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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이 책을] 일은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40+ 인생학교』,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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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뭐지? 아 쓸쓸해. 고독해."하면서 퇴근을 하는 40대 후반 아저씨한테요. 훅훅 읽다가 앗, 이러는 문장들이 종종 눈에 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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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특별한 오늘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의정 : 앗, 마침 인사를 하려던 참인데 마음이 통했네요. 그동안 잘 지냈습니다. 역사적인 날인데, 나중에 누군가 이 날 무슨 일을 했냐고 묻는다면 '왜 너는 이 책을?'을 했다고 대답하면 되겠군요 후후.


지혜 : 후훗 네, 요즘 컨디션 좋아 보이십니다. 엊그제였나? 유독 활기찬 모습이 느껴졌답니다. 봄이 와서인가요? 아니면 탄핵이 되어서?


의정 : 아무래도 봄인 것 같습니다. 요새 지혜 님은 어떠신가요?


지혜 : 탄핵이 되어 기쁜 오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뭐, 그렇습니다. 며칠 전부터 아이가 "엄마, 어린이집 안 갈래요"라고 해서요. 마음이 아립니다. 새학기가 되어서 새로운 반에 적응하는 게 좀 힘든가 봅니다.


의정 : 저런,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가면 또 즐거운 날이 오겠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을 거예요.


지혜 : 사실 뭐 가서는 잘 논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워낙 기분이 많이 자주 바뀌니까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3월 둘째 주, 의정 님이 선택한 책은 무엇인가요?

 

의정 : 어린이 이야기로 시작한 것과는 별개로, 저는 노년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은퇴 이야기를 골라봤습니다. 『40+ 인생학교』라는 책입니다. 지혜 님은요?


지혜 : 소설가 한창훈의 에세이,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학교와 공부. 약간 통하는 면이 있네요? 어떤 책인지 소개 좀 해주세요. 40대 이후 세대가 읽으면 좋은 책인가요?


의정 : 읽으면서 오히려 제 나이, 혹은 아래 세대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었어요. 저자 소개를 먼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백만기 저자는 금융회사에서 자금 운용하는 일을 담당하다 나이 마흔이 되었을 때 직장생활은 딱 50살까지만 한다는 목표로 10년간 은퇴 준비를 한 후에 50대 초반에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급 질문, 지혜 님은 언제쯤으로 은퇴를 생각하고 계시나요?


지혜 : 아하하하하, 으으…은퇴요? 사회 생활에서의 은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의정 : 네 ㅋㅋㅋ. 아직 먼 이야기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 은퇴는 언제일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지혜 :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 젊어서는 아닌 것 같고, 직장 생활에서의 은퇴는 조금 생각해봤지만, 사회 생활은 조금씩이라도 계속 할 생각이고요. 은퇴보다는 그냥 노후 걱정 가끔 하고 살아요. 저는 계획한다고 해도 그대로 안 된다, 이런 주의라서 먼 미래는 잘 계획을 안 해요. 한 달 후, 두 달 후 정도만 생각해요. ㅎㅎ


의정 : 저도 고민해봤지만, '돈벌기'로서의 은퇴는 없을 것 같아요. 집 값을 생각하면 암담하고, 조금씩이라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내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처음부터 조금 우울한 이야기가 되었네요. 돌아가서, 한창훈 소설가의 에세이, 궁금한데요? 공부 이야기인가요?

 

지혜 : 설마 한창훈 선생님이 '공부' 이야기를 쓰진 않았겠죠? ㅎㅎ 이 에세이는 <한겨레21>에 2015년 6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연재한 '한창훈의 산다이'를 묶은 책이에요. 종종 칼럼으로도 읽었는데, 저는 칼럼 한 번에 묶어 있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아, 제목에 대해 질문하셨죠? 한창훈 작가님은 고등학교를 광주에서 다녔어요. 2학년 때, 5.18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총 맞고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 술과 담배를 시작하셨고요. 그리고 어느 날 혼자 선언하셨죠.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의정 : 헛, 무게가 느껴지는 선언이네요. 한창훈 소설가의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에 나오는 생선과 음식 묘사에 침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음식 이야기도 나오나요?


