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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 “삶의 비밀은 어디에나 숨어있는 거니까요”

사랑을 넘은 오늘의 일상 에세이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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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해서 귀를 기울였나 보다 짐작은 해요. 귀 기울여주고 들어주는 게 작가가 하는 일 같아요. (2018. 10.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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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 작가가 들어오는 순간 문득 빨강머리 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인 엄마와 “무언가 슬프고 허전한 일이 있어 계란찜 뚝배기 앞에 두고 매운 닭발을 줄줄 빨고 있어도 그냥 묵묵히 맞은편에 앉아 있어 줄 것만 같은” 여자친구들이 있는 한국의 빨강머리 앤.


어렸을 때부터 소설가를 꿈꿨고, 꿈꾸던 소설가가 되어 장편소설
『티타티타』, 산문집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등을 펴냈다. 여러 도시에서 여행객이 아닌 생활자처럼 살았다. 평생 혼자 살 줄 알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우주라는 아이가 찾아왔다. 지금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기의 편을 들어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사랑을) 아는 사람보다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뒤돌아보고 더 많이 울었을 것이다. 그것 말고 다른 사랑은 없다”라는 신용목 시인의 추천사를 읽으면, 김서령 작가의 사랑이 흘러넘쳐 두 번째 산문집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로 나왔나 싶다. 오래된 인연과 새로운 인연 모두 너무나 좋지만, 김서령 작가는 짐짓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대충 해.” 라며 허리께를 툭 친다. 사랑은 애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므로.

 

 

우주와 H 언니와 J

 

5년 만에 두 번째 산문집이 나왔어요. 그동안 어떤 게 변했을까요?

 

아무래도 변한 건 역시나 우주예요. 아기가 생기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생의 모든 부분이 변한 것 같아요. 또 한 발짝 물러서 생각해보면 정말 변한 건 하나도 없어요. 특히나 출산 이후 첫 산문집에 나왔던 H 언니와 J와의 관계가 많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옆 동에 나란히 살게 됐고, 정말로 똑같아요. 다만 이런 건 있죠. 둘이 여행갈 때 안 끼워주는 정도?


연락도 안 해줘요? (웃음)


둘이서 연락 없이 여행을 간 바람에 완전히 삐진 적이 있어요. 지금은 너도 갈 수 있으면 가자고 빈말 한 번 던져주기는 해요. 항상 못 가죠. 글 쓰는 것도 똑같고,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아직도 하루에 한 시간씩 엄마랑 전화하고, 한 시간보다 더 오래 해서 전화기가 너무 뜨거워져 그만 좀 하자고 끊기도 하고요.

 
변하든 변하지 않았든, 결국 관계 이야기가 담겼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인간이 와서 생긴 변화와, 변하지 않은 예전의 관계요.


저는 사람이 제일 좋아요. 제가 지구에 온 것 자체가 누군가를 만나러 왔다고 생각하고, 싱글이었을 때도 열심히 놀러 다니면서 사람들 만나면서 살았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 연재하던 칼럼에 어느 순간 할 이야기가 없어지더라고요. 왜 이러지 생각해 보니 제가 아무도 안 만났던 거예요. 그래서 H 언니한테 “이제 글을 못 쓰겠어, 정말 쓸 말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더니 언니가 그날 반차를 내고 조퇴하고 나왔어요. 같이 온 동네를 헤집고 술집 네 곳을 돌면서 낮술을 마셔줬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칼럼 네 편을 썼어요.

 

칼럼을 모으는 것도 꽤 오래 걸리셨겠어요.


편집자님에게 드린다고 해 놓고는 파일 찾는다고 한 몇 달 걸렸어요. 누더기로 모아서 드렸었죠. 편집자 선생님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원고도 엄청 많이 주고는 하나도 안 건드리고 알아서 쓸만한 걸 골라달라고 했으니까요.


채널예스에는 <김서령의 우주 서재> 칼럼으로 먼저 인사를 드렸어요. 처음에는 다른 칼럼명을 생각했다고 하셨죠.


