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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노희준의 서재 소설가

휴가를 가서 해변이나 계곡 옆에서 책을 읽는 버릇이 있어요. 필요해서가 아니라 재밌어서 읽고 있을 때,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게 여겨지는 순간이지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알게 해주는 책 앞에서 겸허해지고, 저로서는 상상조차 못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소설 앞에서 불타오릅니다. 저에게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들을 좋아합니다.

 

금년에는 제주도와 강원도에 장기여행을 갈까 해요. 내년에 쓸 에스에프 내용이 지구는 감옥행성이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외계인의 음모라는 내용인데요, 덕분에 전생, 점성술, 종교, 우주, 디지털공간 등등에 대해 폭넓게 읽을 예정입니다. 겉보기에는 하등 상관없을 것 같은 책들을 두서없이 읽으며 나만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일을 즐깁니다. 다음에 쓸 장편소설이 이런 저의 독서습관에 딱 맞는 내용이어서 벌써부터 설레는 중입니다.

 

이번 소설 『깊은 바다 속 파랑』을 쓰면서는 해양생태계에 관한 책들과 잠수함 설계 및 유체공학 등을 다룬 책들을 함께 읽었지요.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읽지 않았을 책들을 읽을 때 평소와는 다른 재미를 느끼곤 해요. 외국의 여행지에서 입맛에 꼭 맞는 낯선 음식을 만났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깊은 바다 속 파랑』은 미래의 핵잠수함을 다룬 SF 소설이지만 동시에 젠더에 관한 소설이기도 해요. 지금의 사회가 무너지고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면 사랑의 개념도 바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만약 사후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살아남기>가 화두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서로를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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