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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렬 “부동산 폭락만 기다려서는 안 돼”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 김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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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 김학렬 저자는 앞으로 대한민국 부동산이 단순히 대세상승, 대세하락으로만 전개되지는 않을 거로 바라본다. 오히려 중요한 곳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으니, 막연히 폭락만 기대해서는 집을 살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은 보금자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부각된다는 사실이다. 빈부 양극화의 원흉, 투기 상품, 아파트로 상징되는 건조한 공동 주거 형태 등등이 그렇다. 한국에서도 부동산,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비싼 아파트값’인데 최근에는 그 비싼 정도가 심해서인지 부동산에서는 대세 하락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는 대세 하락을 내세운 대표적인 책이었다. 이 책이 나온 게 2013년 11월이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책이 나온 시점부터 지금까지 폭락이라고까지 할 만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소폭 상승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온다. 앞으로 집값 예측을 쉽게 할 수 없는 시점에서 사람들은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의 김학렬 저자도 사석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집 사도 괜찮아?’였다고 한다. 15년간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며, 한국갤럽의 부동산 조사본부 현직 팀장으로 활약 중인 저자는 대세 하락론은 한쪽만의 입장이라고 반박하며 좀 더 입체적인 견해를 가질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은 앞으로 부동산을 대세 상승, 대세 하락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 사례와는 다르다며, 폭락할 가능성도 낮다고 본다. 그렇기에 단순히 집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현명한 대처가 아니라는 지적. 책에 좀 더 자세한 분석이 있지만, 채널예스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집값을 둘러싼 대강의 이슈를 다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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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독자를 위해 쓴 책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가 실전 편이라면,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는 총론 편처럼 느껴지는데요. 각각 어떤 성격인가요.

 

두 책 모두 총론에 가까운 책입니다. 실전 재테크 책은 아니에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는 입지를 분석하는 기본이 무엇인지 설명한 책입니다. 현재 입지의 모습은 그 곳의 과거에서 온 것이고요, 현재의 모습에서 곧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그 입지의 과거, 현재를 살펴보다 보면 그 입지를 보는 시야가 생깁니다. 그 시야를 바탕으로 서울, 경기, 인천 주요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뤘어요.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도 같은 연장선이에요.

 

지금은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기 가장 어려워하는 시점이에요.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였다가 최근에는 조금 오른 것도 같다고 생각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2015년은 어떻게 될지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 문제에 명확하게 답하는 책이 없습니다. 최근에 나온 책이라고 해야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인데, 이 책이 2013년 11월에 나왔거든요. 그리고 이 책은 폭락론을 기저에 깔고 주장을 전개하는 책이라 한 쪽 입장만을 말해요. 그 책을 읽으면 더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시점인 거죠. 그래서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를 쓰게 되었습니다.

 

부동산이 모든 대한민국 사람의 관심사일 텐데, 관련해서 책이 안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경매하는 방법을 다룬 것처럼 특정 분야의 실용서는 어느 정도 나와요. 그런데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책은 책을 쓰는 분들에게 부담이 많이 되죠. 예측이 틀리면 전문가에게는 치명타니까요. 게다가 책을 낸다고 해서, 돈이 될 만한 책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선대인 소장의 폭락론이 균형을 잃었다고 보시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한국 부동산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은 정말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입니다. 저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제시한 통계 수치는 참 좋아요. 하지만, 수치라는 게 양쪽을 다 봐야 하거든요. 이 분은 통계를 활용하여 한쪽으로 몰고 가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선대인 소장님은 정부가 토끼몰이를 하고 있다는 표현을 많이 쓰시는데요. 정작 선 소장님이 토끼몰이를 하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제, 특히 부동산 시장 전문가로서 선대인 소장님이나 김광수 소장님은 영향력이 대단히 크신 분들인데, 우리 중산층들이 실제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한쪽 방향으로만 부동산 시장과 정부를 비판하기만 해요. 집값이 계속 떨어진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시잖아요. 정말 궁금해서 저도 질문한 적이 있어요. 언제까지 떨어질지, 그 때가 되면 사도 괜찮다고 말씀을 해 주실 건지 구체적으로 물었지만, 답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의 시장은 단순하게 대세 상승, 대세 하락으로 이해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입지마다 다 상황이 다르거든요. 동시에 오르고 동시에 내리고, 절대 그렇게 시장이 움직이지 않아요. 이런 각기 다른 차이점을 이해하고 개별적인 지역에 맞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폭락은 없겠지만 양극화 심해질 수도

 

폭락론에 동의하지 않고 대신 부동산에서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주장하셨는데요.

