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마라탕 하나에 행복 하나

평범한 내 일상의 행복한 순간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찰나의 행복한 순간을 붙잡고 평범한 일상을 견뎌내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알고 나서는 평범한 내 일상에도 행복한 순간이 많다고 느껴진다. (2018. 05. 25)

지연.jpg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이 와닿는 요즘이다. 최근에는 ‘소확행’, 그러니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무엇인가가 메가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소확행이란 말의 유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나온 말이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작기는 하지만 확고한 행복의 하나(줄여서 소확행)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이건 어쩌면 나만의 특수한 사고 체계인지도 모르겠다.”


소확행이라는 유행이 하루아침에 찾아온 건 아니다. 나와 비슷한 연도에 태어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이 좋은 회사로의 이직 선호현상, 저성장 시대 속에서 일상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높이 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무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신입 사원 연차부여 등과 같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 달라는 요구에 맞추어 명목적이나마 여러 가지 제도가 생겨나고, 욜로나 소확행 같은 트렌드가 생겨났다.


하루키가 정의한 것처럼 생각보다 간단하고 다양한 종류로 만날 수 있는데 소소한 행복에는 돈이 들기도 하고 들지 않기도 한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소’비가 주는 ‘확’실한 ‘행’복이라고 모 동기는 말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으며,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집구매, 네일아트 등이 소확행일 수도 있고, 퇴근할 때 버스나 전철이 딱딱 맞춰 오는 순간도 소확행이 될 수 있다.
SNS에 해시태그로도 소확행이 유행인데 최근 2주동안 인스타에 올라온 나만의 소확행은 다음과 같다.
 
1)  엄마랑 카페에 들렀는데 발견한 색감 예쁜 꽃과 화병
-> 그저 바라만 봐도 좋았던 색감 때문에 소확행
2)  퇴근 후 맥주를 마시며 봤던 주말 드라마
-> 불끄고 보니까, 나만의 영화관을 개장한 것 같아서 소확행
3)  저녁 반주, 샴페인
-> 여행 분위기에 취해서 소확행
4)  내 방의 색감
->  보면 평안해지기 때문에 소확행


찰나의 행복한 순간을 붙잡고 평범한 일상을 견뎌내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알고 나서는 평범한 내 일상에도 행복한 순간이 많다고 느껴진다. 매일 다이어리를 쓰며 오늘 하루 행복했던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미세먼지 없는 하늘에, 잘 그려진 눈썹에, 딱 맞춰 바뀌는 횡단보도 신호에 일상이 더 특별해지고 내가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오늘의 소확행은 입사 2주년 축하기념(일까?)으로 동기들과 마라탕을 먹으러 가는 일이다! 고작 마라탕 하나에 나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니.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만 앞으로도 소확행을 통해 긍정 기운을 더해가야겠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김지연(예스24 굿즈MD)

좋아하는 것에는 아끼지 않습니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