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록: 기이한 이야기』는 전건우표 호러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밤의 이야기꾼들』의 후속작이다. 작가는 전작의 흥미로운 구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더 노련하고 탄탄해진 필력으로 ‘무서운 이야기’의 원초적 오싹함을 선사한다. 살인적인 폭염 속에 날아온 서늘한 답장, 『채록: 기이한 이야기』를 열어볼 시간이다.
『흉담』, 『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 『죽은 집에 관한 기록』 등 26년 상반기를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오셨는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원래도 여름철에는 바쁩니다. 여름 한철 한정, 가장 바쁜 작가라고나 할까요? 올여름은 더욱 바쁘네요. 여러 책이 출간되었고, 다들 반응이 좋아서 여기저기서 불러주시는 곳이 많습니다. 강의나 강연 등을 다니면서도, 본업, 그러니까 소설 쓰는 일은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
이번에 출간된 『채록: 기이한 이야기』는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출간 이후 12년 만에 나오는 속편입니다.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으신데요. 어떠신가요?
“나, 살아남았다!” 솔직히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데뷔한 지 18년, 첫 장편 『밤의 이야기꾼들』이 나온 지 12년, 그 긴 시간 동안 소설가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합니다. 비록 제목은 달라졌지만, 『밤의 이야기꾼들』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이 이 작품도 다시금 찾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채록: 기이한 이야기』에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격의 이야기를 빼면 총 여섯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딱 한 편을 추천한다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한데요.
저는 「원」을 추천합니다. 누군가를 저주하고, 누군가에게 원한을 품는 일에 대단히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이런 감정이야말로 호러 장르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원」의 주인공은 어떻게 보면 그리 큰일이 아님에도 누군가를 저주하려 합니다. 크나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원한의 마음이 어디서 생겨나고, 그 종착지는 어디인지 생각해보시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겁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모두 매력이 있었지만, 책을 덮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풋잠」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기이하면서도 따뜻함이 남는 이야기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떻게 시작된 이야기인가요?
「풋잠」은 제가 가끔 쓰는 ‘힐링 계열’의 작품입니다. 호러는 여러 장르와 조합이 좋은데 가끔은 이런 드라마와도 결이 맞죠. 몇 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남겨지셨습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아버지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그걸 볼 때마다 어머니는 여전히 아버지와 함께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런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낸 게 바로 「풋잠」입니다.
‘밤의 이야기꾼들’을 취재하러간 ‘나’가 풀어놓은 「낯익은 이방인」은 이야기 속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근래 제가 읽은 메타픽션 중 최고였습니다”. 최근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흉담』도 그렇고 호러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기이한 경험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요.
네. 어쩌다 보니까 사특한 일을 자주 겪게 됩니다. 저는 지극히 계획적이고 나름 이성적인 인물인데 그걸 아득히 초월하는 경험과 마주하게 되면 차근차근 쌓아온 이성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리죠. 그런데 전 이걸 오히려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용어로는 ‘업계 포상’이라고 하죠! 제가 겁이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기이한 일을 겪을수록 쓸 이야기가 많아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만 이런 걱정은 하죠. 언젠가 내가 겪는 일이 근처에만 머물지 않고 전건우라는 인물 깊이 들어온다면…… 그러면 과연 제대로 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아니, 소설로 풀어낼 수 있을까?
살인적인 폭염입니다. 호러소설을 읽기에 딱 좋은 계절인데요.(웃음) 여름철 호러소설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가님만의 팁이 있다면 하나만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둡니다. 시원해야 해요. 그런 뒤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가져갑니다. 오로지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만 켜두는 겁니다. 다음이 제일 중요한데요, 꼭 방문을 조금만 열어두세요. 만약에 무언가가 당신에게 오고 싶어 한다면…… 그 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말이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채록: 기이한 이야기를』를 만날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채록: 기이한 이야기를』의 홍보에 열심히 활동할 생각입니다. 이 작품은 독자와 작가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독자인 내가 정말로 밤의 이야기꾼들에 참석해 이야기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읽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짜릿한 체험을 하실 겁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이 있기에 저는 또 다음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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