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12월 다섯째 주 이주의 싱글 - 비오, 문별, 라비

이주의 싱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경연 때의 청량하고 맑았던 목소리를 통화 음성처럼 먹먹하고 흐리게 중화한 믹싱은 논란을 부르고 있지만, 작위적인 강세나 고조가 없어서 좋다. (2021.12.29)


비오(BE'O), Counting stars (Feat. Beenzino)

올해 <쇼미더머니 10>의 최종 우승자는 조광일이었지만 그 못지않은 출세를 거둔 래퍼는 2000년생 신예 비오였다. 프로듀서의 간택을 고대하는 2차 예선 무대에서 부른 'Counting stars'가 대중의 눈도장을 포획, 삽시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일찌감치 성공을 예고했다. 밤하늘에 뜬 별처럼 영롱한 멜로디에 홀린 래퍼들이 커버 영상을 속속 공개하며 입김은 더 빠르게 번졌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노래의 정식 음원화에 힙합 팬들의 반응이 열성적이다.

양산되는 여타 싱잉 랩 노래들과 비교해도 'Counting stars!'라 치고 들어오는 후렴구는 강렬하다. 트렌디한 톤이 장기인 비오의 보컬이 귀를 사로잡고, 새 아버지를 향한 애정을 녹여낸 빈지노의 버스(verse)가 도시적인 분위기를 배가한다. 경연 때의 청량하고 맑았던 목소리를 통화 음성처럼 먹먹하고 흐리게 중화한 믹싱은 논란을 부르고 있지만, 작위적인 강세나 고조가 없어서 좋다. 로파이한 무드에 편안하게 젖어 들 수 있는 노래다.



 

문별, G999 (Feat. 미란이)

그룹 마마무의 멤버 문별이 미니 3집 발매를 앞두고 공개한 싱글이다. 중저음의 목소리로 세련된 트랩을 선보였던 전작 '달이 태양을 가릴 때 (Eclipse)'와 다르게 'G999'는 199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장르 뉴 잭스 윙을 빌려 더 가볍고 순수한 모습을 선보인다. 편곡과 후렴구의 가창 파트처럼 과거 작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싱잉 랩 등 최근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에 단순 고증이 아닌 재해석의 여지 또한 함께 열어둔다.

다만 이런 시도가 '추억 회상'을 뛰어넘는 감상 지점을 제공할 정도로 특별하진 않다. 곡이 뉴트로 유행의 막차를 탄 지금, 이미 소진된 당대의 화제성 또한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소. 반전을 일으키기엔 흐릿하게 빛이 바랜 빈티지 원료가 투박하다.




라비(Ravi), 애니 (Feat. 소연 ((여자)아이들))

아이돌 신에서 '자체제작'이란 타이틀을 선점했던 빅스의 멤버인 라비와 (여자)아이들의 리더 소연이 만났다. 메인 래퍼 포지션 외에도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을 병행하는 두 사람은 아티스트라는 이들의 교차점에서 시너지를 생성한다.

어릴 적 애니메이션 속에 살던 아이들은 이제 각자 위치에서 성사시킨 '철이 없던 기적'을 돌아본다. 힙합 기반의 펑크 록 요소를 장착한 날것의 선율이 뜨거운 젊음을 대변하고 그 위에 입혀진 랩은 패기로 가득하다. 올해를 강타한 더 키드 라로이와 저스틴 비버의 'Stay'가 스치지만 동심을 잃지 않은 순수한 메시지가 기시감을 상쇄한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