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불안한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림책 『잠이 달아나는 이야기』 | 예스24
잠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잠은 달아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불 속에서 조용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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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북스 그림책 창작 클래스 ‘그림책그림’의 우수 작품 『잠이 달아나는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잠이 달아났어.”라는 한마디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깊은 밤, 잠을 찾겠다며 집을 나선 수아는 부엉이와 토끼, 곰 등 각자의 이유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동물 친구들을 만난다. 이 작품은 잠을 찾으러 가는 모험이지만, 결국 ‘애써 찾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마음에 닿는다. 우리가 붙잡으려 애썼던 것들이 사실은 이미 가까이에 있었음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메시지를 설명하기보다 장면과 대사의 흐름 속에서 그 감각을 함께 느끼게 만드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경화 작가는 푸른 밤의 빛을 겹겹이 쌓아 올려, 어둠 속에서도 온기가 사라지지 않는 밤을 그려 냈다. 거친 붓질 위로 번지는 따뜻한 색감이 긴장과 안정을 오가며 이야기의 호흡을 만들어 낸다. 특히 밤에서 아침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자연의 순환과 마음의 회복을 보여 준다. 『잠이 달아나는 이야기』는 아이뿐만 아니라 불안한 밤을 보내는 어른에게도 조용히 손을 내미는 다정한 그림책이다.

『잠이 달아나는 이야기』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림책그림’ 클래스의 우수 작품으로 독자분들께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더욱 뜻깊습니다. 작가님이 쓰고 그린 첫 그림책이기도 한데요. 한 권의 그림책으로 완성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오랫동안 마음에만 두고 있던 이야기를 비로소 꺼내 놓게 되어 설레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첫 책이라 부족한 점도 보이지만, 그만큼 애정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잠을 이루지 못하던 밤에 떠오른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씨앗이 된 이야기를 가지고 ‘그림책그림’ 클래스에서 합평을 거치며 천천히 다듬어 나갔습니다. 

그동안 저는 원고를 받아 작업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 왔습니다. 설명적인 그림에 익숙했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글이 다 담아 내지 못하는 감정을 그림 안에 녹여 내고 싶었습니다. 글과 그림이 서로 보완되며 조금 더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책을 처음 마주하면 가장 먼저 표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정말 잠이 정말 달아나는 것 같은 장면인데요. 표지를 구성할 때 어떤 장면을 떠올리셨고, 어떤 부분을 고민하셨나요?

표지에서는 잠이 달아났을 때 느껴지는 불안함과 궁금증을 먼저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이 달아난 순간은 결코 편안한 상태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사선 구도를 많이 사용했고, 감정이 느껴지도록 화면에 속도감을 더했습니다. 인물이 안정적으로 서 있기보다는 어딘가 숨어 있는 모습을 통해 마음의 흔들림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 내지에서 포인트로 사용한 붉은색을 표지에서는 과감하게 전면에 두었습니다. 전체 결이 달라 보이지 않으면서도 시작 장면이라는 인상을 분명히 주고 싶었습니다 표지에서부터 속표지까지 감정이 이어져 잠이 달아난 수아의 표정이 더욱 또렷해지는 효과를 기대했어요. 독자들이 표지를 보는 순간, “어? 잠이 정말 달아났네?” 하고 직관적으로 느끼기를 바랐습니다.

 

 

잠이 오지 않던 밤의 경험이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잠이 달아났다고 느낄 때 작가님은 실제로 어떻게 하시나요? 잠을 찾으러 나서는 편인가요, 기다리는 편인가요?

예전에는 잠이 오지 않으면 ‘왜 잠이 안 올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곤 했습니다. 저는 불안한 감정과 생각을 멈춰 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불안을 생각하며 만든 책이기도 하고요. 밤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낮에 있었던 안 좋았던 기억도 되살아나게 합니다. 환경은 고요한데 머리는 오히려 바쁘게 움직이더라고요. 실제로는 침대 조명을 낮춰 놓고 거실로 나갑니다. 그러다 잠이 다시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이불 속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불을 덮은 채 나를 위해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이 책에는 부엉이, 토끼, 곰, 뱀 등 여러 동물 친구가 등장합니다. 함께 잠을 찾는 장면에 어떤 의미를 담으셨는지도 들려주세요.

부엉이는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을, 토끼는 빨간 눈을, 곰은 배가 고픈 것을 ‘못 자는’ 키워드로 삼아 저마다 잠들지 못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는 잘 때 한쪽 눈을 뜨고 보초를 서듯 잠을 자는 ‘반구수면’을 표현했습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결국 모두 불안한 밤을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나만 힘들다고 느끼지만, 알고 보면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놓이곤 합니다. 그래서 수아가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걷고 뛰게 하고 싶었습니다. 함께하는 밤은 조금 덜 외로울 테니까요.

