도 점수만 갖고 상담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 아이 볼 수가 없다. 쓰기와 말하기는 동전의 양면인데, 글 쓴 것도 보면서 상담을 한다. 어떤 아이는 글을 쓰라고 하면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엉망이다. 어떤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한 페이지를 쓰면 흐뭇해하는데 정작 아이가 쓴 것을 보면 무지하게 실망한다. 부모는 대개 문법 관점이니까. 원어민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처럼 규칙으로 쓰진 않는다. 말하는 건 더더욱 그렇고.

어떤 아이는 글 쓰라고 하면 몇 줄 못 쓰는데, 굉장히 정확하게 쓴다. 성격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그냥 떠드는 아이들이 있는 한편 머리에 정리되지 않으면 말하지 않는 아이도 있다. 두 가지로 접근해야 한다. 언어적인 관점, 문학적인 관점. 언어적으로 타고 나지 않은 재능을 키우려고 하다가, 문학적 재능을 망칠 수 있다. 아이가 할 말이 많은데, 제동을 걸면 말을 안 하는 거지. 부모들이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주는 쪽이 아니라 두 개를 다 추구하려다 결국 하나까지 잃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한국 영어 학습자들의 스피킹 능력 향상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분분하지만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자신감을 키우라!’입니다.(p.65)

낭독 훈련이나 영어 학습과 관련해 향후 집필 계획이 있다면.

“이 책은 출판이 목표였다기보다 낭독관련 토탈 시스템의 하나였다. 토탈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 교재, 평가시스템, IT기술을 활용한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의 제공. 그래야 완성된 프로그램이다. 책은 1차로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이론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것이고. 개별 교재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준비하고 있다. 독자들이 100일 동안 실천할 수 있는 교재를 요구해서 『하루 20분 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를 낸 거다. 영어를 위한 영??재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영어와 테마를 결합해서 낭독을 통해 제대로 된 스피킹을 할 수 있는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예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장에서 낭독과 암송이 한국에서 스피킹을 제대로 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었다. 그것을 검증 받는 과정이 출판이었다. 호응이 없었다면 이것이 나만의 생각에 그칠 수 있었는?, 다행히 많은 분들이 공감해훁셨고 굉장히 감사드린다.

그리고 학습을 하는데 있어, 교육이 좋냐 나쁘냐를 따지기 전에 필요한 것이 신뢰라고 본다. 선생님을 신뢰하면 배울 수 있다. 그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없는데, 배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기초를 만드는 단계에선 더욱 그렇다. 독자와의 관계는 그런 신뢰의 관계라고 본다. 책임감을 갖고 단순한 출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이것을 통해 스피킹에 대한 해결책이나 틀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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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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