 

전 폭등론자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입장입니다. 그걸 전제로 해두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흐름이 있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인플레이션만큼은 오를 거예요. 반대로 지금 인기 없는 곳은 앞으로도 여전히 인기가 없을 거고요. 책에서도 일본 예를 들었는데, 일본엔 공실도 많지만 도쿄 중심부는 공실은 거의 없고요. 또 여전히 많이 비쌉니다. 물론 일본 정도는 아니더라도 한국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거예요.

 

폭락론의 근거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는 건데요. 이미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었고, 인구는 준다는 설명입니다.

 

맞습니다. 그건 실제 팩트입니다. 하지만, 주택 보급률이 100%가 넘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입지가 100% 공급되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입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서울을 물리적으로 확장할 수는 없죠. 이것도 팩트입니다. 인구가 아무리 줄어도 강남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을 거에요,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 수 없어요. 이렇듯 핵심 지역의 수요는 줄지 않습니다. 인구 감소와 주택 보급률은 단순히 평균적인 의미이지 주택에 대한 개별적인 수요를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와는 별개의 이야기라는 말씀입니다.

 

한국의 가계 부채가 많고, 그 가계 부채 대부분이 부동산과 얽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나온 매물이 가격 하락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인데요.
 
우리나라는 금융 제도가 다행히 잘 되어 있는 편이에요.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는 지금도, 노무현 정부 때보다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DTI와 LTV로 대출 한도를 묶어 놓고 있습니다. 과거 부동산 문제가 되었던 일본과 미국은 집의 실제 가치의 100퍼센트 이상을 대출해 줬기 때문에 생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요, 아무리 신용이 좋아도 집값의 70퍼센트 이상을 못 받고요. 원리금 상환액이 본인 연간소득의 60퍼센트 이상을 넘지 못합니다.

 

수도권 지역 주택의 경매 낙찰가률이 90퍼센트 전후인데, 이 말은 담보 대출이 문제라면 경매 넘어가기 전에 충분히 팔 수 있다는 뜻이에요. 바꿔 말하면 실제로 집 살 때 대출을 많이 받아서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아마도 사업 자금이나 생활 자금으로 쓴 대출로, 혹은 연대 보증 등으로 문제가 되어 경매로 가는 게 대부분일 겁니다. 결국 이건 부동산 담보 대출 문제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대출 활용이나 씀씀이가 문제라는 것이죠.

 

한국 부동산은 일본 사례와 다르다

 

그럼에도 부동산 사례를 말할 때 항상 일본이 거론됩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와 노령화가 겹치면서 장기 침체로 가는 시나리오요. 이런 예측을 믿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Do you know 시리즈가 있었죠. 김연아, 박지성, 싸이를 아냐고 외국인에게 물어보는 건데요. 외국인들도 김연아, 싸이는 알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외국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인지도가 낮아요. 인지도 높은 나라는 대부분 경제력이 셉니다. 한국을 일본이나 미국과 직접 비교하는 건 과대 해석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봐요. 지금도 일본 집값은 비싸지만, 1980년대 일본은 돈이 정말 많았습니다. 도쿄의 일부만 팔아도 브라질의 모든 땅을 다 사고도 남을 정도였다고 하니까요. 당시 일본은 전 국민이 부동산 투기를 했습니다. 은행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니까 현 가치 이상으로 대출을 해 주고 부동산 매매를 독려하기까지 했죠. 실제로도 버블이 컸다는 의미에요. 제가 판단하기에는 한국의 비싼 집 값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IMF 때도 버블이라면서 엄청나게 빠졌지만 3년 만에 이전 시세 이상을 넘어 버렸었고요. 이 정도면 버블이 아니라, 경제 사이클 중 한 구간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폭락론의 또다른 근거가 소득에 비해 부동산이 너무 비싸다는 견해인데요. 월급쟁이가 몇 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이런 이야기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은 땅이 좁아요. 일본도 좁지만 우리보다는 넓죠. 각 나라 전국의 평균 가격으로 따지면 그럴 수도 있겠죠. 세부적으로 분석해 봐야겠지만 각 나라의 중심, 즉 서울과 도쿄만 놓고 보면 절대로 그런 비교가 안될 거예요. 서울도 비싸지만 도쿄는 정말 비쌉니다. 버블 시절보다 많이 빠졌다고 해도 아직도 엄청나게 비싼 수준이에요.