‘김서령의 우주 책방’을 하고 싶었는데, 당시 ‘마포 김 사장의 야매 책방’이 있어서 못 했어요. 그 무렵에 정말 책방을 내고 싶었어요. 조그마한 서점을 내서 이름을 꼭 우주 책방이라고 하고 싶었거든요. 포대기에 우주를 업고 책방을 운영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돈 안 되는 일이 소설쓰기인데 세상에서 제일 돈 안 되는 일 두 가지를 동시에 하겠다니 제가 너무 무모하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못했죠.


책에도 쭉 우주 이야기가 나와요. 우연한 계기로 생각하지 못했던 때 온 아기예요. 요새 다들 험난한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무섭고, 자신이 없다고 하잖아요. 두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아이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조카도 제대로 한 번 안아준 적이 없을 정도로 아이에 대한 관심이 추호도 없던 사람인데, 사고 이후에는 중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그렇게 예쁜 거예요. 아이들이 애틋하고 자꾸자꾸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도 어쩌면 이게 마흔을 건너는 하나의 통과 의례고, 이제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두려움이 이런 마음을 만들었다고 스스로 폄하했어요. 그랬는데 막상 아이가 생기니까 정신이 없었죠. 고민도 많이 했어요. 테스트기를 본 순간부터 고민하면서도 동시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겠다는 마음이 있었구나 싶어요. 막상 가족들은 도대체 왜 이제 와서 결혼을 하냐고 반대했죠. 그때 우리 엄마는 제가 아기를 가진 줄도 모르고 있었어요. 나중에야 이야기하니 정말 이것들이 미쳤구나, 정신이 나갔구나, 나는 그 남자애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웃음) 식장 예약을 해버렸다니요.


어떤 엄마로 자랄지 가장 모르는 게 자기 자신이라고 하셨는데, 36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떤 엄마 같나요?


절대 좋은 엄마는 아닌 것 같아요. 착실한 엄마, 성실한 엄마는 더더욱 아니고요. 저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우리 엄마거든요. 지금까지 즐겁게 살아온 이유가 엄마 같은 좋은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우주에게도 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편한 사람. 훈육은 누군가 해주겠죠. 저는 무조건 괜찮아, 그래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요. 한 아이에 대한 응원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다르게 만드는지 확신하거든요. 끝끝내 네 편, 영원한 네 편 한다는 엄마만 되자. 어차피 여러 가지는 못해먹겠고 나는 이것만 하련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요. 그리고 마흔 두 살에 아이를 낳았으니 우주는 자기 또래 친구들보다 한 10년은 엄마 아빠랑 일찍 헤어지게 될 거잖아요. 그 생각을 하면 굳이 아이를 닦달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예뻐만 하고 싶어요.


우주의 장점을 잔뜩 나열한 글이 있었어요.


편집자 선생님께 너무 창피하다고 두 번이나 빼달라고 했는데 넣으셨더라고요.


최근 발견한 우주의 재능은 뭔가요?


시인을 시킬까 봐요.


우주가 글을 쓰나요?


아니요. 책도 되게 싫어하고, 책은 세워놓고 공 던져서 쓰러뜨리는 것만 알아요. 그런데 얼마 전에 기저귀를 떼고 저한테 말했어요. “엄마, 왜 응가가 똥인 줄 알아? 왜? 응가가 변기에 똥 똥 하고 떨어지잖아. 그래서 똥이야.” 그래서 이 아이를 시인을 시켜야 하나 엄마한테 이야기했다 또 욕먹고. 요즘 그래요. (웃음)


아마 작가님 어머니도 어렸을 때는 그러셨을 거예요. (웃음) 아이 때문에 생기는 자기 관찰자 시점도 있잖아요. 글도 바뀐 게 있지 않나요?


