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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노경실의 서재 작가

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먹고 마실 것, 입고 신을 것, 보고 듣고 만질 것, 그리고 갈 곳, 여기저기 얼굴과 이름을 내밀 곳이 무수히 많은 지금!”과 달리 나 어릴 적은 뭐든 배가 고픈 시절이었습니다. “육의 배, 영과 정신과 마음의 배“가 늘 고팠고, 언제나 탈탈 비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사주시는 명작 전집과 월간 어린이 잡지는 말 그대로 빵이요, 밥이며, 요즘의 피자요 치킨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거의 책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팠기에 재미를 훌쩍 넘어선 책을 먹고 마시고, 씹고 삼키고, 소처럼 낙타처럼 한없이 되새김질을 했습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 자신보다는 나의 독자들을 생각하며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말 그대로 북한만 제외하고 전국의 아이들과 엄마, 교사들을 만납니다. 나 어릴 적과는 너무도 다른 물질의 생태계가 이루어져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는 것을 몸서리쳐지도록 보고 듣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돈 가난’은 ‘인생 가난’이요, ‘존재 가난’처럼 되어가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들은 이 문제에 대해 민감합니다. 앞으로 120살 세대라는 데 겨우 15년 밖에 안 산 아이들이 자기 집의 가난, 배경 없음,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105년의 삶을 미련없이 포기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어찌 할 방도도 없습니다. 그런데 책을 꾸준히, 늘 읽는다면 역전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 짧은 지면에서 어찌 그 이유를 다 밝힐 수 있을까요?) 부자가 되는 역전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도 해석이 되고, 어느 경우에도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어떠한 형편에서도 세상을 부정하지 않는 힘, 뒤나미스를 자원으로 얻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책을 읽는다면 그 아이는 내일, 모레, 다음 주, 다음 해, 그리고 마지막까지 제 힘으로 인생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철들면서부터 평생 영혼의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가 어린이든 성인이든 AI시대에 더 피폐해지고, 강퍅해지며 비정해지는 세상살이 속에서 눈물이 뭔지는, 마음은 어떻게 생겼는지, 빵처럼 소중한 게 또 무엇인지는 생각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진정한 삶의 자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근작(『사는데 꼭 필요한만큼의 힘』 , 『천하대장군이 된 꼬마장승』)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이러니하게도 독자 대상도 확연히 다르고 장르도 다르지만 결국은 “사는 힘, 함께 사는 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돈과 학벌과 인맥, 심지어는 외모까지 꽉 찬 “스팩종합세트 한 박스” 없어도, 내가 나라는 게 부끄럽지 않고,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비굴하지 않은 사람의 힘이 무언지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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