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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 냥이들에게 건네는 사랑 고백

『고양이가 제일 좋아』 김규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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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아버지 등허리 위에서 고양이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지요. 대를 이어오는 고양이 사랑이 그림으로 녹아 나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져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2021.10.13)

작업실에서 모냐와 함께

『고양이가 제일 좋아』는 친절하고 상냥한 설명과 포근한 그림으로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김규희 작가는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의 아버지는 시사만화가로 최장수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고바우영감’의 작가, 김성환 화백이다. 작가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밀려올 때마다 아버지와 연결된 고양이 그림을 그리며 위로받고, 치유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듯하다.



드디어 『고양이가 제일 좋아』가 나왔습니다. 이번 책은 작가님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되는 책이기도 한데요, 출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래대로라면 2020년 봄에 출간됐어야 합니다만(2020년 1월호 월간 ILLUST 잡지사와의 인터뷰에도 그렇게 소개되었었습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1년 6개월이 지나 뜨인돌출판사를 만나서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어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고양이가 제일 좋아』는 저의 두 번째 고양이 그림책으로 ‘모냐’를 만난 소회와 다짐 같은 책이며, 수묵 담채화 기법으로 반려묘에 대한 사랑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고양이를 한 마리 두 마리 그리던 중, 세 번째 고양이를 그린 날(아침 일찍 일어나 책상에 앉아 ‘버미즈’를 그렸어요) 11시경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거기서 끝냈다면 이 작업은 아마 고양이 세 마리까지만 남겨졌을 거예요. 아버지 돌아가신 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절 괴롭혔는데, 해결해야만 되는 문제들이었고, 시간이 필요한 고통이었어요. 그저 견뎌내는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을 치르고 난 후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고양이를 한 마리 두 마리 더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어려서부터 고양이와 함께 살 수 있었던 집안 환경의 경험이 기초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셨거든요. 70년도와 80년도에 걸쳐 시사만화를 그리시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고양이 그림을 그리면서 해소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당시에 고양이 동양화를 많이 그리셨어요. 그림 그리는 아버지 등허리 위에서 고양이가 잠들어 있는 모습도 보았지요. 대를 이어오는 고양이 사랑이 그림으로 녹아 나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져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책은 크게 그림 동화와 고양이 도감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쓰게 된 동기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세대 공감‘을 키워드로 동화책 작업을 구상하던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슬픔을 삭이는 방법으로 스케치나 아무 계획 없이 한지 위에 한 마리씩 그렸어요. 아무 의도도 목적도 없이 그리고 싶은 걸 그리면서 모든 것을 잊고 싶고, 현 상황을 벗어나고픈 그러나 그럴 수 없기에 견뎌낼 저만의 방법이었나 봅니다. 계속 스무 마리 넘게 그릴 때까지 아무 내용도 이야기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고양이만 여러 마리 그려져서는 책이 되기에 부족했으므로, 그림책 작가 이윤민 선생님의 조언에 힘입어 이야기를 첨가해서 도감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책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다양한 종류의 고양이들이 많지만, 내가 책임질 단 한 마리의 고양이와의 교감과 정서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2018년 아버지가 그린 모냐와 고바우

책에 나온 고양이 중에서 ‘모냐’는 실제로 작가님이 기르는 반려묘이기도 합니다. ‘모냐’ 말고 작가님과 함께 사는 사랑냥이가 또 있나요? 동화에 그려진  ‘모냐’와의 만남이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신 것인지, 아니면 상상으로 이야기를 만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모냐’보다 먼저 만난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 친구 이름은 ‘멀로’인데요. 페르시안 친칠라 고양이예요. 두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가족이 된 고양이 모냐와 멀로』(살림어린이) 그림책으로 만나 볼 수 있답니다.


