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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윤이형의 서재 소설가


소설가 윤이형은 판타지와 SF를 넘나들며 복잡한 현실의 쟁점들을 예리하게 조망하는 작가다. 2005년 단편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셋을 위한 왈츠』『큰 늑대 파랑』『러브 레플리카』, 『작은마음동호회』, 중편소설『개인적 기억』, 청소년소설『졸업』, 로맨스소설『설랑』등을 펴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2019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아마 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5, 6살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동화책도 있긴 했지만 부모님이 집에 워낙 책을 많이 두셔서 어른들의 책을 이것저것 들춰보곤 했어요. 성인용 대중소설도 있었고, 가정의학대백과, 요리책, 서양화가들의 화집 같은 것들도 있었는데 저마다 물성이 달라서 독특했지요. 그때가 1980년대 초반이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과 특촬물을 콘텐츠로 만든 『로봇대백과』, 『괴수대백과』 등의 시리즈를 너무 좋아해서 달달 외우다시피 하며 읽었어요. 국민학교에 들어가서는 서울 사직동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에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책을 빌려 읽고 독후감도 쓰고 했어요.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인간은 가만히 있으면 한없이 편협해지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반드시 의식적, 정기적으로 자신이 머무르는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뇌에 넣어줘야 다른 이들에게 공감하고 헤아리는 능력이 고갈되지 않을 수 있어요. 저는 아이 엄마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행동반경도 좁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매우 부족해요. 그래서 일단은 생존을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읽어야 한다는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너무 즐거운 책을 만나면 해야 할 일들도 잠도 잊어버리고 계획을 전부 어그러뜨릴 정도로 책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현재 한국 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타자에 대한 불신과 혐오와 갈등이 어디에서 오는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가 지속적으로 저의 관심사입니다. 난민 문제처럼 여러 번 뉴스를 봤는데도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이슈에 관해 책을 읽고 관점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40대인 저에게 청년 세대의 문제들을 알려주는 책들도 읽고 싶고, 올해 읽으려고 계획했던 페미니즘 고전 이론서들도 읽을 생각이에요. 또 제가 아직 읽지 못한 많은 퀴어 문학들도 읽을 예정입니다.


 


최근작 『작은마음동호회』와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누구를 만나도 내면에 난 상처가 느껴지는 시간들인 것 같아요. 각박한 삶 속에서 무언가를 믿고 따라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요. 자신에 대해서도 자꾸 의심하게 되는데 정도가 너무 심해지면 고통스럽다고 종종 느낍니다. 자신을 믿기 힘들 때 그 부분을 채워주는 건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서로를 믿음으로써 서로를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작은마음동호회』를 썼습니다. 그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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