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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가트맨 부부 “우리 세대의 위대한 유산은 아이”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존 가트맨 방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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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은 부모가 인내를 갖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마지막에는 아이에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말한다.

존 가트맨 워싱턴대 명예교수가 2014년 11월에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4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존 가트맨 교수는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가트맨의 부부 감정 치유』 등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졌다. 특히 ‘감정코칭’은 EBS 다큐프라임으로 제작되어 방영되어 화제를 모았다.

 

가트맨 교수가 내세우는 감정코칭은 아이의 정서지능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목표를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아이의 정서에 공감할 것을 당부한다. 감정코칭은 크게 5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가 아이의 감정 인식하기, 2단계는 감정적 순간을 좋은 기회로 삼기다. 3단계는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경청하고 4단계에 이르러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 5단계에서는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글로 풀어놓으면 간단하지만, 육아를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감정코칭을 실천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아이는 성인보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감정 표현에 서툴기 때문에 자칫 부모의 감정마저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그래서 가트맨 박사는 감정 코칭은 단순히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을 찾은 존 가트맨과 심리학자이자 그녀의 부인 줄리 가트맨에게 그간 근황과 감정 코칭에 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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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진 에너지에 놀라

 

이번 한국 방문 어떤 계기로 이뤄졌나. 한국 방문 소감은?

 

존 가트맨 (이하 ‘존’) : 글로벌 인재포럼 2014에 초대받았다. 줄리 가트맨과 함께 연구한 주제가 신뢰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부모와 자식, 부부 사이의 신뢰가 그 주제다. 신뢰가 가정에서 무너졌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어떻게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포럼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인이 가진 에너지에 놀란다. 스스로 발견하고 탐구하는 의지력이 감동적이다.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도 좋아 보인다.

 

줄리 가트맨 (이하 ‘줄리’): 세 번째 방문이다. 한국은 올 때마다 놀란다. 세계를 이끌 수 있는 리더 국가 자질을 갖췄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특히 한국은 미국보다도 자기계발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이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 이유가 뭐라 생각하나.

 

줄리 : 한국의 10대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부모가 본인 자녀와 유대감 없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걱정해서 이런 책이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 한국 부모는 항상 자식과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이룰 수 있는지, 아이가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나갈 수 있는지를 궁금해한다.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는지도. 책이 기본적인 답을 준다. 이 책으로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으면서 아이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든 세대들은 감정코칭 모르고도 아이를 잘 키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감정코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존 : 우선은 한국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아이와 소통 잘하는 경우가 드물다. 내가 어릴 때도 그랬고. 어느 나라 아이나 꼭 필요한 건 아이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나중에 자기결정력을 형성할 수 있다. 본인의 감정을 잘 이해해주고 아이가 선택하게 해 주는 게 중요하다.

 

줄리 : 구세대는 전쟁이 끝나고 생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만이 유일한 관심사였다. 선택의 폭이 좁았다. 최근 신세대 양육 방식은 완전 다른 환경이다. 다양한 지식과 기회, 선택에 노출되었다. 할아버지 세대가 살지 못한 세상을 산다. 아이를 위해서 해야 할 건 창의력 계발이다. 창의력 계발에는 감정코칭이 도움이 된다. 더 많은 노출된 기회와 선택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감성적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순종적이지 않은 아이에게도 감정코칭이 도움이 된다.

 

한국 사람은 너무 오래 일해

 

한국도 많은 부부가 맞벌이다. 워킹맘으로 감정코칭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데, 워킹맘을 위해 조언한다면?

 

존 : 일에 바쁘고 쫓기다 보면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준다. 슬프다. 분명히 염두에 둬야 할 건, 감정코칭을 실천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을 꼭 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이해하는 속도가 어른보다 느리다.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너무 오래 일을 한다. 이럴 시간이 없다. 안타깝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 균형 잡는 게 필요하다.

 

줄리 : 일의 목적을 생각해 보자. 커리어 성공, 사회 기여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세대의 위대한 유산은 우리 아이다. 올바르게 양육하는 게 훌륭한 유산이다. 그래서 아이와 시간을 함께 가지면 좋겠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부부 사이 관계다. 부부가 잘 지내는 게 아이 발달에 좋다. 좋은 부부 관계가 아이가 훌륭하게 자랄 수 있는 요람이다. 맞벌이 부부는 바쁘겠지만 서로에 신경 쓰고 부부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가트맨 부부는 혹시 부부간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나.
 
존 : 우리도 싸운다. (웃음) 부부간 이견이 있다는 게 부부관계가 튼튼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툼도 건전한 부부 관계의 자양분이 된다. 어떻게 다른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한국에서 널리 읽히는  『프랑스 엄마처럼』을 보면 프랑스는 공공보육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나온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등 복지가 잘 된 나라에는 공공보육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이런 공공보육 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나.

 

존 : 관련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감정 코칭하기에 여건이 잘 되어 있는 곳이라면, 아이를 맡기는 데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이런 좋은 양육시설도 결국은 부모를 대신할 수 없다. 좋은 보충재일 뿐이다. 비록 부모가 바쁘지만 커리어 개발을 잘하고, 커리어 개발에서도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아이를 행복하게 해 주는 계기다. 엄마가 회사에서 승진하고 잘 지내고 하면 아이도 그걸 보면서 엄마가 행복하구나,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균형 잘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줄리 : 일을 많이 한다는 건 맡기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다. 아이를 만나는 시간은 자는 시간이 될 때가 많고. 좀 일찍 퇴근해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주말은 아이와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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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코칭의 본질은 ‘너 자신을 알라’

 

한국경제가 저성장이고 미래가 불확실해서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존 : 경제와 결혼ㆍ출산 상관관계를 끌어내는 게 흥미롭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부모가 불행해 보여서가 아닐까. 부모가 12~15시간 일하고, 부부 사이도 좋지 않고, 집에 돌아와서 지쳐 보인다. 아이가 자라면서 보는 게 이런 모습이라면 왜 결혼을 해야 하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자라면서 압박을 많이 받았다면 부모가 되어서도 자녀 가지는 데 자신감이 없어진다. 성적을 내야 한다, 이런 압박 말이다.

 

사실 세상은 언제나 위험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했을 때, 피난 경험도 있다. 미래는 불투명했지만 이때 부부가 서로 기대서 희망을 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세계는 위험하고 불투명하다. 이럴 때 가정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나마 통제할 수 있는 게 작은 세계, 가정이 아닌가.
 
감정코칭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부터 아는 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감정코칭의 본질도 결국은 ‘나 자신을 알라’일까?

 

존 : 그렇다.

 

지금 관심 분야는 무엇인가. 앞으로 연구 계획은?

 

존 : 추가로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3개 있다. 첫째, 중독과 중독에서 회복되는 것. 둘째, 가족 폭력. 셋째, 불륜이 있었던 부부가 잘 풀어나갈 수 있는지. 부부 관계에 수학적 적용을 해서 치료에 도움될 수 있도록 한 책이 있다. 모델과 방정식을 구축해 부부 관계를 해석하는 책이다.

 

줄리 : 하나 추가하자면,  부부 중 한 명이 트라우마를 가졌을 때 가정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연구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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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존 가트맨,최성애,조벽 공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트맨 박사가 인정한 상담과 현장 코칭을 통한 감정코칭 실전법을 갖고 있는 최성애 박사가 그동안 경험을 통해 효과를 본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감정코칭의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다. 생생하고 공감 가는 수많은 실제 사례는 감정코칭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어떻게 자녀양육에 및 아동교육에 적용해야 될지 모르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현장에서 바로 사용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감정코칭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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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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