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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것을 쉽게 수혈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 『보통의 존재』 이석원

‘나 말고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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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아마도 3년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어 있을, 이번에 『보통의 존재』라는 첫 책을 낸, 그리고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걸출한 밴드의 리더 이석원과 함께한 짧은 시간의 기록이다.

이석원은 말이 또박또박하다. 우선 발음이 정확한데, 자신이 입 밖으로 꺼내고 있는 단어의 음절 하나하나를 꼭꼭 씹어서 말한다. 목소리도 참 좋아서, 그의 말은 마치 정교하게 짜여진 음악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듣는 사람의 귓속으로, 머릿속으로, 마음 안으로 스며든다.

또 이석원은 자신이 전달하려는 ‘무엇’을 정확하게 말하고자 애쓴다. 이 말은, 이석원은 ‘무엇’의 본질에 대하여 열심히 알려고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책을 읽는 기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책을 읽는 것이 저한테 왜 이렇게 기쁨을 주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세상으로부터의 도피 때문인지,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그 모든 것 때문인지……. 명확하게 결론은 안 났습니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 (대상의 본질을 알기 위해,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그의 책 『보통의 존재』 「세잔」 편에 나오기도 한다.)

그의 말을 들으며 가진 느낌은 신기하게도 그를 만나기 전
『보통의 존재』를 읽으며 받은 느낌과 비슷했다. 물론 『보통의 존재』에 대한 첫인상은 이혼, 가족,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시절 등 개인적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는 ‘솔직성’에 대한 놀람이었지만, 점점 책을 읽어나갈수록 놀람은 ‘감탄’으로 바뀌었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든 참으로 편하고 자연스럽게 읽히고 받아들여지도록 쓰였다는 점, 또 원래 타고난 감수성과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에서 기인했을 섬세한 관찰력, 그리고 개인적 경험을 우리 모두의 경험으로 끌어올리는 통찰력 때문에…….

그저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그가 매우 치밀하고 세밀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흠뻑 빠진 인터뷰어는, 그를 잘 알고 있다는 착각마저 생겨 그를 인터뷰하러 가는 길이 마냥 설렜다. 마치 온라인에서 만나 호감이 생긴 이성을 만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다음은 아마도 3년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어 있을, 이번에
『보통의 존재』라는 첫 책을 낸, 그리고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걸출한 밴드의 리더 이석원과 함께한 짧은 시간의 기록이다.


책 나오고 누가 제일 기뻐했나요?

저 자신이 제일 기뻐한 거 같은데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도 기뻐해 줬구요.

어머님은요?

책 많이 팔렸느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웃음)

책 반응이 매우 빠른 것 같습니다. 신보가 나올 때보다 반응이 더 빠른 것 같은데, 이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어떠세요?

저는 너무 좋죠.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낸 책이 아니기 때문에 저를 모르는 사람이 독자가 되기를 꿈꾸면서 책을 냈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사연이 오거나 하면 너무 행복하죠.

홈페이지에 쓰셨던 글들을 모아 책이 나온 겁니까, 아니면 새로 글을 쓰셨습니까.

많다, 적다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 쓴 글이에요. 일기가 베이스가 된 것이 아니고 나중에 일기는 부록처럼 덧붙였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일기와 겹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고, 제가 조각조각 필요할 때마다 쓴 부분이 있어요.

인터뷰를 하러 오면서 마치 데이트하러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책에 담으셔서 그런지, 책을 다 읽으니까 마치 ‘내가 이석원을 잘 알고 있구나.’라는 착각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정작 작가 본인은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털어놔서요.

제 책의 「트루먼 쇼」라는 글에도 있는데, 저는 이 세상이 진짜 세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가 죽었을 때 진짜 세상이 열릴 것이다……. 사실은 쇼였고, 연극이었고, 이제부터 진짜 세상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느끼는, 제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세상의 슬픔, 모순, 이런 것들이 정말 현실에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계속 가지고 살아왔거든요. 이게 정말 진짜라고 생각하면 못 털어놨을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거야, 다 비슷할 거야.’ 이런 생각 때문에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쓰는 과정이 어떠셨나요? 자신에 대해서 되돌아볼 수 있었던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을 거 같은데요.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제가 잊고 있었던 감정이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서 아픈 게 새록새록 나왔던 순간도 있었고, 또 이것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상처를 치유받았다고나 할까요? 독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아픈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쓸 수 있었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글을 쓰면서 스스로 치유받았던 거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랬나요?

