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김동영의 읽는인간]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죠! (G. 김민식 PD)

『매일 아침 써봤니?』 김민식 PD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프랑소와 엄 님은 앞으로 자리를 옮기셨고요. 그 자리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히듯이(웃음), 프랑소와 엄 님을 잊게 할 게스트 분을 모셨습니다. 김민식 PD님이세요. 안녕하세요. (2018. 02. 06)

[채널예스] 김민식 pd편.jpg

 

 

여자: 행복의 분수라는 게 있지요.
남자: 행복의 분수?
여자: 욕망이 분모이고 현실로 이루어지는 게 분자. 욕심이 많은 사람은 쉽게 만족하지 못하죠. 분모가 작은 사람은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할 수 있지요.
남자: 야마자키 씨는 분모가 작아요?
여자: 매일매일이 참 행복하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나카 토모코의 만화 『마담 조커』 의 한 부분입니다. 행복의 분수라니, 흥미로운 말인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욕망으로 이루어진 분모의 크기가 얼마나 되시나요? 욕망이 클수록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만화 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요즘입니다. 욕망도 딱 적당히,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잘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저는 김욕망입니다.

 

<인터뷰- 김민식 PD 편>

 

김동영 : MBC 드라마 PD. 파업 요정. 자타공인 애처가. 두 딸의 열혈팬. Free2world 아이디의 주인공. 조인성에게 책 추천사 받는 사람. 책 인세로 PD 연봉의 절반 수익을 거둔 베스트셀러 작가. SF소설 번역가. 공포소설, SF소설 애호가. 한 해에 250권을 읽은 다독가. 댓글부대 운영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앞뒤 안 가리고 일단 들이대는 스타일. 김민식 PD님 소개를 읽으면 PD가 갖춰야 할 덕목이 하나도 없어요.(웃음)

 

김민식 : (웃음)PD가 갖춰야 할 덕목은 뭔가요?

 

김동영 : 묵직함? 카리스마가 있고,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면서 스태프를 아우를 수 있는 면 있잖아요.(웃음)

 

김민식 : 맞습니다.(웃음)

 

김동영 : 그런데 저는 이 분이 정말 대단하신 걸 알고 있어요. MBC 파업의 불씨가 된 사건, 신사옥에서의 외침. 보고 정말 놀랐어요. 우선 이번에 새 책 『매일 아침 써봤니?』 를 내셨는데요.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시더라고요. 회사에서 올리세요?

 

김민식 : 집에서 올립니다.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일어나서 출근 전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글을 씁니다.

 

김동영 : 그렇게 쓰실 얘기가 있어요?

 

김민식 : 의외로 글쓰기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 신기해 하시더라고요. 한 온라인 서점 MD의 글을 보고 빵 터졌는데요. ‘정말 하기 힘든 세 가지를 하자고 한다, 첫째 글쓰기, 둘째 아침에 글쓰기, 셋째 매일 아침에 글쓰기다’라고 하더라고요. 일로써 글을 쓰는 사람들은 취미로 쉬는 시간에도 굳이 글을 써야 해? 라는 생각이 있는 거예요. 어쩔 수 없어요. 저는 드라마 시청을 안 해요. 보면 일하는 것 같아요. 차라리 그 시간에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보고 그랬어요. 이걸 볼 때 뇌가 가장 청순해지거든요. 그러니까 작가님 같은 분들은 블로그가 힘들 수 있어요.

 

김동영 : 저는 책을 읽는 내내 ‘부담스럽다’(웃음) 생각했어요. 처음 만났지만 PD님이 출연한 팟캐스트, PD님이 쓰신 글 등을 많이 봐서 친한 느낌인데요. 볼 때마다 너무 나간다 싶은 거 있잖아요.(웃음) 중세 전쟁할 때 다같이 나가야 하는데 혼자 말 타고 나가는 사람, 그런 분이에요. 그래서 온갖 고초를 다 겪고요. 이번에 잘 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축하드려요. 정말 대단한 분 만나서 영광입니다.