한동안 산문을 너무 많이 썼어요. 한동안 아이 생각과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기쁨만 생각하다 보니 일상의 소소한 산문은 쓸 수 있지만 소설 쓰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사람들이 늘 아이를 낳고 나면 글이 훨씬 깊어진 걸 느낄 거라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혼자서 자꾸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거예요. 깊어졌나 안 깊어졌나. 왜 나는 그대로고 철이 없지 그런 생각만 자꾸 들고요. 지금은 아이와 상관없이 스스로 철이 들고 안 들고의 문제라고 결론을 냈어요. 요즘 다시 소설을 쓰고 있자니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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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주고 들어주는 일

 


책에서 특히 청년 남녀가 서로 나누는 이야기가 좋았어요. 대화를 잘 기억하는 편인가요?


너무 귀엽지 않아요? 그런 구상 자체를 칼럼에다 쓸 수는 없잖아요. 대사 자체로 죽 연결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칼럼이나 소설에도 못 넣고, 그런 대화를 넣기 위해 산문집을 내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 녹음기 들고 다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따라가면서 그런 대화를 들으면 녹음기를 쓰지 않아도 들려요. 쓸려고 하면 써지고요. 엄마 전화를 구술한 부분도 여러 군데 있잖아요. 생각해보면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해서 귀를 기울였나 보다 짐작은 해요. 귀 기울여주고 들어주는 게 작가가 하는 일 같아요.

 

남자   가자.
여자   됐다.
남자   가자.
여자   돈도 없다.
남자   내 있다.
여자   있나.
남자   있다.
여자   됐다.
남자   돈 있다.
여자   얼마 있는데.
남자   16만 원 있다.
여자   진짜가.
남자   진짜다.
여자   어디서 났는데.
남자   원래 있었다.
여자   가까.
남자   가자.
여자   가자.
- 「동피랑 골목길」 중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가는 능력이기도 할 거예요. 대화를 귀기울여 듣는다고 하더라도 복기하려면 그 대화 안에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잡아내야 하잖아요.


엄마와 전화한 내용을 SNS에 쓴 적이 있는데, 한 작가가 자기 책에 인용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보니 메모에 관한 책이었는데, 사람이 메모를 잘해야 이런 글도 쓸 수 있다고 제 글을 인용하셔서, 그게 아닌데…(웃음)


부모자식을 넘어서 삼촌과 작은 엄마의 이야기도 많이 나와요.


고모나 작은 엄마의 존재는 늘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 다가왔던 것 같아요. 할머니가 강원도 삼척에서 구멍가게를 했던 풍경도 늘 아빠의 이야기 속에 있었고, 엄마가 이야기할 외할머니의 포목점도 많이 들어서 가끔 직접 가봤다는 착각이 들어요. 지금도 소설 쓸 때 엄마아빠에게 전화해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요. 아마도 저는 부모님에게서 이야기를 전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을까요.


작은어머니는 이번 산문집을 보고 뭐라고 하실까요?


걱정돼요. 작은 엄마가 보면 안 되는데요. 소설적 장치라고 해야겠어요. (웃음)


그래도 가족 중에 한 명이라도 글을 쓰고 책에 관심이 많은 분이 있다는 건 큰 힘이었을 거예요.


그럼요. 아빠가 시인 지망생이었다는 사실 자체도 재미있어요. 아직까지 아빠가 엄마한테 썼던 연애편지 노트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걸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좋은 체험이에요.


가족 외에도 사랑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글이에요. 선생님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웃음)


결혼식에 중학교 1, 2, 3학년 담임 선생님 다 오셨어요. 제 인간관계가 그래요. 엄마도 아무리 내 딸이지만 징그럽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살다 살다 이렇게 친구 많은 사람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하객만 700명이 와서 지인 사진을 세 번에 나눠 찍었어요.


그 정도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남들보다 사랑의 총량이 많은 게 아닐까요?


글쎄요. 어떤 사람은 제가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건 남의 인생에 하나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H언니는 우리가 서로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 않아서 좋다고 그래요. 서로 집 비밀번호를 다 공유하면서 아무 때나 열고 들어가면서도, 우리는 서로가 무엇을 하건 나무라거나 간섭하거나 참견하지 않고 알아서 하겠거니 하기 때문에 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아요.


지금도 H 언니와 J는 옆 동에 사시죠?


