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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곤의 서재 소설가

소설가 김봉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와 동대학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Auto」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름, 스피드』가 있다. 2019년·2020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고등학생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문학의 재미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되게 엄격하고도 숨막히는 공간이었는데 자습시간이든 자유시간이든 책을 읽는 것은 허용됐어요. 물론 만화책은 안 되었고, 한국 현대문학은 제가 몰랐기에 일본 문학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숙사로 복귀하는 일요일 저녁, 엄마가 일하던 가게에 잠시 들렀다 정류장 옆에 있던 서점에서 책을 한 권씩 골라 학교로 돌아가는 게 리추얼이었어요. 돌이켜보니 그때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이 제겐 문학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였네요.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다른 어떤 예술작품을 감상하더라도 문학작품으로 얻는 것만큼 크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이건 이미 제가 돌이킬 수 없이 문학적으로 사고하고, 문학의 렌즈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 된 때문이기도 할 거예요. 예단할 수 없지만 제가 문학으로 받은 충격과 감동은 오직 문학으로만 갱신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어요. 다시 한번 까무러칠 만큼 좋은 작품을 찾는 것이 독서의 시간이고, 그런 작품을 만난다는 건 제가 다시 태어나는 경험과 비슷할 거예요.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요즘 저의 관심사는 여전히 사랑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가 써온 성애를 바탕으로 한 감정의 연장선이라기보다, 이것이 과연 사랑이 맞는가 싶은 네거티브한 감정들과 양태에 관심이 있어요. 무턱대고 제가 갖고 있는 믿음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고민하고 탐구하고 싶은 감정의 거의 모든 것이 프루스트의 작품에 있다는 생각이에요. 아마 올해는 시간이 나는 틈틈 프루스트의 작품을 탐독해볼 생각입니다.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 소설집이 오롯이 현재에 몰두한 소설이었다면, 『시절과 기분』은 과거로 되돌아갔다 다시 현재로 회귀하는 소설의 모음이에요. 지금의 나를 만든 유의미한 것들을 되돌아보는 작업이었달까요. 모든 소설은 일종의 회고 형식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어떤 회고는 꽤 용기가 필요한 작업인 듯도 합니다. 오래 거슬러올라갔다는 말은, 오래 미루어두었던 대면이기도 할 테니까요. 제 작업이 나 자신을 대면하는 것뿐 아니라, 독자 여러분의 한 시절을 마주하는 일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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