 

모든 장면이 의미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요?

보아뱀의 뱃속 장면입니다. 『어린 왕자』의 한 장면을 오마주했습니다. 어른들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모자라고 하지만, 어린 왕자는 코끼리를 삼켰다고 하지요.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잠을 자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잠은 오히려 더 찾기 쉬운 대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그린 장면이어서 애정이 더 가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은 거친 붓질로 표현했음에도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이번 책에서 색과 명암 등 밤의 분위기를 표현할 때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채색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듬어 나갈수록 그림이 경직되는 것 같아, 일부러 속도감 있게 면을 채웠습니다.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식으로요. 그렇게 해야 익숙한 습관에서 벗어나 밤의 감각을 더 생생하게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라 완성 지점을 정하는 게 힘들었는데, 그 완성도를 메우기 위해 색에 더 신경 썼습니다. 화면이 지나치게 무겁지 않도록 흰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눈의 포근함과 더불어 여백을 살리는 데에도 효과적이어서 색이 더 선명하게 대비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노랑과 빨강을 사용해 온기를 더했습니다.

 

『잠이 달아나는 이야기』는 ‘아이의 밤을 안아 주는 잠자리 그림책’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히고, 어떤 책으로 남길 바라나요?

장면마다 수아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면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잠이 달아나 다시 양말을 신기까지의 힘든 마음을 입이 없는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부모가 없어 칭얼거릴 수 없는 아이들과 긴 밤 혼자 버티는 어른들을 대변하고 싶어 입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부모가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수아 혼자 씩씩하게 잠을 찾아 나섭니다. 기댈 곳이 없는 이들에게도 이 책이 외롭게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이야기는 “잠을 찾으러 가자!” 하며 깊은 밤 잠을 찾으러 떠나는 수아의 여정이지만,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애써 찾지 않아도 괜찮아.”에 가깝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을 조금 가볍게 내려놓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덮은 뒤에도 온기가 남아 그 밤이 덜 외롭게 느껴진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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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저/<김미정> 역

출판사 | 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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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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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년 6월29일 프랑스 리옹의 몰락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해군사관학교에 입학 시험에 실패한 뒤 생크루아 미술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1세 때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위에 입관 되었으나 비행사고를 내고 예편되었다. 1920년 공군으로 징병되었다. 1921년 4월에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사가 되었는데, 이는 그의 삶과 문학 활동에 큰 시발점이 되었다. 제대 후에도 15년 동안이나 비행사로서의 길을 걸었다. 1926년에는 민간 항공회사 라테코에르사에 입사하여 우편비행 사업도 하였다. 1923년 파리의 회사에 회계사로 입사하면서 시와 소설을 습작하다가 트럭 회사의 외판원으로 다시 입사한 후 틈틈이 비행 연습을 한다. 1929년 장편소설 『남방우편기(Ourrier sub)』로 작가로 데뷔하였다. 두 번째 소설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상을 수상, 이후 『인간의 대지』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였다. 『인간의 대지』는 같은 해 미국에서 『바람, 모래와 별들』이라는 제목으로 영문판이 번역·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40년에 나치 독일에 의해 프랑스 북부가 점령되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동화가 삶의 유일한 진실임을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던 생텍쥐페리는 이 시기에 『어린 왕자』를 집필했고, 1943년 미국 Reynal & Hitchcock 출판사에서 불문판과 영문판(캐서린 우즈 역)이 함께 출간되었다. 『어린 왕자』는 1946년 프랑스 Gallimard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어린 왕자』는 1935년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과정을 바탕으로 쓰였다.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 왕자』는 2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전 세계 1억 부 이상 판매되며 현재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 작품이다. 생텍쥐페리는 1943년에 프랑스로 돌아가 공군 조종사로 활동했으며, 194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군용기 조종사로 지냈다. 1944년 33비행정찰대가 이동하고 이미 5회의출격을 초과하여 8회 출격 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출격하기로 한 7월 31일 오전 8시 반, 정찰 비행에 출격한다. 대전 말기에 정찰비행중 행방불명 되었다. 1944년 7월 31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짐작한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회항하여 오는 길에 코르시카 수도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독일 전투기에 의해 격추당해 전사하였다고 한다. 유작 "성채I(tadelle)”는 이후에 친구들이 생텍쥐페리의 녹음본과 초벌 원고를 정리하여 1948년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