그러니까요. 구두 사는 것도 아니고 집 사는 건데 H언니가 이사를 쉽게 결정해 버리더라고요. J는 결혼이 어그러지고 파혼녀가 됐으니 당연히 이사라도 가야 한다고 왔고요. 엄마가 반찬 가져다주면 세 집이 나눠 먹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어요. 좋으면서도 이상해요.


읽으면서 이런 종류의 따뜻한 공동체가 있다는 생각에 위안을 받기도 했어요.


공동체라는 말을 되게 좋아해요. 새로운 형태의 가족, 혈연이 아닌 사람들이 만든 공동체에 관심이 많고 그것에 대한 소설도 늘 생각하고 있어요.


H 언니와 J도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나요?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H언니는 세상 태어나서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저 때문에 한 권씩 읽고 저 때문에 가끔 시인이나 소설가를 만나고 있어요.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이 모이게 됐을까 모르겠어요. 우리의 공통점은 그저 좋은 부모님이 계신다는 거? 그거 외에는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게 됐어요. 가장 단단하게 옆에 서 있어 주는 사람들이에요. H 언니와 J 같은 친구가 너무 부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나이 들어서 혼자 사는데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말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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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시선을 어디에 두는지가 궁금해요


최근 『빨강머리 앤』 시리즈를 번역하기도 하셨죠.


김서령 이름으로 번역한 건 『빨강머리 앤』이 처음이었어요. 그전에는 다른 이름으로 실용서를 번역하고는 했죠. 허밍버드에서 번역을 제안했을 때 이건 제 이름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역자 서문에 우주가 커서 작가님의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쓰셨어요.


그런 생각 굉장히 많이 해요. 우리 엄마는 정말 책을 안 사주셔서 (웃음)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을 물려줄 순 없지만 지금도 제가 읽은 것 중 좋은 책들은 책장 한 편에 따로 모아놔요. 나중에 꼭 우주 줘야지 하고요.


잘해야 하는 것, 잘하는 것, 잘하고 싶은 것으로 일을 나눈다면, 번역은 어디에 속할까요?


이제 번역은 꼭 해야 하는 것만 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직장 그만두고 오랫동안 여행을 가면 번역거리를 가져가면 참 좋잖아요. 지금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이 드니까 꼭 해보고 싶은 것만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요. 좋은 것만 하고 싶은 마음이죠. 그게 오히려 욕심을 부리는 걸까요?


소설은 어때요?


소설에는 항상 빚진 기분이에요. 잘하고 싶은 것. 잘해야 하는 것은 다 소설이죠.

 

산문은요?


말씀하신 것 중에는 잘하는 것일 거예요. 저는 쉽게 쓰고 편안하게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소설가가 이렇게 시시한 이야기를 떠들어도 되는 걸까 고민하다 산문집을 냈는데 만족스러워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편소설을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읽어는 줘야 하는데 읽기는 싫고 양은 많고요. 칼럼을 연재할 때는 다들 기뻐하고 즐거워했어요. 그래서 내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산문집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산문은 계속 쓰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김서령 소설은 폭발적이거나 거대하지 않고, 갈등도 심각하지 않다는 리뷰를 봤어요. 앞으로 혹시 거대하고 거창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나요?


그런 건 별로 재미가 없어요. 애초에 제 관심사가 그런 쪽이 아닌가 봐요. 저는 사람들이 시선을 어디다 두는지, 어떻게 웃었는지, 어떻게 돌아서서 나왔는지, 그때 그 사람이 왜 치마자락을 잡았는지에 훨씬 관심이 많은 사람 같아요. 스스로 격정적이거나 거창한 순간도 없고요.


성정이 글에 드러나죠. 산문도 마찬가지고요.


비슷한 것 같아요. 아마 첫 산문집을 읽으신 분이라면 두 번째 산문집을 읽고 비슷하다고 재미가 없다고 하지 않을까 해요. 정말 소소하죠. 하지만 소소한 이야기들도 가만히 듣다 보면 재미나거든요. 삶의 비밀은 어디에나 숨어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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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의정

uijungchung@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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