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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유지원 “'뉴턴의 아틀리에'적인 친구들을 위해 쓴 책”

『뉴턴의 아틀리에』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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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기 분야에만 갇혀서 꼭 글을 써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충분히 좋아한다면 전문가 못지않은 애정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것을 글로 남기는 것도 아름다운 일 아닐까? 싶다. (2020. 06. 03)


미술을 좋아하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와 물리를 좋아하는 그래픽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픽 연구자 유지원 작가가 『뉴턴의 아틀리에』를 펴냈다. 이 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과학자는 예술적으로, 예술가는 과학적으로로 써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저자가 속한 과학기술인 단체에서 ‘미술관 데이트’를 기획했는데, 유독 김상욱 교수와 유지원 작가가 미술 작품을 보는 관점이 특별히 비슷했다. ‘어떻게’를 시작으로, ‘왜’ 그렇게 했는지 작가의 상황과 의도를 파악하며 작품을 감상한 두 사람은 독일 ‘작센’에서 공부한 공통점이 있었다. 우연히 관람한 살바도르 달리의 특별전에서 숨이 멎는 경험을 한 김상욱 교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를 각별히 좋아하는 유지원 작가.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들어간 『뉴턴의 아틀리에』는 어떤 책일까?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자리한 과학책방 ‘갈다’에서 김상욱 교수, 유지원 작가를 만났다. 



독자의 신체와 반응하는 책 

제목이 흥미롭다. 물리학자 ‘뉴턴’의 작업실이라니. 

김상욱 말 그대로다. 뉴턴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과학자 중 한 명이고, 아틀리에는 미술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공간이다. “과학자가 그림을 그리면, 또는 과학자가 미술가의 공간을 가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이것이 이 책의 출발이다. 26가지 주제를 유지원 작가와 번갈아 가면서 선정했고, 하나의 주제를 두 개의 시각으로 표현했다. 책을 읽다 보면 ‘이게 누구의 글이지?’ 감이 안 올 수도 있다. 완전히 별개의 평행선을 걷지 않도록, 가급적 상대방의 자리에 들어가서 글을 쓴 책이기 때문이다.

‘과학자와 예술가의 소통’이라는 측면으로 이 책을 바라봐도 될까?

유지원 소통은 좋다. 하지만 융합, 통섭 같은 단어는 피하고 싶다. 융합과 통섭이라는 단어가 개념으로는 맞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사업화가 되면서 실망스러운 결과들을 많이 보여줬다. 책 제목만 보면, 과학자와 예술가가 만나서 쓴 글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게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과학 속에 이미 예술이 포함돼 있고 예술 속이 과학이 이미 들어가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어떤 일정한 현상이 미술 영역이기도 하고 과학 영역이기도 하지 않나? 

책 날개에 저자 사진이 실렸는데, 김상욱 교수는 보라색 실을, 유지원 작가는 하늘색 실을 들고 있다.

유지원 책 디자인을 내가 직접 했다. 책의 물성을 이용해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책의 물리적인 육신을 이루는 두 재료가 바로 종이와 실 아닌가? 실제본을 하진 않았지만, 실을 그래픽 요소로 사용해보고 싶었다. 김 교수님은 보라색, 나는 하늘색을 골랐다.

각자의 글에 사용한 서체도 다르다.

유지원 김상욱 교수님의 글은 본명조체, 나는 아리따부리체를 사용했다. 각자의 서체가 각자의 다른 색깔 실로 엮어진다. 어느 색실이 씨줄이고 어느 색실이 날줄인지는 모른다. 씨줄과 날줄이 역할을 교차하며 직조되는 이 세계 전체를 ‘뉴턴의 아틀리에’로 볼 수 있다.

정말 흥미롭다. 김상욱 교수는 유지원 작가가 디자인한 책을 어떻게 보았나?