지혜 : 네 나옵니다. '거북손' 이야기가 나오는데, 재밌어요. tvN <삼시세끼> 때문에 '거북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와 관해 얽힌 에피소드가 재밌습니다. 말하자면 길어져서 ... ㅎㅎ 궁금하신 분은 책을 구입!


의정 : 적절한 끊기!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하죠. 『40+ 인생학교』에서도 행복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중 하나가 '먹고 사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더라고요.


지혜 : 그럼 나머지 두 개는요?


의정 : 두 번째는 '목숨을 바칠 정도로 재미있는 일', 세 번째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은퇴 후에 할 일을 찾기 위해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추적하다 19세기 폴란드 시인 '치프리안 노르비트'의 말을 빌려왔다는군요. 먹고 사는 일과 의미 있는 일까지는 어떻게 찾겠는데, '목숨을 바칠 정도로 재미있는 일'이 제일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지혜 : 아, 그런 일이 있을까요? 음.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목숨을 바칠 정도로 재밌는 일은 못 찾을 것 같아요. 순간 재밌어도 하다 보면, 지루해지는 게 인생인데. 하물며 연애나 다른 것도 그런데 일을..  음. 물론, 일을 미치게 사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 제가 좀 핀트가 나간 발언인가요?


의정 : 아뇨. 그만큼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기는 누구나 어렵지 않을까요? 저는 '해야 하는 일'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어요. 이게 행복한 은퇴 생활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취미 생활의 중요성에서도 언급하는데요. 또 질문, 제가 질문을 많이 하죠? 지혜 님은 좋아하는 취미가 있으신가요?


지혜 : 독서가 취미였지만 지금은 일이니까. 음 취미로서의 독서는 잘 못 즐기고 있고. 예전엔 바로 바로 대답 잘했는데요. 아…. 갑자기 슬프군요~


의정 : 아아....


지혜 : 의정 님께 마이크를 돌릴게요. 취미 생활 많으시지 않아요? 피아노, 자전거 기타 등.


의정 : 네, 재밌는 일은 많은데 먹고 살 만한 일은 적어서 걱정이에요ㅋㅋㅋ. 자전거와 피아노가 '먹고 사는 일'과도 연관이 되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한창훈 소설가는 '먹고 사는 일'이 낚시이지 않나요? 책 제목에서 공부를 그만두기로 했다면, 그 다음에 한 일은 뭔가요?


지혜 : 흐흐.. 공부는 고등학교 때 이후로 마치셨다고 했으나, 사실 인생 공부는 정말 제대로 하시는 분 아니신가? 생각해요. 혼자 낚시하고 지내실 것만 같지만 사람들도 꽤 많이 만나고, 또 주변인들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 인터뷰 때 한 번 뵀는데, 인생에서 원고 마감을 어긴 적이 딱 한 번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날짜를 착각해서.' 방랑자 같은 캐릭터이시지만, 사실 삶은 성실한 거죠. 저는 이런 분들 존경합니다.


의정 : 헉... 인생 공부에 졸업이 있다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실 것 같습니다. 마감을 지키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인데 말이죠.


지혜 : 제 짧은 생각으로는, 원고는 혼자 쓰지만 내 마감 늦음으로 인해 불편한 상대가 생기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거 아닐까 생각해요. 읽다가 형광펜을 들었는데요. 한 문장 소개할게요.


"어떤 사람이 되라고는 말 못 한다.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까. 단지, 타인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주는 그런 사람만큼은 절대 되지 말아달라." -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126쪽


지혜 :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 가서, 이 부탁을 꼭 하신다고 합니다. 밝고 맑은 학생들이 많지만, 너무 과하게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모습을 매번 확인하게 된다고. "10대 후반이란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타인을 만나 서로 이해하는 법을 터득해야 할 때"라고 말해요.


의정 : 감동.... 요새 젊은 세대를 생각하는 윗 세대를 볼 때마다 감동하게 돼요. 저도 좋은 윗 세대가 되어야 할 텐데 말이에요.


지혜 : 『40+ 인생학교』를 읽다가, 형광펜을 드셨나요? 밑줄 친 문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의정 : 음, 감동을 깨서 죄송합니다만.. 제가 가장 좋아한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월요일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중략) 월요일에 늦잠을 자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깨더라도 바로 일어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늦게까지 잘 수 있는데도 일찍 잠에서 깨는 것이다. - 40+ 인생학교』, 295쪽


의정 : 노후의 경제적 어려움을 걱정하다가도, 아, 저런 거라면 할 만하겠다 싶어요.


