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제목의 탄생] 왜 하필 이 제목이죠? (13)

<월간 채널예스> 2021년 9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다양한 책 제목만큼 책 제목이 태어나는 장소(순간)또한 다양하다. 저자와의 카톡 대화창부터 회의실, 퇴근길 택시, 베스트셀러 매대 앞까지, 제목의 신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2021.08.31)

언스플래쉬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정해심 지음 | 호호아



한겨울에 손에 들어온 원고의 가제는 ‘책방지기의 태도’였다. 저자가 어른을 위한 그림책 전문 서점 ‘카모메’를 5년째 운영한 이야기다. ‘책방지기’의 관점으로 썼지만 ‘좋아하는 일’에 대한 태도로 읽혔다. 흔히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이 편안하고, 좋아해서 시작했지만 맞지 않을 때도 많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만족하기가 얼마나 힘든가? 무슨 일을 하든지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를 제목에 담고 싶었다. 제목을 정하자 저자는 길지 않냐고 걱정했다. ‘합니다’는 끝나는 느낌이었다. ‘하며 삽니다’를 소리 내어 말할 때 흘러가는 느낌이 좋았다. 길어도 괜찮다. 서민경(호호아)

 


『하우 투 딴짓』

조재형 저 | 북스톤 


다양한 책 제목만큼 책 제목이 태어나는 장소(순간)또한 다양하다. 저자와의 카톡 대화창부터 회의실, 퇴근길 택시, 베스트셀러 매대 앞까지, 제목의 신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이번 제목은 ‘딴짓’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었다. 딴짓을 내세우자니 철 지난 유행처럼 들렸고, 사이드 프로젝트라 쓰자니 어울리지 않는 옷 같았다. 이번 책 제목은 딴짓 하는 순간에 찾아왔다. 제목이나 카피가 떠오르지 않을 때 한강을 달리곤 하는데, 그날도 재택근무를 하다 무작정 뛰쳐나갔다. ‘역시, 딴짓도 자꾸 해야 느는 법이지’라고 생각하던 중 제목이 머리를 스쳤다. 제대로 딴짓 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하우 투 딴짓』은 그렇게 태어났다. 김은경(북스톤)



『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저/이소담 역 | 미디어창비 


"최애가 불타버렸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이다. 온라인상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에이전시 소개로는 '나의 우상'이었다가, 번역가 이소담 선생님을 거쳐 '최애, 불타다'로 가제를 잡았다. 2021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일본에서는 이미 아이콘이 되어버린 99년생 작가 우사미 린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으로 원제를 살리고 싶었다. ‘불타다’, ‘타다’보다는 ‘타오르다’의 어감이 무대 위에서 빛나는 아이돌과 그들을 향해 환성을 지르는 팬들에게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웹소설 풍으로 ‘내 세상에 중심은 너야’ 같은 제목도 떠올려봤으나…… 얼마나 다행인가). 이지은(미디어창비)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세상 모든 일에 “궁금할 수 있잖아요!”를 외치는 저자가 익숙한 주거 공간을 생물학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독자는 어떤 이야기를 가장 궁금해할까? 그렇게 ‘아파트 생물학’이라는 제목이 출발했다. 소나무, 고양이와 같이 친숙한 생물에서부터 아메바, 지의류 등 기묘한 생물에 이르기까지 비인간 주민들의 삶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저자 특유의 쾌활함과 엉뚱한 상상이 녹아 있어 자연스레 몰입을 더하므로 ‘곽재식’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기하고도 사랑스러운 세계의 풍경이 일상에 스며들기를 바라며. 이인선(북트리거)



『남편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박승준 저/강승연 그림 | 오르골 



저자가 정한 가제는 “나는 요리한다 고로 존재한다”였다. 주방 일을 하며 존재감을 찾는다는 상징성은 좋지만 무거웠다. 원고를 읽으며 상상한 ‘귀여운 라떼 아저씨’가 온데간데없는 느낌이랄까. 더욱이 은퇴자가 구입하기보다 아내와 딸이 선물할 확률이 높은 책이라 중년 친구들에게 물었다. “고마웠어. 앞으로 식사는 내가 책임질게!”란 말을 가장 듣고 싶다는 전업 주부의 답변. 실마리를 찾았다. 주방 일에 지친 주부들의 소망, 남이 해주는 밥. 그 중에서도 남편이 해주는 밥이라면? 이렇게 생활 밀착형 제목은 탄생했다. 자, 찬바람 불기 전 아버님 댁에 이 책 한 권씩 놓아 드리시길. 박혜련(도서출판 오르골)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오늘의 책

나의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좋을 단 하나, 사랑

임경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주인공의 일기를 홈쳐보듯 읽는 내내 휘몰아치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그 마음을 멈추지 못하는, 누구나 겪었을 뜨거운 시간을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표현해낸 소설.

매혹적인 서울 근현대 건축물

10년째 전국의 건축물을 답사해온 김예슬 저자가 서울의 집, 학교, 병원, 박물관을 걸으며 도시가 겪은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도시의 풍경이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당신의 시선을 세상으로 향하게 해줄 것이다.

2024 비룡소 문학상 대상

비룡소 문학상이 4년 만의 대상 수상작과 함께 돌아왔다. 새 학교에 새 반, 새 친구들까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처음’을 맞이하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섬세한 시선이 눈부신 작품. 다가오는 봄, 여전히 교실이 낯설고 어색한 친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전한다.

마음까지 씻고 가는 개욕탕으로 오시개!

『마음버스』 『사자마트』 로 함께 사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김유X소복이 작가의 신작 그림책. 사람들이 곤히 잠든 밤, 힘들고 지친 개들의 휴식처 개욕탕이 문을 엽니다! 속상한 일, 화난 일,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음까지 깨끗히 씻어 내는 개욕탕으로 오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