김상욱 무척 마음에 든다. 유지원 작가님이 공동 집필을 한 사람에게 도장을 만들어 주시는데, 나도 이번에 멋진 도장을 선물 받았다. 사람들이 되게 부러워한다. 감사하고 기쁘다. (웃음) 



유지원 (웃음) 정말 신경 써서 만든 책이다. ‘뉴턴의 아틀리에적’이라는 말을 해놓고 디자인으로도 실천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닌가? 이번 책은 촉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표지에 유광 라미레이팅을 했고, 레자크지를 써서 질감 대비를 강조했다. 표지를 무광으로 하면 책을 들었을 때 마찰력이 부족해서 미끄러진다. 반면 유광은 반짝반짝하면서 끈적임이 있어 마찰이 생긴다. 이 물리적인 성격이 독자의 신체와 반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책등도 재밌다. 영문 제목이 두 실로 묶여 있다.

유지원 유머 감각을 넣었다. 보라색 실은 김상욱 교수님, 하늘색 실은 나인 셈인데, 책날개를 펼치면 두 사람이 각자의 실을 들고 있다. 쇄가 거듭될 때마다 이 실들이 많이 빠져나와서 본문 속으로 실이 더 길게 투입되는 게, 저자로서의 욕심이다. (웃음)

레이아웃도 독특하다. 우선 가독성도 매우 좋고, 그림이 많이 실렸지만 텍스트 중심의 책으로 읽힌다.

유지원 알아봐 주니 정말 고맙다. (웃음) 책 읽기가 점점 디지털 시대로 가고 있지 않나? 보통 그림이 먼저 나와 텍스트를 몰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뉴턴의 아틀리에』는 텍스트에서 그림을 언급하면, 그 자리에 그림을 넣었다. 블로그 편집이랑 비슷한 방식이다. 저자는 글을 쓸 때, 이미 머릿속에 그림이 연상되지 않나? 하지만 독자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텍스트를 읽기까지 시차가 생긴다. 그 시차를 두지 않고 바로바로 입력될 수 있게 저자와 독자를 동기화하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보면 경계는 없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경향신문>에 동명의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했다. 함께 글을 써본 경험은 어땠나?

김상욱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평소 미술을 좋아하니까 미술에 관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엄두가 안 났다. 그러던 차에 제안을 받은 거라, 너무 좋았다. 만약 단독으로 이런 책을 제안 받았으면 쓰지 못했을 거다. 유지원 작가님이 워낙 과학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글이 어울릴 거라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같은 주제로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런 걱정을 안 해서인지 잘 어울리는 글이 나왔다.

유지원 글을 쓰는 과정은 내 예상과 거의 같았다. 나는 오히려 독자들이 같은 느낌의 글을 두 번 읽는 느낌이 들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공동 집필이라고 해도 키워드에 관한 합의를 했을 뿐, 각자 글을 썼기 때문에 단독 집필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다만 글에 대해 1차 검증을 해줄 사람이 존재하니까 든든한 면이 있었다. 



유지원 작가는 왜 물리에 관심을 갖게 됐나? 그리고 김상욱 교수에게 연재를 제안한 이유는 무엇인가?

유지원 2017년이 내가 딱 마흔이 되는 해였다. 마흔을 앞두고 내 인생에서 무엇을 더 배우면 좋을까? 생각해봤는데, 물리학이 떠올랐다. 2015년에 물리를 배우려고 결심했다가 못 배운 한이 있었다. (웃음) 고등학교를 예고로 진학했기 때문에 물리학을 배우지 못한 게 늘 아쉬웠는데, 대학에 가보니 디자인과 물리는 너무 긴밀한 학문이었다. 고전 물리학 책을 찾아보다가 김상욱 교수님이 쓴 『과학하고 앉아있네3 –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찔러보기』를 읽었는데 뭔가 서술이 독특했다. 물리학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물리학 옆에 찰싹 붙어서 현장 중계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때 팬이 됐다. 이후 ESC(Engineers and Scientists for Change) 모임에서 회원들과 미술관을 종종 갔는데, 미술에 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되는 분 중 한 분이 바로 김상욱 교수님이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됐다. 1장의 제목은 ‘관계맺고 연결된다는 것’이라는 주제 아래 이야기, 소통, 유머, 편지, 시 등을 다뤘다. 어떤 글이 특히 기억에 남나?

