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결혼과 이혼을 앞둔 두 커플 -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오늘은 내 인생의 끝일까 시작일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사랑이라는 건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미묘한 감정이다.

김보강-김경선.jpg

 

모든 게 달라질 내일 아침

 

여기 내일 일생일대의 선택을 앞둔 네 사람이 있다. 그 선택 후에 자신의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 되지 않고, 그 선택이 새로운 길의 시작일지 막다른 길의 마지막일지 조차도 모르는, 중대한 날을 앞둔 네 사람.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막연한 설렘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느끼며 네 사람은 복잡한 기분으로 내일을 기다린다. 과연 그들에게 내일은 평생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네 사람은 서로를 어떤 모습으로 가슴 속에 남기게 될까?

 

<투모로우 모닝>은 풋풋한 연인이자 내일 결혼을 앞둔 사랑스러운 커플 존과 캣, 10년차 부부이자 내일 이혼을 앞둔 잭과 캐서린 네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결혼을 앞둔 존과 캣은 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생의 길을 앞두고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그 길을 함께 가기로 결심한다. 결혼 전날 밤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함께 나누고 진정시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불안함 보다는 행복함과 기대감으로 가득하고, 그들의 앞날에도 ‘꽃길’만 펼쳐질 듯 보인다. 반면 잭과 캐서린의 상황은 너무도 다르다. 처음의 뜨겁게 타오르던 사랑은 차갑게 식고, 남은 건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움뿐인 두 사람의 관계는 냉랭하고 건조하다. 사실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남아 있지만 그 누구도 먼저 그 마음을 보이지 않는다. 자존심 때문에, 깊게 패인 마음의 상처 때문에, 두 사람은 이혼을 앞둔 전날 밤까지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으르렁거린다.

 

<투모로우 모닝>은 결혼, 이혼 등 한 번쯤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을 법한 일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과 ‘선택’에 대한 메시지를 너무나 대비 되는 상황에 놓인 두 커플을 통해 보여준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수 없이 많은 선택에 놓이게 된다. 직접 겪지 않고서는 모를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최선이라 판단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사랑을 더 크고 깊게 만들기도 하고 사랑을 더 차갑고 메마르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선택에 대한 결과는 결국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자 자신이 고스란히 가지고 가야 할 책임이다. 

 

송유택-양지원.jpg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사랑

 

사람들은 왜 사랑을 할까? 왜 끈임 없이 상처 받고 상처 주면서도 누군가를 생각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위해 모든 것을 하려고 할까. 참으로 사랑이라는 건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미묘한 감정이다. <투모로우 모닝> 속 네 사람 또한 이 어렵고 힘든 사랑 때문에 울고 상처 입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한다. 그러나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고 온 힘을 다해 말한다. 사랑을 통해 눈물보다는 웃음을, 상처보다는 행복을, 미움보다는 이해를 더 많이 얻게 된다는 걸, 그렇기에 다시 또 사랑을 해야 한다는 걸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사실 그 당연한 메시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 <투모로우 모닝>은 다소 맥 없이 결론을 지어버린다. 특히 여자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딘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철 없는 남자친구 존, 믿음을 저버린 남편 잭 때문에 상처 입을 대로 입은 캣과 캐서린의 마음이 미처 아물기도 전에 “그래도 이건 사랑이야!”라는 주입식 메시지를 그녀들에게 전달하는 듯 하달까. 좀 더 섬세하게 그녀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좀 더 다정하게 그녀들을 마음을 보듬어주지 않는 극의 전개는 두고두고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금은 모순적이고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투모로우 모닝>은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특히 네 사람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극의 전개도 매끄럽게 이어주는 넘버들을 주목할 만 하다. 유쾌하면서 진솔한 넘버들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려주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재기발랄하게 밸런스를 조절하는 넘버를 통해 관객들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투모로우 모닝>은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내일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당신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라고 말한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서로의 손을 잡은 네 사람의 앞날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계속 함께 내일 아침을 맞이 할 것이다. 이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한 가지는 오직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갖게 만드는 작품 <투모로우 모닝>은 6월 25일까지 드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

기사와 관련된 공연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