친구가, 가장 소중했던 친구가 몇 년 전에 죽었어요. 몇 년 동안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슬퍼하고 분노하고 그랬는데, 책을 쓰는 동안 서른여덟 살이라는 제 인생의 전환점을 지나면서 제가 깨달은 것이, 친구를 잃어버려서 슬퍼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어요. 저라는 사람은 항상 젊음의 시기가 지나가는 것을 안타까워만 했지 잘 늙는 법, 어떻게 살아야지 죽음을 맞이했을 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책에 작가 소개를 ‘나이 탐험가’로 하셨는데, 그런 의미인가요?

제가 서른여덟 살에 개인적으로 큰 사건이 있었는데, 그때 일을 계기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변했어요. 그 전에는 왜 이렇게 아플까, 내 젊은 좋은 날들이 왜 이렇게 빨리 가버릴까,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픔을 생각했다면, 그때부터는 ‘앞으로 다가올 내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생각을 하니까 그 나이에 대해서 더 소중해지고 탐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예요.

책에도 보면 그 사건에 대하여 언급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책날개에 있는 “모든 것은 어느 날, 자신이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섬뜩한 자각을 하게 된 어떤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의 어떤 사건도 그 사건을 말하는 거잖아요. 말해 주실 수 없어요?

제가 다른 것은 다 밝혀도 그것만은 비밀이에요.(웃음)

책이 정말 편하게 술술 읽힙니다. 그런데 이런 글이 사실은 쓰기가 어렵거든요. 노력을 많이 하셨을 거 같습니다.

어떻게 아세요? 많이 고쳤어요. 정말 많이 고쳤어요. 제가 이 책에 있는 글들을 어떻게 썼냐 하면요, 이메일로 편지를 보냈어요. 나 자신에게나 가까운 친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게 거의 수천 통이에요. 한 꼭지당 그렇게 이메일로 몇 십 통을 보낸 것을 수정한 거예요. 시간으로 따지면 한 십 개월 정도 걸렸죠.

또 문장을 쓸 때 말같이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부러 출판사에 교정에 적용되는 규칙들을 이 책에는 적용하지 말아달라고 했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말할 때 ‘바램’이라고 하지 ‘바람’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끄적이다’라고 얘기하지 ‘끼적이다’라고 안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교정되어 왔을 때 펄쩍 뛰었어요. 출판사 설득하고 대화했죠. 제가 글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타인에게 말 걸기’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굉장히 신경 썼어요. 아무리 긴 글이라도, 열 페이지짜리 글도 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에 막힘없이 읽힐 수 있도록, 물 흐르듯이 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애를 썼어요. 또 표현에 있어서 감정의 정도는 최대한 담담하게……, 아무리 아픈 이야기라도 최대한 담담하게 기술하자, 그것이 오히려 깊고 오래 스며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출간 제의를 어떤 마음으로 수락했나요?

작년에 앨범 발매 하고 이상할 정도로 출간 제의가 많이 왔어요. 저는 제가 책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어서 별 생각 없이 있다가 저를 인터뷰하신 <페이퍼>의 황경신 편집장님의 글을 보고, 저를 참 따뜻하게 보고 있구나, 저를 잘 이해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것이 바로 글의 힘이구나, 이런 것이 글이라면 나도 써보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위로를 주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책을 내게 되었어요. 계기는 아주 명확합니다.

