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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어린 시절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94회) 『해방자 신데렐라』, 『애매한 재능』, 『어린이의 권리를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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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1.07.01)


불현듯(오은): 오늘 주제는 ‘어린 시절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주제는 추천을 받았죠? 

캘리: 트위터에서 프랑소와 엄님께서 주제 고갈이라고 SOS를 쳤죠.(웃음) 그랬더니 ‘링크’님께서 제안해 주셨어요. 

프랑소와 엄: 여러 주제를 제안해주셨는데 그중 저도 이 주제가 제일 좋았거든요. 마침 캘리 님이 이 주제로 하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해방자 신데렐라』 

리베카 솔닛 글 / 아서 래컴 그림 / 홍한별 역 | 반비



리베카 솔닛의 첫 픽션이고요. 그림책이에요. 흥미롭게도 사회 분야에 속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림책이라고 보기에는 글이 또 많기도 해요. 성인 동화책으로 표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물론 어린이들이 읽어도 너무나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솔닛이 자주 가던 헌책방에서 발견한 그림 한 조각으로부터 시작이 됐다고 해요. 헌책방에서 파란 누더기 드레스를 입은 활달한 소녀로 그려진 신데렐라의 그림을 보고 이 그림을 증손녀인 엘라에게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림을 구입했는데요. 시간이 흐른 뒤에 이 그림을 다시 보니 그림의 뒷면에 이런 이야기가 써 있었어요. 대모 요정이 신데렐라에게 “자, 이제 마차와 말은 있는데 마차꾼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하자 신데렐라가 “큰 쥐덫을 가져올게요.”라고 대답한 거죠. 그걸 보고 이 작품을 쓰게 됩니다. 

솔닛은 우리 시대에 맞게 신데렐라 이야기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혹사와 모멸적 노동의 해결책이 왕자비가 되어 다른 사람의 노동에 기대어 일 안하고 사는 것일 수는 없다고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스스로 하고 싶은, 의미 있는 일을 신데렐라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신데렐라가 케이크 가게의 주인이 돼요. 너무 멋지죠. 

또 그림이 굉장히 멋있어요. 아서 래컴의 그림인데요. 래컴은 1900년대 초기에 활동하던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예요. 솔닛이 왜 래컴의 그림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도 나와 있는데요. 이게 실루엣 그림이거든요. 그림자로 그려진 그림이라 흑백입니다. 인종을 구분할 수 없는 그림인 거죠. 솔닛의 글도 무척 매력적이지만 래컴의 그림도 무척 환상적이고 경쾌하고 적극적이고 신나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어릴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어요. 힘들 때 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이 되고 용기가 될 책이라서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그런데 사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란 있을 수가 없어. 왜냐하면 아름다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거든.(중략) 어떤 사람은 별이 가득한 밤하늘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눈 내리는 숲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람은 많고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도 저마다 달라서 다 이야기하기도 힘드네. 사랑도 마찬가지야.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면 그 사람이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이는 거란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애매한 재능』 

수미 저 | 어떤책



제목이 참 절묘하고 매력적이죠. 아마 제목만 보고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책의 저자는 수미 작가님인데요. 작가님이 중학교 때는 만화가를 꿈꿨었는데 내가 재능이 없다는 걸 일찍 깨달은 거예요. 그래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꿈을 만화 스토리가 작가로 바꿔요. 그런 식으로, 책에 나온 표현대로라면 ‘지뢰 찾기’처럼, 지뢰를 피해가며 내가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소설도 쓰고, 시도 써보고, 희곡도 써오면서 창작하는 사람으로서의 꿈을 계속 따라온 분인 거죠. 더구나 재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어서 고등학교 때는 팬픽을 썼는데요.(웃음) 인기가 너무 많았던 거예요. 다른 반 친구들이 다 돌려 볼 정도로 인기가 많아서 주 5일 연재를 아주 성실하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에게도 글을 쓰겠다고 선포한 다음 마침내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의 입학을 하는데요. 그곳에도 얼마나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이 많았겠어요. 그때 교수님이 이런 얘기를 해요.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10년은 써보고 결정해라’라고요. 그 말을 들은 작가님은 포기하지 말고 계속 써보자고 생각합니다. 방송국에서 방송 대본도 쓰고요, 자서전 대필도 하면서요. 그것만으로는 생활이 안 되니까 쓰는 동안에 부지런히 도넛도 팔고, 신용카드 영업도 하고, 마트에서 판촉 행사도 하고, 도서관 글쓰기 강사로도 일을 해요. 이 책은 그런 수미 작가님이 흔들리면서도 작가라는 하나의 방향을 보고 걸어온 이야기가 학창 시절부터 현재 세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긴 시간에 걸쳐서 담겨 있어요. 

어렸을 때 선생님들이나 어른들이 너는 뭐든지 될 수 있어, 너는 최고가 될 거야, 정말 잘한다는 말을 칭찬으로 하는 걸 들을 때가 있죠. 하지만 그 얘기를 들으면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게 돼요. 그런 그때의 저한테 너는 재능이 애매하게 있거나, 없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냥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분명한 경지이니, 라고 얘기해주고 세상에 그렇게 평범하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 삶이 저마다 다 귀하다고, 그저 너 원하는 길을 가면 된다고 얘기를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어린이의 권리를 선언합니다!』 

반나 체르체나 글 / 글로리아 프란첼라 그림 / 김은정 역 | 봄볕



‘유엔 아동권리협약’이라는 게 있어요. 협약에 대해서도, 이 협약이 40개가 넘는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 책을 보고 알았는데요. 이 책은 아동권리협약의 일부를 다루면서 그 조항에 대한 설명을 동물 친구들이 해주는 것으로 진행이 되는 그림책입니다. 

아동권리협약이 처음에 만들어진 이유가 있어요. 산업혁명과 1차, 2차 세계대전이 지나면서 어린이들이 노동 현장에 투입이 되죠. 가령 산업혁명 때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내야 되니까 어린이들도 노동자로서 일하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이런 것이 문제가 있다고 반성을 했고요. 유엔 측에서 이 협약을 만들게 된 겁니다. 현재는 총 54개 조항이 있다고 해요. 책에는 40개가 조금 넘게 소개가 되어 있는데요. 매년 나라에서 비준을 할 수가 있어요. 한국도 몇 개의 조항을 비준했다고 들었거든요. 가령 한국 같은 경우 아동 성 착취물이나 이런 영상물을 유포하는 것에 대한 어떤 비준을 하기도 했죠. 이렇게 각 나라별로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매년 비준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고 하고요. 아마 앞으로도 이 항목은 더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의 권리 중 하나가 배울 권리잖아요. 유엔 협약에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제29조 교육의 목적. 교육은 아동의 인격과 재능,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시행되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이해, 평화, 관용, 성평등 및 우정의 정신을 배우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동물 친구가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가나다와 abc를 가르쳐 주었다고 교육을 끝내서는 절대 안 돼요. 내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 알게 해주세요. 마을 지붕과 국경 저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책의 마지막에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정리되어 있고요. 협약이 만들어진 배경도 담겨 있거든요. 주변에 아동이 있는 분들, 아동과 함께 생활하는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어요.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제공하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그 부분을 채워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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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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