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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의 측면돌파] 검찰, 때로는 ‘토하젓’ 같아요 (G. 김웅 검사)

“열심히 하면 사람들한테 다시 사랑받는 존재가 되겠죠”
김웅 『검사내전』

오늘은 ‘김하나의 측면돌파’ 최초로 현직 검사님을 모셨습니다. 올해로 18년째 대한민국의 검사로 일하고 계시고, 그 경험을 담아서 첫 번째 책 『검사내전』을 쓰셨습니다. 현재 인천지방검찰청의 공안부 부장검사를 맡고 계신 김웅 검사님 모셨습니다. (2018. 05. 17)

김하나(카피라이터) 동영상이지원 PD

[채널예스] 인터뷰.jpg

 


인간의 존엄성이란 눈물 흘리기 좋은 감성적인 소재가 아니다.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냉철하고 엄중한 과제이자 요구이다. 존엄한 것은 함부로 대할 수 없고, 훼손될 경우 반드시 응분의 대가가 따라야 한다. 마음대로 짓밟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짓밟힌 것이 오히려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간청해야 한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존엄한 것은 두려운 것이고 원시적인 것이다. 지켜지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현직 검사가 들려주는 사람과 세상 이야기를 담은 책이죠. 김웅 저자가 쓴 『검사내전』 속의 한 구절이었습니다. 뒤이어 슬라보예 지젝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나오는데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누군가의 존엄성이 짓밟혔을 때, 그 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터뷰 김웅 검사 편>


김하나『검사내전』 이라는 제목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읽고 첫 장부터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찰지고 구수하고 놓을 수가 없게 계속 넘어가는데요. 프로필에 보면 제일 처음에 이렇게 쓰셨어요. “1970년 전라남도 여천군에서 태어났다”

 

김웅 : 네. 참고로 저희 동네는 검사 합격해도 플래카드가 잘 안 올라갑니다. 검사가 많이 나옵니다.


김하나 : 교육 도시 같은 건가요?


김웅 : 마땅히 다른 게 할 게 없으니까 공무원을 많이 하죠(웃음). 동네 미용실 같은 데 가면 머리하는 손님 세 분이 전부 다 검사 어머니이실 때도 있고요. 검사가 순천 특산물 중에 하나예요(웃음).

 

김하나 : 그 말도 너무 웃겼어요. ‘이왕 이렇게 만난 거 인연인데 고소 한 번 먹으시죠?’ 하면서 고소를 먹이는 ‘프로고소러’의 이야기도 너무 재밌었어요(웃음). 이런 사람들을 접하면‘ 인간의 본성에 이런 부분이 있구나’라고 느끼는 부분이 클 것 같아요. 그러면서 실망감도 클 것 같고요.


김웅 : 처음에 검사 생활 시작했을 때는 그런 거에 상처를 받았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 고객인데’라고 생각되더라고요. 검찰을 영어로 하면 ‘Prosecutors’ service입니다.


김하나 : 아, 그렇군요.


김웅 : Prosecution인가...? 회사에 알려지면 안 되는데(웃음). 아무튼 뒤에 service가 붙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후배들에게 ‘우리는 서비스 직종이다, 고객이 없으면 밥 먹고 살 수 없다, 고객이 너무 많아도 문제이지만 홀대는 하지 말자’고 이야기해요.

 

김웅 : 일반적인 검사들의 생활은 일밖에 없어요.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는 계속 자고, 이런 것밖에 없어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것은 과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신문 같은 걸 보니까 과장이 아닌 것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걸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면, 전라도에는 토하젓이라는 게 있어요. 옛날에 할머니들이 민물새우에서 알만 바늘로 떼어가지고 모아서 만든 젓인데요. 어마어마한 시간에 거쳐서 만든 그 젓을 양반 할아버지 같은 분은 한 숟가락에 퍼서 먹어버리는 거예요. 그런 게 생각나더라고요(웃음).


김하나 : 세상에 이 비유는 뭔가요(웃음). 너무 이해가 돼요.


김웅 : 후배들에게 항상 그러죠. ‘원래 선배들이 사고 치면 후배들이 다 책임지는 거다, 너무 섭섭해 하지 마라, 너희들이 열심히 하면 너희 후배들은 다시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존재가 되지 않겠냐’고요.

 

김하나 : ‘스피드 퀴즈’를 시작하겠습니다. 생각을 길게 하지 마시고 그냥 대답하시면 됩니다.

 

김하나 : 알고 보면 나는 재밌는 사람이다.


김웅 : YES


김하나 : 검사는 극한직업이다.


김웅 : NO


김하나 : 검사로서 갖게 된 직업병이 있다.


김웅 : YES


김하나 : 내 직업을 알게 된 후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는 걸 볼 때가 많다.


김웅 : YES


김하나 : 첫인상과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김웅 : NO


김하나 : 딸아이가 검사가 되겠다고 한다면 만류 할 것이다.


김웅 : YES


김하나 : 내가 꼰대가 될까 봐 두렵다.


김웅 : YES


김하나 :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할 때면 불안함을 느낀다.


김웅 : NO


김하나 : 피해자보다 피의자의 권리가 더 보호받는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김웅 : YES


김하나 : 검사가 된 후 더 시니컬해졌다.


김웅 : NO


김하나 : 논고문을 쓰면서 ‘꼭 이렇게 어렵고 길게 써야 하나’ 생각하고는 한다.


김웅 : YES


김하나 : 책을 쓰는 일이 논고문을 쓰는 일보다 더 어려웠다.


김웅 : NO

 

김하나 : 직업을 알게 된 후 사람들의 태도를 변하는 걸 볼 때가 많다고 하셨어요. 그럴 것 같아요. 저희도 아까 검찰 명함을 받고 다들 너무 깜짝 놀랐는데요. 검찰 명함을 받게 되는 일이 잘 없잖아요.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정말 놀랄 것 같아요.


김웅 : 실제로 조사를 할 때도 그런 일이 있어요. 제가 조사를 다섯 시간 넘게 했는데 나중에 조사받으신 분이 끝나고 나서 ‘선생님, 죄송한데... 검사님 좀 만날 수 있습니까?’ 그러시더라고요(웃음).

 

김하나 : 법 조항이나 사법 제도 등을 바꾸실 수 있다면, 검사로서 가장 먼저 바꾸고 싶으신 건 뭐예요?


김웅 : 검찰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인사 문제예요. 검사들이 인사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외국처럼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어서 독립적으로 기준을 정해서 인사를 하고 권력자가 개입을 하지 않는, 일종의 독립적 인사 기구를 만드는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 검찰의 문제도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하나 : 정말 제가 재밌게 읽은  『검사내전』 의 후편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드라마도 잘 됐으면 좋겠고, 영화 쪽 이야기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책에 있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다른 방식으로도 볼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웅 : 부끄럽습니다(웃음).


김하나 : 이야기 많이 수집해두세요.  『검사내전』  2권으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웅 : 감사합니다.
 
김하나 : 오늘의 만남은 이렇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순천 특산물은 검사, 토하젓, 그리고 ‘검사님 좀 뵐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김하나의 측면돌파>의 김하나였습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2주 후에 다시 만나요!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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