작년에 나온 5집 앨범 제목이 <가장 보통의 존재>였고, 이번 책 제목도 『보통의 존재』입니다. ‘보통의 존재’라는 말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이 책에서의 ‘보통의 존재’는 저이기도 하구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모두 가리켜서 한 말이기도 합니다. 특별함이라는 것이 세상의 소수만 누릴 수 있어서 특별한 거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의 존재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저이기도 하면서 사람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태어나고 살아가면서 보통의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 어렸을 때 ‘수건돌리기’ 같은 놀이를 할 때 한번쯤은 느껴봤을 감정들을 포착하고, 또 그런 감정의 의미를 성찰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감수성일 수도 있고, 또 관찰력이나 통찰력일 수도 있는데, 원래 타고 나신 부분인가요?

제가 그런 부분에서 원래부터 예민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좋았던 것이, 표현하는 수단이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음악도 있고 영화도 있고 사진도 있고……. 그런데 이런 것들이 잡아낼 수 없는 아주 미묘한 감정, 상황, 관계……, 이런 것들을 글로는 표현이 가능하더라구요. 제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해요. 잘하기도 하고……. 그래서 글로 표현하는 작업들이 재미있습니다.

음악과 글쓰기는 어떻게 다르나요?

너무 많이 달라요. 가장 큰 것은 글쓰기는 공동작업이 아니라는 것……. 저 혼자만의 작업이죠. 제가 음악을 15년 동안 해왔지만 재밌다거나 행복한 작업은 아니에요.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런데 글쓰기는 이상하게도 힘들어도 재밌고 행복하더라구요.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경험이었어요.

음악은 고생해서 작업해서 결과물이 나오면 지쳐서 당분간은 음악을 못 듣게 돼요. 악상이 떠오르지도 않구요. 그런데 책은, 책이 나온 후에도 계속 글을 쓰고 책을 읽게 되더라구요. 저한테는 놀라운 경험인 거죠.


음악보다는 글이 더 맞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말씀 드려야 하는 거죠? 맞아요.(웃음)

‘솔직한 것이 나를 가장 멋있게 꾸미는 방법’이라는 말씀을 책 속에서 하시기도 했지만, 그게 사실은 힘들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우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얼마나 콤플렉스가 심했으면 그랬겠어요. ‘차라리 마음 편한 쪽을 택하자.’였던 거 같아요. 그게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감추고 싶었던 것을 털어놨을 때의 해방감은 정말……. 어떤 부분에서는 남의 눈치를 안 봐도 되니까, 그 후부터는 감출 수가 없게 돼요. 남이 물어보지 않아도 어떨 때는 먼저 털어놓게 될 때도 있고……. 감추거나 꺼림칙하거나 구속받게 되는 기분을 이제는 참지 못할 거 같아요.

몇 살 때부터 그렇게 솔직해지셨나요?

얼마 안 되었죠. 어렸을 때는 남보다 멋지게 보이고 싶었고, 경쟁에서 이기고 싶었어요.

무대에서 키 높이 신발 많이 신거든요.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3, 4년 전부터 내 키가 작아도,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 해서 그냥 무대에 올라갔는데, 그때부터 정말 몰입할 수 있었고, 진짜 노래가 나왔어요. 더더욱 솔직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죠.


‘아무리 사랑한다 하더라고 결국에는 보통의 존재로 남을 것이다.’라는 대목이 있잖아요. 너무 슬프지 않나요?

슬픈 일이죠. 사람이 누구나 보통의 존재이지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 타인과 사랑할 때 특별해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랑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데 사랑이 순간인 거거든요. 결국에는 어떻게든 깨지고 잊히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특별했던 순간이 결국에는 보통의 존재로 돌아오잖아요. 그래서 슬픈 거 같아요. 결국에는 보통의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어떤 독자의 의견을 보면 이석원 씨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많이 안타까워 하시더라구요. 영원히 기억되는 사랑도 있지 않을까요?