김상욱 ‘편지’ 챕터에 쓴 ‘친애하는 마그리트 작가님께’라는 글이 떠오른다.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 작가 아닌가? 마그리트 작품은 양자역학의 중요한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그리트에게 편지를 썼다. 살바도르 달리는 「기억의 지속」이라는 그림에 녹아내리는 시계를 그렸다. 많은 사람이 상대성이론과의 관계를 생각했지만 달리는 극구 부인했다. 단지 치즈가 녹아내리는 것을 보고 얻은 영감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예술을 보면 과학에서 영감을 얻는 일이 흔하지만, 1931년에 달리가 그 그림을 그렸을 때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영향을 받는다. 1920년대 유럽이라는 시공간은 양자역학과 초현실주의를 동시에 탄생시켰으니까. 어떤 사고방식의 헤게모니가 바뀌면 미술, 음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쓴 글이다.

유지원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마지막 5장 ‘물질의 세계와 창작’에 실린 ‘도구’, ‘복잡함’을 주제로 쓴 글이다. 이번 책은 굉장히 공을 들여 구조를 짰다. 첫째는 과학과 예술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 두 번째는 현상을 바라보는 것, 세 번째는 인간이라는 공동체를 인문학과 사회학을 통해 바라보기, 네 번째는 수학, 다섯 번째가 물리학이다. 사실 뒤로 갈수록 조금 어렵게 읽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책이랑 빨리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에는 비교적 쉽고 재밌는 글을 배치했다. 


                                                  김상욱 교수가 그린 그림들 


17쪽에 김상욱 교수의 그림이 실렸다. 26개 키워드와 김상욱, 유지원, 뉴턴, 아틀리에를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유지원 작가의 제안이었다고.

유지원 물리학자를 활용해 디자인을 만들어보려고 했던 시도에서 나온 그림이다. 처음에는 절대 안 하겠다고 빼시길래 ‘스피드 퀴즈’라고 임기응변하며 그림당 1분의 시간을 드렸다. 교수님이 계속 그림을 밋밋하게 그리시길래 “좀 귀엽게 그려 달라”고 했더니 눈, 코, 입을 계속 그리더라. 그림을 보면 웃긴 게 ‘인공지능’ 같은 경우, 그림을 그리다 보니 눈과 코, 입을 그릴 공간이 없는 거다. 결국 교수님이 ‘귀여움’이라는 글자를 적으셨다. (웃음) 

김상욱 교수는 그간 물리를 비롯한 과학 도서를 주로 집필했다. 예술을 다룬 책을 쓰는 것에 관해 부담감은 없었는지? 

김상욱 아무래도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 몇 마디를 쓰더라도 책을 다시 보고 확인해야 하니까. 그리고 미술 작품은 실제로 가서 본 것과 책으로 보는 것이 확연히 다르지 않나? 직접 전시회에 가서 본 경우와 책으로 볼 때의 감상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고민이 되더라. 책으로 본 그림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써도 될지? 걱정했는데, 그래도 전문가인 유지원 작가님이 옆에 계시니까 믿고 썼다. 어떤 일이든 하다 보면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고, 할 일이 많아진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는 게 많아지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게 더 많아지는 것처럼 책도 그런 것 같다. 미술 책을 쓰고 보니 미술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지고, 알아야 할 것들이 더 많아져서 좋다. 

분야를 넘나드는 저자들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쪽도 있다. 물론 전자가 더 많지만. 

김상욱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왜 본인의 전문 분야만 파지 않고 옆길로 새냐?”는 이야기였는데, 내가 연구하는 분야만 계속하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문 분야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 아닌가? 여기 이 공간에서 ‘물리’라고 써 있는 물건이 있나? 이 물컵에 든 물이 ‘음식’이라고 써 있나? 그렇지 않지 않나? 물은 화학적인 물질인 동시에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생물학적인 물질이 된다. 글자도 그렇다. 이 글자로 시를 쓰면 시가 되는 것이고, 논문을 쓰면 논문이 된다. 어느 순간 꼬리표가 붙이기 시작한 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학문 때문이다. 사실 정확히 보면 경계는 없다. 과학자도 그렇다. 나는 물리학자지만 내 관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생물학에 와 있다. 나는 의식하지 않고 다니는데 사람들은 자꾸 넘어다닌다고 말한다.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기보다 “왜 나는 저 사람이 어떤 경계를 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내가 생각한 저 경계가 왜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를 질문해보면 어떨까 싶다. 



충분히 좋아한다면 글로 남겨도 아름다운 일

김상욱 교수는 이번 책에서 유독 시를 많이 인용했다. 특히 김소연 시인의 시가 많이 등장한다.

