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젊은 작가 특집
예스24는 매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를 찾습니다. 올해는 3월부터 5월까지 젊은 작가 특집으로 총 16인의 작가를 만난 뒤 6월 15일부터 본 투표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4월에는 소설가 7인과 함께 이야기의 숲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은 소설의 첫 문장을 소개해 주세요.
「팍스 아토미카」는 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소설집에 마지막 순서로 수록된 소설입니다. ”나는 문 앞에 서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2년 동안 두 번째 책을 준비하면서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일 때가 많았습니다. 문이 열리는 날이 있고 안 열리는 날이 있습니다. 안 열릴 때는 두들기고 걷어차기도 하는데 그건 그것대로 소설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소설 속 인물이 있으신가요?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발표하고 2년이 지났습니다. 긴 세월은 아니지만 제 주관으로는 꽤 오래된 느낌입니다. 다 떠나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이 제 기대보다 많은 독자분들과 만났기 때문에, 제 인물들도 독자분들의 상상 속에서 자기 길을 잘 찾아 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인물 이름이나 성격은 어떻게 창작하시나요?
저는 연령, 직업, 국적, 성별 같은 일반적 조건들로 밑그림을 그리고, 약간의 개별적 인생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때가 많습니다. 이름은 필요하다면 짓지만 필요를 못 느끼는 때가 더 많은 듯합니다. 저는 이름을 묻지 않고 일어나는 일들, 무차별적인 일들에 더 관심이 많은 것도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고나 질병 같은 것들이요. 좋은 일로는 복권 당첨 같은 게 떠오릅니다. 복권에는 이름이 써져 있지 않고, 당첨은 어떤 성격에 대한 보상도 아닐 겁니다.
최근 일상에서 ‘문학적이다’라고 생각한 장면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동료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지난밤에 본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관해 대화 중이었습니다. 저는 화제성을 위한 섭외와 연출이 어떤 임계점에 가까워졌다고 느낀다고, 누가 다치거나 죽을까 봐 슬슬 ‘무섭다’고 이야기하면서 집게로 삼겹살을 뒤집었습니다. 노릇노릇해졌길래 ‘고기 다 익었다’라고 말했지요. 말해놓고 보니 이상하더군요. 예전에 개그콘서트에 비슷한 상황극이 있지 않았나요? 식당에서 이별 중인 연인이 ‘날 사랑하긴 했니’ 같은 말을 하다가 ‘볶음밥도 먹을 거야?’ 같은 말도 하는 식으로요.
주로 어디서 글을 쓰시나요?
몇 년 동안 집에서만 작업을 했는데 한두 달 전부터는 기분 전환을 위해 출근하듯 카페로 나가고 있습니다. 외출을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 심신의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듯합니다. 버스로 몇 정거장 거리 안에 작업을 할 만한 카페를 네 군데 알아두었는데요. 정류장에 가장 먼저 오는 버스가 데려다주는 곳으로 갑니다. 그날 어디서 소설을 쓰게 될지는 정류장에 나가봐야 압니다. 반드시 지키는 규칙은 아니라서 어떤 날에는 두 번째로 오는 버스를 타기도 합니다.
작업할 때 곁에 두는 영감의 도구가 있다면?
타이머입니다. 사진의 타이머는 집에서 쓰고, 카페에서는 윈도우즈에 내장된 타이머를 씁니다. 둘 다 30분마다 알람이 울리며 누적 시간도 기록됩니다. 집중력을 올리고 작업 시간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가장 큰 사용 목적은 건강입니다. 계속 앉아 있기만 하면 허리에 부담이 크고 혈액 순환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30분마다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합니다. 목과 어깨, 허리를 휘적휘적하지요. 스트레칭 루틴을 지키기 위해 저는 대형 카페를 선호합니다. 복도나 계단참에서 남의 눈에 덜 띄게 어슬렁거릴 수 있을 만큼 넓은 곳들이요.
김기태 작가의 영감의 도구
소설을 쓸 때 듣는 음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쉴 때도 이동할 때도 언제나 음악을 듣는 편이지만, 소설을 쓸 때는 아닙니다. 집중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가사나 멜로디가 없는 어떤 소음을 틀어둘 때는 종종 있습니다. 파도치는 소리, 비 내리는 소리, 어항에서 기포가 보글거리는 소리 같은 것들입니다. 요즘에는 기차 소리를 자주 틀어두고 있습니다. 도쿄의 지하철부터 스위스의 산악열차까지 세계 곳곳의 기차 소리를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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