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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이 책은 선물하기 딱 좋겠다!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96회) 『효옥』,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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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1.07.15)


불현듯(오은): 오늘 주제는 팟빵에서 ‘몰2’님께서 제안해주신 주제를 골랐습니다. ‘이 책은 선물하기 딱 좋겠다!’예요. 

캘리: 책을 남에게 건네는 행위가 의미가 크잖아요. 상대에게도 꼭 맞아야 하고, 책도 좋아야 하고요. 이런 선물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주신 것 같아 반가웠어요. 



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효옥』 

전군표 저 | 난다



‘책을 별로 안 읽지만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사극, 하면 아직까지도 가장 기억나는 게 <대장금>인데요. 노래도 그렇고, 이영애 배우의 멋진 연기도 그렇고요. 음식을 만드는 장면에 눈도 즐거웠던 것 같고, 명대사도 참 많았잖아요. 이 책은 읽으면서 그 드라마를 봤을 때만큼 희열이 느껴졌어요. 주인공은 성삼문의 딸 ‘성효옥’이라는 인물인데요. 아시다시피 사료는 위정자들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하잖아요. 때문에 아마 자료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 역사 속에 가려진 인물들이 발굴될 때 그 역사가 다르게 보이는 것 같거든요. 그 사람의 눈으로 당대 현실 당대 상황을 바라보니까요. 

이 책은 ‘난신亂臣 성삼문의 아내 차산과 딸 효옥은 운성부원군 박종우에게 노비로 주고’라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문장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는 효옥이란 이름이 두 번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성삼문은 사육신의 한 명으로, 세조가 아닌 단종을 왕의 자리로 복위시키기 위해서 애쓴 사람이에요. 그러다 죽음을 맞이했는데 식구들까지 이전과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거죠. 그래서 딸 효옥도 노비가 된 겁니다. 

띠지에 이런 말이 써 있습니다. ‘아이나 아이만은 아닌 아이일세.’ 이런 아이가 바로 효옥이예요. 성공하는 이야기, 왕좌를 차지하는 이야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어떤 사람의 일생을 이야기하면서 그 시대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됐어요. 소설 속에서 효옥은 손재주도 좋아서 나중에 은세공을 하거든요. 그 세공 장면도 얼마나 치밀하게 묘사가 되어 있는지, 그 장면을 직접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요. 이건 드라마 <대장금>처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좋아하실 거고요.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을 쓱 읽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요.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저 | 창비교육



<책읽아웃>의 팬이죠, 광부님들을 생각하면서 책을 가져왔습니다. 광부님들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책 제목이에요. 선물할 때 책 제목이 그 사람한테 주는 메시지여서 더 감동할 때가 있잖아요. 광부님들을 비롯해 불현듯 님, 캘리 님, 피디 님, 다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습니다. 저는 김민섭 작가님 페이스북을 팔로잉하고 있어서 작가로서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최근 에피소드 등을 대략 알고 있었는데요. 아는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되게 재미있게 읽었어요. 

‘93년생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 기억하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작가님의 페이스북에서 시작돼 언론에도 소개됐던 에피소드인데요. 이 책의 중심이 되는 에피소드입니다. 김민섭 작가님은 평소에 여행을 안 하는 편이라 언젠가 혼자 여행을 해보겠다는 로망을 품고 2017년, 후쿠오카 땡처리 왕복 항공권을 삽니다. 비용은 108,300원이었어요. 그런데 둘째 아이의 수술이 그 일정과 겹친 거예요. 여행을 갈 수 없으니까 항공권을 취소하려고 했는데요. 보니까 취소 수수료를 제외하면 18,000원밖에 남지 않는 거예요. 차라리 이 티켓을 누군가에게 양도하자고 생각하고, 양도 조건을 항공사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첫째, 대한민국 남성이어야 한다, 둘째, 이름이 김민섭이어야 한다, 셋째, 여권에 있는 영문 이름의 스펠링이 띄어쓰기까지 완전히 같아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어요. 이 내용을 작가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립니다. 

그러는 동안 연결이라는 단어를 곁에 두게 된 것을 알았다. 나는 나와 결이 같은 사람을 찾아 그와 이어질 수 있기를 그리고 나의 일과 삶이 그 세계와 연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닮은 사람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나이, 지역, 학력, 소득, 아파트의 브랜드가 같은 사람을 찾아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연결이 아니라 단절이나 폐쇄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히려 삶의 지향이나 태도다.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믿음만큼 느슨하면서 동시에 단단한 연결의 고리는 없다. 그건 어쩌면 선함의 감각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연약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청취자 분들이 있다면 이 책에 용기도 받고 위안도 받으실 것 같아요. 김민섭 작가님이 하는 많은 일들을 응원하고 싶어졌고요. 이 책도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사샤 세이건 저 / 홍한별 역 | 문학동네



저자는 『코스모스』의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의 딸이에요. 작년에 진행된 앤 드루얀의 한 인터뷰가 기억나는데요. 인터뷰어가 앤 드루얀에게 물어요. 만약 칼 세이건에게 앤 드루얀의 업적을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것 같으냐고요. 이때 앤 드루얀이 바로 답을 못하고, “글쎄, 나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아직 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해요. 그러면서 하지만 가장 만족하는 나의 업적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업적은 내가 칼을 사랑했고, 그가 나를 사랑했고, 지금 우리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답을 하거든요. 대작 <코스모스>를 연출하고, 보이저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던 사람에게 업적을 묻는데 다른 것도 아닌 가족을 얘기하는 게 저는 예사롭지 않게 들렸어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을 가진 삶은 어떤 걸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들처럼 사샤 세이건 이 책을 통해 역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선, 이 광대한 우주 안에서 인간이라는 작은 존재로 살아가는 일의 놀라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 등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경이감이 너무 좋았어요. 내가 만난 장면들을 감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사실 커다란 능력이죠. 아무나 할 수는 없는 것 같은데요.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알게 된 게 많잖아요.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 과학적인 지식들이 많이 쌓여서 가령 무지개를 봐도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을 텐데 사실은 과학적 지식을 알고 본다 해도 그 자체로 정말 놀라운 거잖아요. 그 경이로움을 많이 얘기하는 책이라 정말 좋았어요. 

굳이 신화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우리보다 더 큰 존재 일부라는 사실에는 전율할 수밖에 없다. 광대한 우주와 자연의 심고 아름다운 진실을 경탄하는 것만으로도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요즘처럼 할 수 있는 것도 줄어들고 무기력하고 안 좋은 소식만 계속해서 들릴 때 이 책을 펼쳐 들고 삶의 경이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답답하거나 우울한 시절을 지나고 있는 분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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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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