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 짙은 문장으로 수많은 SNS 독자를 사로잡은 서주한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 찰나에 사라지는 사랑과 이별, 내적 성장의 순간을 포착해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당신이 느끼는 어지러운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다면, 여명이 깃든 새벽까지 불안으로 뒤척이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얼마나 지냈는지보다 얼마나 진했는지가 중요한 거지』는 때로는 담담한 어조로 때로는 처절한 어조로 당신의 마음 깊은 곳에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짙어지고 옅어지기를 반복하며 사랑과 이별에 휩쓸리고 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온전히 받아들이고 한 발짝을 내딛는 단단한 마음’이 아닐까. 작가의 글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찬란하게 빛나고 지독하게 앓았던 우리의 마음이 더욱 단단해진다.
제목을 보면 언뜻 말장난 같은데 다시금 되새기게 되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제목의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참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제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시더라고요. 제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제목의 의미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 같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그 사람과 함께했는지보다 얼마나 좋은 시간을 그 사람과 함께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관계에 있어 시간보다 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본문 곳곳에 ‘지나다/진하다’, ‘알다/앓다’, ‘미루다/마르다’와 같이 유사한 발음을 지닌 단어를 활용한 문장들도 숨겨 두었는데요. 언뜻 말장난 같지만 저마다의 사유를 불러오는 특징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계정 속 글을 엮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라 들었는데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릴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글을 올릴 때 신경 쓰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통일성’입니다. 예전부터 써 왔던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글을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꽤 오래전부터 감정에 대한 글을 써 왔던 만큼 독자들도 저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시간’입니다. 글을 쓰는 시간과 인스타그램에 글을 업로드하는 시간을 특별히 신경 쓰고 있어요. 글은 주로 저녁에 쓰고 그것을 새벽에 업로드하곤 합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은 아무래도 가장 감성적인 시간대일 것이고, 제가 쓴 글은 가장 감성적인 시간대에 큰 공감을 불러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연의 구분’입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작은 사진 안에 글을 담아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독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글이 보일지도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편안한 호흡으로 읽을 수 있고 보기에도 군더더기 없도록 연을 구분하며 글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항목을 늘 염두에 두면서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있어요.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유독 글을 읽고 ‘위로받았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번 책에서는 독자들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고 있나요?
이번 책에서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래서 ‘위로받았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은 처해 봤을 법한 내적 또는 외적 상황 속 이야기를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짧은 문장으로 압축해 표현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챕터 ‘한 문장으로도 우리는 충분하지’에서는 좀 더 직설적인 문장으로 위로를 전하고자 했어요.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제 마음을 마지막 챕터에 듬뿍 담아 두었기 때문에 저도 자주 펼쳐 보곤 합니다. 부디 이런 제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이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반대로 작가님도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을 텐데요. 그럴 때는 어떤 방법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는지 궁금해요.
저는 주로 제 곁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습니다. 제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과는 별개로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로 다가옵니다. 이따금 마음이 많이 힘들 때는 고즈넉한 새벽에 긴 산책로를 걸으며 잔잔한 노래를 듣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걷다 산책로의 끝에 다다르면 조금은 차분해진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위로가 필요한 그 순간의 제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에 늘 적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러한 점이 제가 펜을 든 이유가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글쓰기는 제 감정을 들여다보는 방법,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농도’가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이잖아요. 키워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문장은 무엇인가요?
‘한 문장이라도 충분한 것이다. 너와 내가 담긴 것이라면.’이라는 문장이 떠오릅니다. 너와 나라는 사실만으로 두 사람은 이미 충분히 진한 관계, 농도가 짙은 관계임을 말해 주기 때문이에요. ‘농도’가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함께 보낸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따금 이불을 껴안으며 작은 눈물을 터뜨리는 이들에게 한마디 건네주신다면요?
슬픈 마음은 어떠한 위로를 받아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차올라 있곤 합니다. 위로라는 것은 슬픈 마음을 완벽하게 치료해 주는 역할보다는 잠시 억눌러 주는, 가벼운 진통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슬픔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그 시간을 버티기 힘든 모든 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우리 앞으론 꼭 꽃길만 걸어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무려 5년이나 지나서 책을 출간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책을 출간한 소감은 어떤지, 앞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글을 전하고 싶은지 말씀 부탁드려요.
꽤 오래전부터 글을 써 왔지만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빠르게 책을 출간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기도 하고, 문득 출간 작가라는 사실을 신기해하기도 합니다. 예전부터 꿈꿔 왔던 상황인데, 이 상황을 온전하게 느끼지 못하는 제가 둔감한 것만 같습니다. 다만 요즘 매일매일이 행복한 것은 맞습니다. 그 또한 많은 분들의 축하 덕분이겠지요.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쩌면 저는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주제를 다루며 독자 여러분에게 짧을 글들을 보여 드리겠지요. 다만 비슷한 주제 속에서도 여러분에게 더욱 깊은 위로를 전할 수 있도록 매일 생각하고 또 고민할 것입니다. 항상 저에게 찾아와 따뜻한 위로를 남겨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 글로 위로를 받았다는 분들 덕분에 저도 위로를 받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마음을 나누며 함께 우리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좋겠습니다.
*서주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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