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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김진나의 서재 작가

독서가 가장 즐겁게 느껴질 때는 책을 읽기 직전이에요. 도서관의 책장 사이에서 제가 모르는 수많은 책들을 바라볼 때. 제 앞으로 옆으로 뒤로 겹겹이, 조금씩 더 많아지며 뻗어나가고 있는 책들을 보면 저는 어디라도 언제까지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홀로 툭 터진 하늘 아래 서 있는 기분이에요.

 

요즘 제 관심사는 ‘재미’입니다. 놀기만 했던 어린 시절처럼, 오직 재미만을 위해 살았던 시절처럼 종일 뛰어다닌 몸 속에 무한히 흐르던 즐거움이 느껴지는 글을 쓰고 싶어요. 철봉에 거꾸로 매달리든 모래밭에 털썩 주저앉든 연을 날리든 무엇이든 하고 놀면서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와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만화』를 다시 읽으면서요.

 

최근에 펴낸 『디다와 소풍 요정』에서 디다가 안고 다니는 귀신 랜턴 인형을 봐 주세요. 디다가 소풍 가는 내내 안고 있는 인형의 표정을, 그 똑같은 표정을 장면마다 보고 있으면 마지막 그림에서 마음이 뭉클해져요. 인형은 여전히 똑같은 표정일 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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