 

김민식 : 블로그를 시작했던 게 벌써 7년 전이에요. <글로리아>라는 주말연속극 연출이 마지막이었는데요. 그 드라마 연출 막바지에 아쉬움이 있었어요. 드라마 연출에 관한 이야기를 사람들과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블로그를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제작 현장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좀 더 사적인 톤으로 해보고 싶었던 거죠. 당시에는 1-2년 후에 다음 드라마를 할 거라 생각하고, 그 사이에 드라마 제작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쓰려고 블로그를 만들었는데요. 그게 7년이 된 거죠.(웃음)

 

김동영 : 이런 이야기들이 다 책에 담겨 있죠.

 

김민식 : 이 책 『매일 아침 써봤니?』  를 쓰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결과를 중요시하는데요. 아니에요. 결과는 몰라요. 책을 냈지만 베스트셀러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고요. 드라마를 만들어도 대박이 날 수도, 쪽박이 날 수도 있거든요. 중요한 건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블로그를 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어요. 나중에 블로거로 유명해져서 즐거운 게 아니라 정말 하루에 열 명, 스무 명 오는데도 재미있더라고요. 과정이 보이거든요. 내가 꾸준히 올릴수록 방문객도 점점 늘어나요. 이 과정이 저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김동영 : 7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블로그는 있었잖아요. 그런데 방송국에서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중요한 매체로 보질 않았던 거죠. 그걸 앞서가신 거예요.

 

김민식 : 라디오 작가를 해보셔서 아시잖아요. 그냥 듣고 넘어가는 사람이 만 명이라면 그 중 몇 십 명은 문자를 보내고, 게시판에 들어와서 글을 남겨요. 그분들이 정말 고마운 분들이고요. 이분들을 잘 모아 가는 것이 창작자로서의 자세라고 생각해요. 제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마지막에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백 명이면 끝까지 영어책 한 권을 외우는 사람은 세 명일 것이다’라고 썼거든요. 지금 댓글부대를 운영해보니까 정말 그대로예요. 자, 그러면 여러분이 대한민국 상위 3%가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냥 맛집 블로그, 여행 블로그를 보고 즐기시는 분도 있겠지만 직접 자신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쓰는 사람이 되면 돼요. 그러면 대한민국 상위 3%, 미디어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는 3%가 될 수 있다는 얘기고요. 이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마어마한 힘이 됩니다.

 

김동영 : 요즘은 등단하지 않고도 책 내시는 분들 정말 많잖아요. PD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파워블로거가 되는 법’에 관한 책을 샀다니까요.(웃음)

 

김민식 :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놀라웠던 책이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 이거든요. 이 작가님은 공장에서 주물공으로 일을 하면서 매일 소설을 써서 올렸어요. 이분의 생산력이 놀라워요. 2년 전인가,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단편을 하나 올리고요. 이틀 뒤에 또 새로운 단편을 올리고, 그래서 2년 동안 150편의 이야기를 올린 거예요. 완성도도 뛰어나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제는 과거의 권위가 다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권위가 깨진 시대라고 생각하는데요. 부끄러운 별명이지만 ‘기레기’라는 별명을 기자들이나 언론사가 듣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고 봐요. 예전에는 기자들한테 권위가 있었어요. 적어도 아젠다 세팅에 있어서는 권위가 있었는데요. 촛불 때도 드러났지만 아젠다, 즉 사회가 가야 할 길을 시민들이 정하거든요. 기존의 권위가 사라진 거죠.

 

김동영 : 우리 스태프들이 통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웃음) 고정질문 시간입니다. ‘읽는인간’ 고정 질문 첫 번째, 최근 구매해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다면?

 

김민식 :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는 책을 사면 무조건 다 읽고, 어지간해서는 미친듯이 책을 읽거든요. 아직 안 읽었다고 하는 순간 책에 대해 누가 될까 고민했는데요. 그래도 질문이 들어오면 언제든 훅 나가기 때문에 답을 드리자면, 김재인 교수님의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라는 책입니다. 산 지 몇 달 됐어요. 기본적으로 이 주제에 관심이 많고 언젠가 이에 관해 책을 쓰고 싶거든요. 『매일 아침 써봤니?』 도 어쩌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창의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에 대한 나름의 답으로써 제시한 거라서요. 전문가의 생각이 궁금해서 이 책을 샀죠. 문제는 이 책을 샀을 때 제가 가장 바쁘고 가장 지쳤을 때였어요. MBC 정상화 투쟁을 하고, 사장님이 나가신 이후에 약간 번아웃이 돼서요. 이럴 때는 단편소설이나 가벼운 책을 읽어요. 그런데 이 책은 무거운 책이에요. 공을 들여야 해서 나중에 드라마 끝낸 후 잡고 읽을 예정입니다.

