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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 13회 수상자 발표

안녕하세요 채널예스 담당자입니다.

<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 13회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대상

purespr*** <엄마의 등을 품고 있는 스웨터>


우수상

sualo*** <엄마의 편지>

rosa1***  <빈 화분을 보면 신입 사원 때가 떠오른다>

mandu0*** <캣폴 좀 옮겨 주겠니>


가작

fillthe*** <이건 버리고 저건 모으고>

sookiel***  <언제나 함께>

pencil*** <버리지 못하는 물건>

rhk0*** <리스본산 석고 방향제>

leaf*** <엄마의 책 편지>


김신회 작가의 심사평


이번 주제 ‘버리지 못하는 물건’에는 유난히 가족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관계인 만큼 버리지 못하는 물건에 대한 추억에도 남다른 깊이가 느껴졌어요. 그래서인지 유난히 내밀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아끼는 물건은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에게는 그저 낡은, 더는 가치 없는 물건일지라도 그 안에는 각자의 역사와 애정과 추억이 담겨 있으니까요. 뭐든 새로울수록 좋은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는 이 시대에,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엄마의 등을 품고 있는 스웨터>는 읽는 동안 잔잔한 영화 한 편이 재생되는 느낌이었어요. 춥지만 따뜻한 겨울 풍경도 생각났고, 동그란 등을 한 어머니와 스웨터까지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담담하고 단정한 문장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오히려 더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글입니다. 상황 안에 푹 빠져 주인공으로서 감정을 털어놓는 글이 아니라, 조금 먼발치에서 나와 엄마를 관찰하고 객관적으로 써 내려가는 듯한 문장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첫 번째 문단의 ‘엄마의 등은 늘 그 옷 안에서 바빴다.’ 그리고 ‘나의 뒷모습이 그 등을 닮고 싶지는 않았다.’라는 문장과 함께 ‘나는 엄마의 등을 보며 자랐기 때문이다.’가 들어간 문단이 얼마나 멋진지요. 차분하면서도 감정이 가득 실린 이 문장들에 가만히 밑줄을 그었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몰입감 넘치는 글이었음에도 결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문단 ‘이번 겨울은~ 닮아보고 싶어졌다.’가 없었더라면 더욱 여운이 남는 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그 전의 문장만으로도 글쓴이의 마음이 충분히 드러나니까요.

때로는 결론을 내지 않은 글이 독자로 하여금 더욱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합니다. 앞으로는 읽는 이에게 공을 넘기는 듯한 결말 쓰기를 연습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렇게 하신다면 더욱 감각적이고 여운이 긴 글을 완성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엄마의 편지>을 읽으며 이 이야기와 비슷한 상황에서 자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랬거든요. 먹고 사느라 늘 바쁜 엄마, 엄마의 상황을 잘 알면서도 차곡차곡 원망을 쌓아가는 나.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엄마는 늘 내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감정이 켜켜이 녹아있는 글이어서 절로 몰입이 되었어요. 저 말고도 많은 독자들이 비슷한 감정으로 이 글을 읽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엄마의 이야기를 할 때면 늘 감정 과잉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은 솔직한 감정이 살아있으면서도 전달력을 신경 쓴 노력이 돋보입니다. 그래서 글쓴이의 내밀한 이야기임에도 독자들 역시 공감할 수 있는 글입니다. 쓰는 이는 최대한 솔직해지고, 읽는 이 역시 그 솔직함에 공감하는 글이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좋은 에세이인 것 같습니다.

다만, ‘힘듦이 삶을 엄습해 올 때면 이를 악물면 된다.’는 마지막 문장에는 울컥하면서도 이제는 안 그러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글쓴이께서는 더 이상 이 악물지 않아도 힘든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가진 분이라는 게 느껴졌거든요.


<빈 화분을 보면 신입사원 때가 떠오른다>는 성장이 의심되는 작은 화분을 신입 사원에 빗대어 풀어간 흥미로운 글이었습니다. 저 역시 작은 화분을 바라볼 때마다 그 화분의 가능성보다 그걸 키우는 나라는 사람의 가능성을 점쳐보게 됩니다. 하나의 생명을 곁에 들이는 일은 그만큼의 각오와 기대와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몰라 애태웠던 신입사원 시절의 이야기를 공감대 있게 풀어내셨고, 그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 역시 글쓴이의 성장과 화분의 성장을 동시에 응원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엿한 일인분의 사회인이 되었음에도, 그 시절 자신을 꼭 닮은, 이제는 비어버린 화분을 차마 버리지 못하는 글쓴이의 감성 역시 정겹게 다가왔습니다.

