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의 서재소설가
다름 사람을 이해하는 것, 누군가의 고통을 상상하는 것, 나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것,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는 것, 지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리하여 결국 즐거워지는 것을 저는 거의 모두 책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책이 없었다면 저는 훨씬 시시하고 따분하고 고통스럽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 살았을 것입니다.
명사의 추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아고타 크리스토프 저/용경식 역이 책을 다 읽은 후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던 시간이 떠오른다. 그때 처음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던 것 같다.
그 모든 낯선 시간들로렌 아이슬리 저/김정환 역한 과학자의 내밀한 삶의 기록. 농밀한 내면의 기록을 읽다 보면 삶은 결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댈 수 없는 채로 흘러가지만 그래서 살 만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조지 오웰 저/이한중 역우리는 타인의 삶에 서투른 관찰자일 수밖에 없음을, 결코 그들의 삶과 처지와 형편을 ‘이해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 주는 책.
농담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삶은 필연적이고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우연적이고 충동적인 것 때문에 뒤바뀐다는 것을 통찰력 있는 문장으로 말해 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