 

김동영 : 두 번째 질문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책?

 

김민식 : 제 책이에요. 저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제 책을 다 읽으라고 얘기를 해요. 저는 제 책을 읽은 사람과 책에 대해 얘기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저는 책을 취미 삼아 쓰고요. 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또는 『매일 아침 써봤니?』 를 선물하고 싶습니다.(웃음)

 

김동영 : 세 번째 질문은, 두 번 읽은 책입니다. 뭐가 있어요?

 

김민식 : 오면서 이 얘기 하면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솔직하게 얘기를 드리면 『카네기 처세술』 이에요. 많은 분들이 제목과 이름을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막상 읽어보지는 않은 책이 이 책이거든요. 처세술의 원조격인 책인데요. 20대 때, 화려한 연애를 즐겼는데 그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카네기 처세술』 이었어요. 사실 원제가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이거든요.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네가 관심 있는 건 잊고 상대가 관심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거예요. 낚시를 할 때 네가 초콜릿을 좋아한다고 낚시 바늘에 초콜릿을 매달지는 않지 않느냐, 너는 지렁이가 싫지만 물고기가 좋아하니까 지렁이를 다는 것처럼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집중하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이 책 되게 좋은 책이에요. 저는 이 책을 20대 때도 읽었고, 지금도 읽어요. 두 번 이상 읽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한 네다섯 번은 읽은 것 같아요.

 

김동영 : 7년 만에 드라마PD로 복귀하셨잖아요. 어떤 드라마예요?

 

김민식 : 5월 말에 시작하는 MBC 주말 특별 기획을 아마 연출할 것 같습니다.

 

김동영 : 7년 만에!

 

김민식 : 사실은 많이 떨려요. 관심을 많이 주셔서요. 저는 이럴 때도 책을 읽는데요.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라는 책을 보면서 멘탈을 관리하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웃음) 의외로 다른 책에서 답을 찾았어요. 영화 <원더>의 원작 소설이었어요. 영화가 정말 좋아서 원작을 찾아본 건데요. 안면 기형을 가진 아이가 헬멧을 쓰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헬멧을 벗고 학교에 가면서 생기는 이야기거든요. 책 첫 대목에 ‘원더’라는 노래의 가사가 나와요. 의사들이 태어난 아기를 보면서 “이 아이는 기적”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백 년 전이라면 무조건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이니까요. 그런데 그걸 읽는 순간 문득 생각했어요. 그때까지 나는 더 이상 드라마 연출은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드라마를 안 시켜주면 책이라도 쓰자 싶어서 출판사와 책 세 권을 계약했던 건데요. 지난 1년 사이에 촛불이라고 하는 어쩌면 정말 기적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거죠. 지금 드라마 대본을 읽고, 캐스팅을 하고, 배우를 만나러 다니는 이 순간 하나 하나가 다 기적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단배너1.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동영(작가)

김동영이라는 이름 석 자보다는 '생선'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였고 마스터플랜 클럽에서 허드렛일을 한것이 인연이 되어, 음반사 문 라이즈에서 공연과 앨범 기획을 담당하였다. 델리 스파이스와 이한철, 마이 앤트 메리, 전자양, 재주소년, 스위트 피의 매니저먼트 일을 담당하면서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복고풍 로맨스」, 「항상 엔진을 켜둘게」, 「별빛 속에」, 「붉은 미래」등의 노래를 작사하였다. MBC FM4U [뮤직스트리트], [서현진의 세상을 여는 아침], [K의 즐거운 사생활] 등에서 음악작가로 일했다.『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나만 위로할 것』 두 권의 책을 썼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