 

일본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한국 집값이 싼 시기가 있었는지요. 집값은 대한민국 역사상 단 한 번도 싼 적이 없었어요. 1980년대 초 대기업 월급이 20만원일 때도, 집값은 몇 천 만원씩 했잖아요. 지금으로 치면 몇 억 이상인 거죠. 집 사는 건 언제나 어려웠어요. 그런데 왜 그때보다 지금이 집 사는 것이 더 어렵냐라고 질문을 하실 수 있겠죠. 그 차이는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죠. 그때는 입고 먹고 자는 것만 해결되면 돈을 쓸 곳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돈쓸 데가 정말 많습니다. 최신 휴대폰 기기값/통신비가 거의 매달 10만 원씩 나오는데, 한 가정에 2~4대 정도 있죠. 자동차도 1대 이상씩 다 있고요. 예전에는 외식은 진짜 연간 행사였잖아요. 1년에 외국여행도 한 번씩 다녀와야 하죠. 그리고 아이 키우는 데 교육비도 정말 많이 들잖아요. 


돈 쓸 곳이 과거와 비교하면 너무 많아요. 이런 지출을 다하면서 집을 사려고 하는데 어떻게 집을 살 수 있겠어요. 이것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어쩌면 옛날 우리 부모님처럼 의식주 이외에는 안 쓰고 월급 꽉 움켜쥐어서 모은다면 집 사기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어요. 게다가 요즘은 과거보다 대출 제도도 더 잘 되어 있잖아요. 이런 생각들은 많은 분들이 거의 안해 보셨을 거에요.

 

부동산에서 세대론도 화두입니다. 베이비부머가 집값을 올려놨는데, 청춘은 가난하니 그 집값을 감당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기성 세대를 향한 비난도 느껴지는 분석인데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후 자금이 없으니 대규모로 매물이 나와서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시나리오입니다.
 
전형적인 남탓하기죠. 기성 세대가 나쁜 사람인가요? 바로 우리 어머니 아버지입니다. 후손 괴롭히려고 집값 올린 게 아니에요. 논리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말이 안 되죠. 집값 올린 건 시장이지, 그분들이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향후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면 시장이 떨어뜨리는 거겠죠. 그분들이 열심히 살았기에, 우리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봐야죠. 그렇다고 그분들이 비싸게 샀기에, 우리가 비싸게 사줘야 한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건 철저하게 시장에 맡기자는 겁니다.

 

우리 부모님 시대에는 집이 없었어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느는데 공급이 적었죠. 물론 베이비부머가 많았기 때문에 상승시장에 영향을 더 줬을 거에요. 그렇다고 이분들이 은퇴를 한다고 시장에 매물만 쌓이게 된다고는 보지 않아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이분들 수명이 과거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어요. 


더 주목해야 포인트는 그 이후 세대, 즉 2차 베이비부머 인구도 1차 베이비부머 이상으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1971년생 인구가 제일 많아요. 지금 1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한다 해도 향후 10년 이상을 2차 베이비부머가 주도해 갈 거예요. 이 세대 역시 1차 베이비부머에 버금가는 경제력이 있습니다. 그 다음 세대는 1979년 이후에서 1992년에 태어난 에코세대인데 이 때부터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살펴 봐야 합니다. 이들 중에서도 집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대개 어버이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도움 덕분이죠. 이렇게 베이비부머 세대가 에코세대를 지원한다면, 집을 사는 세대는 에코세대까지도 갈 수 있어요. 물론 과거보다 절대적 수요는 줄겠죠. 그렇더라도 폭락론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모든 세대가 다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당연한 거잖아요. 집은 누구든 살아야 하고 살 집은 누군가는 사야 하는데, 폭락론에 따르면 결국 모두 안 산다는 주장이니까요.

 

다른 차원의 이야기일 수 있는데, 최근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는데요.

 

삼성, 현대, 대림, 대우, GS 등 메이저 건설회사는 국내매출보다 외국매출이 훨씬 큽니다. 대체로 주택 분야보다 플랜트나 토목 쪽의 매출이 더 크다는 말이죠. 그리고, 대부분 건설사 이외에 타 분야의 그룹 계열사가 많고요. 만약 이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기업 건설회사가 어렵다면 아파트 산업보다는 다른 쪽에서 문제가 생겼을 확률이 높을 겁니다. 동부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다만 건설사 사이에서도 양극화는 심해질 거예요. 래미안, 푸르지오, e편한세상, 자이, 힐스테이트 등 메이저 브랜드는 한국에서 아파트 지어서 분양하는데 거의 문제가 없어요. 이 브랜드 이외의 회사들이 오히려 문제죠. 2군 브랜드부터는 현장 한 곳이라도 분양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1군 브랜드 아파트는 시장에서 시세 가치를 유지해 준다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2군 브랜드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평당 100~200만원 더 비싸도 분양이 잘 되죠. 많은 사람들은 이런 메이저 건설회사가 적정 이익 이상을 갖고 간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적정 이익의 기준이 참 모호해요. 많은 분들이 원가를 생각하시는데, 브랜드로부터 생기는 부가가치를 인정해야 하는지 안 되는지를 따져봐야 하죠. 여기서 대부분 개인적인 평가들을 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하면 당연한 것이고, 아니면 부당한 것이 되죠. 전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가 결정한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추가 비용을 주고 구입한다면 브랜드 가치는 정당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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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택은 개인의 몫