지혜 : 후후, 그렇군요. ㅋㅋㅋ 월요병이 심하신 편이에요?


의정 : 해가 갈수록 아침에 일어나는게...물론 이런 말을 할 나이는 아닙니다만... 흠흠, 한 시간만 늦게 출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자주 해요. 자기에게 맞는 시간대에 자기에게 맞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채널예스>를 좋아하고 이 일을 좋아하지만, 출근 시간은 쪼끔, 아주 쪼끔 가혹합니다 흑흑.


지혜 : 저희 출근 시간이 그래서, 몇 시죠? 많은 독자 분이 궁금하실 텐데 알려주시죠?


의정 : 어쩐지 밝히기가 부끄럽네요. 더 일찍 나와 일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저희 출근시간은 오전 8시입니다.


지혜 : 그러게요. 출근길에 의외로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의정 님께 질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어떻게 푸는 방법이 있나요? 인생학교 잘 졸업하려면, 이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의정 : 제 방법은 간단해요. 1) 맛있는 밥을 잘 먹고 2) 푹 잡니다. 이 두 가지면 웬만한 스트레스는 해결이 되더라고요. 지혜 님은요?


지혜 : 일기 쓰기, 쇼핑, 단 것 먹기, 혼자 심오한 영화 보기. 근데 오늘 저희 너무 책에 관련된 이야기 안 한 것 같지 않아요? ㅎㅎㅎㅎ 음... 『40+ 인생학교』 같은 책이 사실 꽤 많잖아요. 은퇴 준비, 노후 준비, 마음가짐 등등.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이 책의 강점이 있다면요? 또 아쉬운 점도 이야기해주세요!


의정 : 장점은 간단하게 훑어보면서 노후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다는 점이고, 단점은 가볍게 훑기 때문에 실질적인 노후 준비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40, 50대보다는 오히려 20,30대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혜 님 트레이드 마크 질문을 훔쳐서 질문드려 볼게요.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가 딱 한 권 있다면, 누구에게 드리고 싶나요? ㅋㅋ


지혜 : ㅋㅋㅋ 빵 터짐. "인생이 뭐지? 아 쓸쓸해. 고독해."하면서 퇴근을 하는 40대 후반 아저씨한테요. 훅훅 읽다가 앗, 이러는 문장들이 종종 눈에 띄어요. 저도 살짝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표지의 서체입니다. 아, 이건 한창훈 선생님 책 스타일이 아닌데, 고딕체 느낌은 아닌데, 아쉬웠어요. 너무 또박또박 '공부'라고 써 있으니까요.


의정 : 저는 『40 인생학교+』의 부제가 제목보다 더 마음에 들었는데요. '마흔 이후, 더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입니다. 최근 시위를 보면서 우아하게 나이를 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구나 느꼈어요.


지혜 : 으헉. 그렇죠.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이 생각나네요. 이 책도 좀 히트를 쳤는데, '왜 너는 이 책을?'을 빌어 『40+ 인생학교』『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도 조금이나마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저희 만의 기대? ㅎㅎㅎ


의정 : 그러게요. '왜이책'에 나오면 그순간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시대 정신이 되는... 그런 기대? 망상? 을 하면서 퇴근해야겠습니다.


지혜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 치킨집 난리 났대요. 그나저나, 오늘 단축 근무하는 곳 많더라고요. 모 출판사는 월요일 휴무라고 합니다. 저희는 6시 퇴근이죠? 그런 거죠?


의정 : 그런 거죠 흡흡. 일상을 지키는 일도 나름 의미 있겠죠? 지혜 님은 오늘 저녁을 어떻게 보내실 계획이신가요?


지혜 : 힙한 클럽을 가고 싶네요! (안 가겠지만. ㅋㅋㅋ)  흐흐, 역시 성실 모드! 책임감 만땅! 의정 님! 짱짱맨! 그럼 2주 후에 또 만나요!


의정 : 독자 님들, 너무 불금 보내지 마시고 2주 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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