네, 독자님의 의견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겪어온 사랑에 대하여 그렇게 결론을 내어 왔고, 그래서 저의 첫 번째 글이 독자의 지적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너무 빨리 사랑에 대한 결말을 낸 것이 아닐까……. 앞으로 결말 이후의 사랑도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굳게 결속한
이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더 이상 서로를 봐도 가슴이 뛰지 않고
키스는 짜릿하지 않을 때,
잡은 손은 무디어 별 느낌이 없을 때
그것이 왜 절망이 되지 않는지,
어떻게 그럼에도 사랑을 이어갈 수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알고 싶다.
그럴 때 두 사람을 이어주는 끈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어느 날 정열이 사라져 버린 상태를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랑을
긴 호흡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어쩌면 나는 제대로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으면서
너무 빨리 사랑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살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 『보통의 존재』 중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으면서」에서


얼마 전 블로그에 “내가 지금 얼마나 변화하고 싶은가, 내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이 과연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말이 아닐까.”라는 글을 올리시기도 했는데요, 저는 책을 다 읽어보고 느낀 점이 ‘삶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참 많으시구나…….’라는 거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책을 읽고 제가 굉장히 사랑이나 삶에 대하여 염세적이고 절망에 가득 찬 사람이라고 받아들이시기도 하는데, 아니에요. 삶에의 애정이 강하게 있기 때문에 더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거라 생각해요. 삶에 대하여 냉소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책 작업 하면서 스스로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남들이 보면 호들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구원받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삼십구 년 동안 하고 싶은 것이 단 한 번도 없다가 생겼다고 생각해보세요. 엄청난 일이죠.

독자를 만나는 즐거움, 느끼세요?

장난 아니에요. 어제도 독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행사가 있었는데요. 원래 사인회는 예정에 없었는데, 제가 음악 하는 사람인 줄 모르고 책으로 저를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을 만나면 그게 너무 좋아요. 사인 다 해드렸잖아요. 그런 분들을 만나면 정말 행복합니다.

음악이나 아니라 책으로 이석원 씨를 알게 된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요?

저를 사전에 알고 있던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런 선입견이 일체 없는 분들이 이 책을 읽었을 때 그 분이 받은 느낌, 평가……, 그게 진짜라는 생각이 드니까 좋은 거죠.

출판사에서 다음 책 제안이 많이 들어올 거 같습니다.

많이 있어요. 저 자신도 이 책을 쓰면서 다른 글쓰기 작업을 계속했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고, 또 글쓰기가 좋으니까 허락된다면 계속 책을 내고 싶어요.

어떤 책들 준비하셨는데요?

제가 테마로 삼는 것이 세 가지인데요. 향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 다음이 타인에 대한 말 걸기 그리고 세 번째가 모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이에요. 사랑이 되었든, 공간이 되었든, 시간이 되었든 사라져가는 것이 싫은 거예요. 그래서 그것들을 기억하고 싶은 욕망이 강한데, 세상에서 사라져가는 공간들이 많이 있잖아요. 북극도 점점 사라져간다고 하고, 그런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가보고 저의 글로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독자가 이 책을 이렇게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고 독자가 어떻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독자의 몫이고요. 바람이 하나 있다면,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가 있잖아요. 거기 보면 희망이나 동경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그것들이 다 잘 팔려요.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서점에 갔지만 그런 책들을 아무리 봐도 희망이 안 생기는 거예요. ‘그 행복이 바로 네 옆에 있어! 그걸 못 찾는 제가 문제인 거야!’라고 그 책들은 말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거든요. 제가 고민한 건 나처럼 희망이라는 것을 쉽게 수혈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나밖에 없는 것인가. 만약 나 같은 사람들이 또 있다면 이 책을 보고, 이 책 어디에도 노골적으로 희망이라는 말은 없잖아요,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 말고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었네.’ 하는 공감대, 위로를 요만큼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완전 기쁜 거죠, 저는……, 바람이 있다면, 그거…….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저는, 사실 한 가지예요. 글 쓰는 사람으로서 신뢰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책에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표기하지 않는 이유도 이것을 부업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지금 저를 글만 쓰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신뢰는 결국 믿음을 반복해서 주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글 쓰는 행위, 두 번째 책이 되었건 다른 경로로 통했건 제가 쓰는 글들이 작가구나, 하는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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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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