 

정부는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정부가 어떤 쪽도 편들 수 없는 게 절반이 자가이고 절반이 임대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셨습니다. 집을 살지 임대로 살지는 결국 개인이 선택할 몫이라고 하셨는데요.

 

정부가 한쪽만을 편든다는 음모론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음모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그런 식으로 정부를 욕하기만 한다고 자신에게 혜택이 오는 건 아니에요. 정당한 요구라면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청은 해야겠죠. 문제는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피드백이 바로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해 줄 거라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되고, 결국은 우리가 직접 결정하고 행동해야 할 일이 대부분이에요. 집을 정말 사고 싶다면, 무조건 떨어질 거라고 믿고 기다리기만 하면 안됩니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해야지요. 임대로 살기로 결정했으면 임대 환경이 좋은 주택을 선택하는 쪽으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고요. 대책 없이 기다리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화두가 전세입니다. 폭락론에서는 집을 사지 말고 최대한 전세나 월세로 버티라고 했는데요. 전세가 없잖아요.
 
이런 추세라고 한다면 전세는 사라질 수 밖에 없어요. 전세는 집주인이 시세 차익을 염두에 두고 임대를 주는 형태인데, 폭락론자들의 주장처럼 집값이 계속 떨어진다면 집주인은 전세를 놓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결국 매매로 살든지 월세로 살든지를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매매나 월세로 토끼몰이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죠. 그분에게 다시 묻고 싶습니다. 모든 주택의 전세가격이 정말 다 떨어질까요? 집주인들이 임차인들을 위해서 시세가 떨어지는 주택을 전세로 주면서 가지고 있으려 할까요? 정부가 토끼몰이는 한다고 하는 매매/월세 말고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기다리면 정말 다 해결이 될까요?

 

그런데 왜 우리는 집을 사야 할까요?

 

무조건 집을 사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집을 사는 것이 사지 않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건 자신만의 주택 소유 여부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어야 합니다. 투기 상품으로써의 부동산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의식주의 한 가지인 주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보금자리로서의 의미입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집은 보금자리가 될 수 있어요. 집이 있으면 걱정의 종류가 큰 폭으로 줄어요. 물론 대출 이자가 생활비에 지나치게 부담 주지 않을 정도로 사야 합니다. 기본적인 경제력이 있을 때까지는 열심히 저축을 해야지요. 설사 대세 하락이 된다고 해도, 제 집만 빠지는 게 아니거든요. 다른 집값도 빠지니까, 다른 더 좋은 집으로 갈 수도 있고요. 적정한 수준의 대출은 강제 저축 의미도 있어요. 대출이 있으면 딴 비용을 줄이려고 하니까요. 교체하려던 차를 더 오래 탄다거나, 하와이로 여행 갈 걸 동남아로 갈 수도 있고요.
 

2014년 기준 아파트 한 평당 표준 건축비는 500만 원이 넘는다. 평당 500만 원의 건축비로 계산해서 30평형 아파트는 건축비로만 1억 5천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땅값을 추가로 계산해야 한다. 30평형 아파트의 대지 지분이 보통 15평 정도 하니까 평당 1천만 원만 잡아도 대지비만 1억 5천만 원이다. 따라서 30평형 아파트의 기준 시세는 3억 원이다. 만약 땅값이 평당 2천 만원인 지역이면 4억 5천만 원이 된다. 평당 3천만 원인 지역이면 6억 원이다. 이게 순수원가다. (198쪽)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이고, 지방에서 살고 싶지만 일거리가 없으니 수도권으로 올라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서울에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할까요. 책에서는 30평대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최소 3억 이상을 잡으셨는데요.
  

정답이 없죠. 당장 10원이 없어도 서울에서 월세로 살 수도 있고, 돈이 엄청나게 많아도 시골 산골짜기에서 살 수 있으니까요. 그건 선택의 문제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꼭 집을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에요. 경제력과 무관하게 본인의 의지로 임대로 살 수도 있습니다. 각자 경제력이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니까 자신만의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하시면 될 거예요. 비싼 도심에 무조건 살아야겠다는 사람은 임대 형태로라도 사셔야 하는 거고요, 쾌적한 환경이 좋다면 산과 물이 가까운 곳으로 가셔야죠.
 