글쓴이께서는 사소한 일상을 글 한 편으로 단단하게 엮어내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에세이는 드라마틱한 소재와 에피소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나를 둘러싼 작지만 소중한 물건과 감정, 그로 인해 얻은 깨달음을 공유하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그 빛나는 발견과 실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캣폴 좀 옮겨 주겠니?>는 자연스럽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문장을 통해 글쓴이의 글솜씨가 절로 느껴진 작품입니다. 상황에 대한 설명과 풍경에 대한 묘사, 그 안에 적절히 배치된 감정이 어우려져 각 문단이 몰입감 있고 그 뒷 내용으로 이끌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저 또한 독자가 되어 ‘그래서 다음은?’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저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반려동물을 통한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집 안에 늘어가는, 저의 취향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은 각종 물품에 한숨을 쉬기도 하구요. 그러면서도 어느새 저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한 생명으로 인한 행복과 기쁨을 느낍니다. 저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독자들이라면 ‘이 글 꼭 내 이야기 같네!’했을 것 같아요. 글을 다 읽고 나니 글쓴이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어졌습니다. 꾸준히 써주셨음 좋겠습니다.


<이건 버리고 저건 모으고>를 읽다가 자신의 부모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은 독자들이 있을까요! 어르신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데도 그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오신 걸까 싶어요. 그리고 그분들의 자녀인 우리 모습을 비교해 봐도 한 핏줄임에도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을 자꾸 실감하게 됩니다.

그 공감대 넘치는 소재를 잘 풀어 써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유머러스한 글 같아 웃음을 지었지만, 끝으로 갈수록 울컥한 부분이 등장해 어느새 엄숙해졌습니다. 글 한 편으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그걸 해내셨네요.

더불어 물건은 버려도 추억만은 모으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정리와 관련한 명쾌한 해답을 발견한 것 같아 마음이 상쾌해졌어요. 글쓴이의 부모님 이야기는 이것 말고도 무궁무진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부모님 이야기가 글쓴이의 에세이 쓰기에 좋은 소재들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언제나 함께>는 내내 축축하면서도 어쩐지 모르게 강한 힘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반려견을 잃고 아이가 입던 옷을 쉬이 버리지 못하는 마음에 저 역시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늘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이를 그리워하며 지내는 글쓴이의 모습이 몇 년 후 제 모습인 것 같아 마음이 아렸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슬프기만 한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보낸 세월, 그동안 쌓아온 좋은 추억들이 같이 등장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글 구석구석 아이에게 받은 사랑과 애정도 가득 느껴집니다. 먼저 떠난 아이를 생각하며 일상에 힘을 낸다는 글쓴이의 용기가 전해지는 글이었습니다.


<버리지 못하는 물건>을 읽으면서 글쓴이의 자녀분들이 얼마나 부럽던지요. 만약 제 어머니가 제가 어렸을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를 소중하게 간직하는 분이라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마구 샘솟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분이었지만 ‘우리집 공간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하셨다는 부분에서 제 속이 다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쿨한(!) 분임에도 아이들이 입었던 배냇저고리를 세심하게 관리하고 보관한다는 문단에서는 뜨거운 애정이 느껴졌어요.

단순히 물건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추억과 사랑도 잘 표현해주셔서 전체적으로 훈훈한 글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글 한 편이 자녀분들에게는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쉽게 버리지 못하는 물건 중에는 여행지에서 사 온 물건들이 꼭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스본산 석고 방향제>는 공감대를 자극하는 글입니다. 이미 효용을 다한, 낡고 보잘것없는 물건이지만 그걸 볼 때마다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소환되는 기념품을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으니까요. 특히 요즘같이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시대에 글쓴이가 고이 간직한 그 석고 방향제는 언제든 글쓴이를 낯선 여행지로 데려다줄 것만 같습니다.

특히 글 중에 ‘생활고형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서글프면서도 위트가 느껴졌달까요. 앞으로 이러한 감각적인 문장 쓰기를 시도하신다면 글쓴이의 글이 더욱 발랄하고 개성 있어질 것 같습니다.


<엄마의 책 편지>는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솔깃할 만한 소재를 다정하게 풀어쓴 글입니다. 독서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분들에게도 남다른 팁을 전달해주는 글이었어요. 책장을 펼치면 책 내용뿐만 아니라 엄마의 편지도 만날 수 있는 독서 시간을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지 절로 연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펼쳐진, 이미 시인 같은 아이의 귀여운 말들이 글에 포인트가 되어주었습니다. 다음에는 아이와의 대화를 소재로 글 한 편을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 아이와 어른 모두 웃음을 지을, 귀엽고 따뜻한 이야기가 완성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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