김상욱 김소연 시인의 시를 무척 좋아한다. 사실 내가 문학에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다. 시를 다 음미할 정도의 내공은 없지만, 좋은 문장을 건지는 것만으로도 시 읽기는 내게 충만한 시간이다. 좋은 문장을 하나 읽는 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을 때가 있으니까.

리뷰를 조금 들었는지?

김상욱 조금씩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실 이 책의 형식 자체가 신선하지는 않다. 두 사람이 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책은 많으니까. 다만 『뉴턴의 아틀리에』를 쓸 때, 우리가 집중했던 건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나눠 놓은 것, 즉 인위성을 좀 벗어나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보면 『뉴턴의 아틀리에』는 책이기도 하면서 우리의 행위다. 이 책이 하나의 동기가 돼서 다른 분야에서도 경계를 넘는 이런 시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편견을 깨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유지원 맞다. 예술을 하는 사람도 논리적이다. 가끔 과학계 강연을 가면 주최 측에서 “촉촉한 감성을 준비해두고 있겠습니다”라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그런 거 준비하고 계시면 무섭습니다”라고.

(웃음) 과학자들은 어떤가?

김상욱 과학 하는 사람도 감성적이다. 과학자들은 모두 이성적이고 논리적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무척 흔한 오해다. 물론 과학자와 예술가들의 성격을 평균으로 측정해보면 차이가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이 안에서 감성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스펙트럼과 변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미 평균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변이를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어떤 책을 즐겨 읽나?

유지원 문학을 좋아한다. 무엇을 쓰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쓰느냐도 중요하다. 어떤 글을 쓰다가 잘 안 풀리면 문학을 읽는다. 그러면 머릿속에 고체처럼 있었던 개념이 살살 녹는 느낌이 든다. 내가 말이 빨라진다 싶으면 느린 템포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읽고, 반대로 리듬을 위한 글을 찾아 읽기도 한다. 이제니 시인, 파스칼 키냐르를 좋아하고, 묵직한 문장을 구사하고 싶을 때는 『음예 예찬』을 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글을 읽는다. 문학 작품은 하루에 두세 시간씩은 꼬박 읽고 있다. 

김상욱 한번 꽂히면 계속 파생되어가면서 책을 읽는 스타일이다. 인터넷서점에서 매해 연말이 되면 내가 구입한 책의 통계를 내주지 않나? 최근 몇 년간은 미술책을 가장 많이 샀더라. 물론 과학 책도 많이 보는데,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니까 물리 외의 다른 분야의 책을 더 읽으려고 한다. 최근에는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 소개된 마네가 인상깊어서 『마네의 회화』를 찾아 읽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공부를 하고 싶나?

김상욱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

유지원 나는 『뉴턴의 아틀리에』를 쓸 거다. (웃음) 

두 작가의 글이 좋아서 『뉴턴의 아틀리에』를 읽고 있는, 또는 읽을 예정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지원 예전에 과학영재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했는데, 그때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다. “저는 수학. 과학도 계속하고 싶고 미술 창작도 하고 싶은데 어느 과로 진학하는 것이 좋겠냐”고. 한참 고민했는데 한국에서는 대답해줄 과가 없었다. 너무 안타깝더라.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기 어려운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름이 없다고 해서 재능이 없는 게 아닌데, 이렇게 묻히는 것은 사회적인 낭비 같다. 이들이 가진 재능을 『뉴턴의 아틀리에』가 이름을 붙여줬으면 좋겠고, 재능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의 재능을 인식하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교육자들은 이들을 응원해주고 제도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김상욱 이전에 쓴 책들은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다. 과학적 태도, 과학적 사고방식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책은 좀 다르다. 내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너무 좋아서 (웃음) 기분 좋게 쓴 글이다. 분야를 넘나들었다는 평가를 해주는 분들이 있는데, 의도치 않았지만 이런 넘나듦을 보고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면 좋겠다. 사실 꼭 자기 분야에만 갇혀서 글을 써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충분히 좋아한다면 전문가 못지않은 애정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것을 글로 남기는 것도 아름다운 일 아닐까? 싶다. 


뉴턴의 아틀리에
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유지원 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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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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