어쨌든 과거처럼 드라마틱하게 오를 거라는 기대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주거 형태에 관한 고민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땅콩집이 그랬는데요. 앞으로 주거 형태는 어떻게 바뀔까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가 가장 비싼 주택 상품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저렴한 주택입니다. 비용 대비 효용이 크니까요. 부동산은 땅의 가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일정한 면적당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의 숫자를 생각해 보세요. 게다가 관리사무실, 경비실, 각종 커뮤니티 시설에서 누릴 수 있는 게 많아요. 그렇게 보면 단독주택이 가장 비싼 형태죠. 땅의 넓이에 비해 건축물 규모와 쓰는 사람의 수가 작으니까요. 아마도 단독주택을 향한 로망은 누구나 다 있을 거예요. 하지만 서울에서는 현실적으로 경제력이 없다면 살기 힘들죠. 결국 서울은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 형태가 계속 인기가 있을 겁니다.

 

좀 가벼운 질문 드리겠습니다. 통일이 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는 근거로, 부동산 개발을 꼽잖아요. 통일이 되면 어디에 투자하시겠습니까.

 

통일은 대박이 맞습니다. 경제적으로 엄청난 플러스가 됩니다. 부동산 쪽도 마찬가지죠. 개발할 곳이 많은 북한의 주요 도심들도 좋겠지요. 평양, 개성, 신의주 등 일단 북한의 메인지역 들을 우선적으로 봐야겠지요. 하지만 굳이 한 곳을 선택하라고 하시면 그래도 서울입니다. 동독 서독 통일 때도 결국 베를린으로 많이 몰렸습니다. 통일이 되면 서울, 경기, 인천은 더 중요해질 거예요.
 
끝으로, 독자에게 한 말씀.

 

다들 자기 기준에서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가진 사람이 특별한 이유 없이 미울 거예요. 또 비싸게 분양하는 건설사가 미울 수도 있고, 서민들에게 전혀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평가되는 정부가 미울 수도 있겠죠. 그런데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세요. 기본적으로 기업체는 이윤 추구가 주된 목적이고, 정치하는 사람은 정권을 유지하는 게 존재 이유입니다. 집주인은 시세 차익이든 임대로 소득을 올리는 게 목적이겠죠. 이것을 단순히 이기적인 목적이라고만 할 수만 있을까요?

 

나 이외의 다른 객체, 즉 정부, 기업, 집주인에게 기대만 하고 무작정 기다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하고 움직이셨으면 합니다. 제 책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가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몰라 흔들리는 많은 분들에게 하나의 방법을 알려 드리게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Have your own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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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김학렬 저 | 북아이콘
이 책의 저자는 바로 이 예측하기 어려운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의사결정 가이드를 제공한다. 정부의 정책에,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의 광기와 황량함에, 경제 전문가들의 서로 엇갈린 주장에, 언론의 호들갑에 흔들리는 일반인들이 스스로 운전해 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이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왜 이렇게 매년 관심과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되는지, 또 이런 어지러운 부동산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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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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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의 대표작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이 오마주한 시집.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 첫 완역 출간되었다. 미국 20세기 현대문학에 큰 획을 그은 비트 세대 문학 선구자,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려 번역되었다. 도시 패터슨의 역사를 토대로 한, 폭포를 닮은 대서사시.

본격적인 투자 필독서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경제/재테크 최상위 채널의 투자 자료를 책으로 엮었다. 5명의 치과 전문의로 구성된 트레이딩 팀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최신 기술적 분석 자료까지 폭넓게 다룬다. 차트를 모르는 초보부터 중상급 투자자 모두 만족할 기술적 분석의 바이블을 만나보자.

타인과 만나는 황홀한 순간

『보보스』,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신간.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심장으로 세계와 인간을 꿰뚫어본 데이비드 브룩스가 이번에 시선을 모은 주제는 '관계'다. 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만나는 순간을 황홀하게 그려냈다. 고립의 시대가 잃어버린 미덕을 되찾아줄 역작.

시는 왜 자꾸 태어나는가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박연준 시인의 신작 시집. 돌멩이, 새 등 작은 존재를 오래 바라보고, 그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시인의 불협화음에 맞춰 시를 소리 내어 따라 읽어보자. 죽음과 생,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우리를 기다린 또 하나의 시가 탄생하고 있을 테니.


문화지원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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