잠든 모냐와 멀로

페르시안 친칠라 멀로와 삼색이 모냐

‘모냐’와 ‘멀로’는 이렇게 사이가 아주 좋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이전 책에서 ‘모냐’와 ‘멀로’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실제로 다루다 보니 이번 책에서는 제 이야기와 주변 이야기들을 각색해 구성을 했어요. 자료 조사를 하면서 각종 소식을 통해 고양이를 키우게 된 집사님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는데 전부 다 다른 사연과 다양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고양이를 만나는 40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여러 가지 뭉클한 사연들과 나의 이야기들, 무엇보다 몽글몽글 봄을 닮을 고양이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접점들을 찾으면서 『고양이가 제일 좋아』 이야기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 도감에 수록한 고양이를 세어 보니 모두 15마리더라고요.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매력적인 고양이들이 참 많은데요. 이 책에 수록된 고양이들은 어떻게 선별하신 걸까요? 작가님만의 기준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고양이 백과사전, 고양이 도감 등을 십 여권 이상 쌓아놓고 보던 중,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시각적으로 식별이 용이한 고양이들을 선별했어요. 고양이 종은 40여 종이라고 해요. 그런데 언뜻 보면 비슷한 외형의 고양이들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먼치킨과 스코티시 폴드는 외형적 구분이 확실하지만 해외 여러 고양이 학회에서 외형적 특성을 선천적 질병으로 분류하여 고양이 품종에 넣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리긴 했으나 책에선 뺐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수묵 담채화로 고양이 그림을 정성껏 그리셨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고양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고양이를 그리실 때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그리시나요? 

고양이와 교감을 해 본 분이라면 아시다시피 굉장히 사랑이 많은 애들이에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많은 사례들을 보면서 그들의 사랑스러운 표정과 동세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작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헤럴드디자인포럼 - 컨버스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작업 - 도네이션
하이디자인페스티벌 //blog.naver.com/kkhjjm/220064509192
도네이션작업과정 //blog.naver.com/kkhjjm/220061180101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가운데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다른 작품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2014년에 작가가 직접 그린 캔버스화를 다문화가정에 선물하는 프로젝트가 이었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신발은 노란색이었는데 받자마자 검정고양이의 눈동자 색깔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검정고양이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삼색 고양이의 재롱과 치즈 태비 고양이의 식빵자세도 함께 그려 넣음으로 소소한 재미를 표현해 보았습니다. 270사이즈의 신발이었는데 그분께서 신을지는 모르겠으나, 전달받은 가정이 잠시나마 기뻐해 주셨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책 속의 고양이 작업들이 작품들은 ‘책 속의 고양이’라는 시리즈 작업물입니다. 아무래도 관심사가 ‘고양이’다 보니 고양이 관련 도서를 많이 읽게 되는데요,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혹은 조연 고양이들을 그림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독후화(讀後畵)’라고 할 수 있겠죠?


로스트 볼 캣 작업

40여 종의 멸종 위기 동물 작업

‘로스트 볼(lost ball)’이라 함은 말 그대로 ‘잊혀져버린 공’인데요. 골프장 근처에 가면 쉽사리 주울 수 있는 골프 볼입니다. 그저 일회용처럼 혹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무심히 지나쳐버릴 수 있는 stuff에 길고양이들을 한 마리, 두 마리 그리다 보니 작은 공 하나하나에 소중함의 의미를 새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이 작업이 더 발전해 서울시에서 주관하고 동행숲 네트워크에서 주최하는 예술동물원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멸종 위기 동물 40여 종을 골프공에 그림으로 새기는 작업으로 재탄생되었답니다.

‘이 책을 보면 볼수록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어느새 15만이 훌쩍 넘었다고도 하는데요. 고양이 집사를 꿈꾸는 초보 집사들에게,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그리고 다음 활동도 기대가 됩니다. 계획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 독자들께 살짝 귀띔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고양이들도 사람처럼 전부 다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감정도 고통도 희로애락도 다 느낀다고 생각해요.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생명체에 대한 배려와 생명 존중의 씨앗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아 저는 계속 그림책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작업을 하면 할수록 또 다른, 더 많은 작업이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만들고 싶은 그림책이 많아요. 다음 작품도 기대해 주세요!


 



*김규희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 대학 강사 등을 거치면서 그림책 작가의 꿈을 키웠다. 지금은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고양이를 모티브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보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가족이 된 고양이 모냐와 멀로』, 『고양이가 제일 좋아』가 있다.



고양이가 제일 좋아
고양이가 제일 좋아
김규희 글그림
뜨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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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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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제일 좋아

<김규희> 글그림13,0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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