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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좀비 나오지만, 이건 명백히 순정만화”

『당신의 모든 순간』 출간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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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강도영)의 온라인 만화 『당신의 모든 순간』이 책으로 발간되어 독자들과 만난다. 지난 2010년 8월부터 6개월간 Daum 포털 사이트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된 『당신의 모든 순간』은...

가장 간직하고 싶은 기억? 살아온 모든 순간 아닐까


“중학교 때 <좀비오>라는 영화를 보고 좀비에 매혹됐다. 모든 좀비 영화를 찾아볼 정도로 좋아했다. 『당신의 모든 순간』은 꽤 오래 전부터 구상한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보면 좀비가 되면 다들 적이 된다. 만약 내가 좀비가 되면 어떨까? 좀비가 된 사람의 삶은 어떨까? 그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좀비도 결국 사람이 아닌가? 원래는 이미 좀비가 된 남자를 주인공으로 할 생각이었다.”

강풀(강도영)의 온라인 만화 『당신의 모든 순간』이 책으로 발간되어 독자들과 만난다. 지난 2010년 8월부터 6개월간 Daum 포털 사이트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된 『당신의 모든 순간』은 당일 평균 200만, 전체 누적 1억 5천 방문자수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12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던 날 사람들의 걱정처럼 세상의 종말이 오지는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종말을 맞았다.”

『당신의 모든 순간』은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2012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있는 서울, 어디선가 출몰한 좀비들이 사람들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좀비로 변하고, 서울은 아수라장이 된다. 집안에 있다가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주인공은 이내 고립되지만,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좀비는 초반에 사람을 해치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여타 영화나 매체 속에서 봐온 좀비들과 다르다. 강풀 세계 속에서는 좀비마저도 나름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으로 등장해, 불쌍하고 힘없는 약자로 그려진다. “좀비도 사람으로 보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라는 관점을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P.6)” 병에 걸린 사람과 다름없는 좀비는, 시종 연민을 일으키며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2011년 4월 25일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당신의 모든 순간』 출판 기념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 자리에서 강풀 작가는 “비록 좀비가 나오지만, 이 작품은 명백히 순정물”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만화 속 배경은 내 작업실이다. 재건축 들어간, 허름한 동네 배경이 필요해서, 많이 찾아 다녔다. 강동구에 굉장히 허름한 아파트를 찾아 그쪽으로 작업실을 옮겨 그곳을 만화 속 배경으로 삼았다. 그동안 많은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띠동갑 사랑( 『순정만화』), 바보 이야기(『바보』), 노인분들의 사랑이야기(『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그리다 보니, 좀 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신의 모든 순간』이라는 제목은, 사람이 가진 가장 행복한 기억은 뭘까? 생각하다 정했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 가장 간직하고 싶었던 기억이 모든 순간, 평생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했다.”



『당신의 모든 순간』 영화화 되면, 좀비 엑스트라 맡고 싶어


이번 작품도 영화화가 계약됐다. 다섯 번째인데, 어떤 이유에서 쉽게 영화화되고,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것 같나?

“올해로 만화 10년 차고, 이 작품은 아홉 번째 장편 만화다. 영화화되는 까닭을 생각해보면, 우선 만화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영화는 콘텐츠 산업이기 때문에, 검증된 이야기를 찾는다. 인터넷에 올렸을 때 좋은 반응이 있으니까, 이 작품은 검증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영화화 된 것도 많지만, 엎어진 영화도 많다. 『26년』이 엎어져서 아쉬운데, 진행이 안 되는 건가?

“나도 속상하다.(웃음) 『26년』은 제작비의 문제로 엎어졌다.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영화화되면, 일체 관여하지 않고, 왜 영화가 되지 않느냐고도 강요하지 않는다. 원작자의 권리는, 이 영화사와 작업하겠다. 이 감독과 작업하겠다. 결정하는 데까지 인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26년』은 꼭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 5월도 다가오고 있는데……. 될 거라고 믿는다.”

영화 『순정만화』에서 까메오로 출연했다. 여전히 영화에 출연 욕심이 있나?

“영화 할 때마다 출연 요청을 받는다. 『순정만화』는 만화 속에서도 내가 출연했기 때문에, 제의를 받아들인 거였다. 한 번 해보니까, 내가 할 일이 아니더라.(웃음) 그 이후로는 하지 않는데, 이번에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면 좀비가 많이 필요하다. 분장하고 뒤에서 지나가는 좀비 역은 해보고 싶다.(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가?

“만화 그릴 때 메시지를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이다. 만화의 목적은 오로지 재미라고 생각한다. 의미도 중요하지만, 재미 없어서 봐주지 않는다면, 독자에게 의미전달이 아예 불가능 하잖나. 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사람과 좀비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질문해봤다. 예전에 『그대를 사랑합니다』 속에서 “인생이 뭐냐”고 묻는 손녀에게 만석 할아버지가 이런 얘길 한다. “인생의 반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나머지 절반은 그 추억을 되짚는 거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을 지탱해주는 게 아름다운 기억이 아닐까 싶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너무’ 착하다. 여러 인물들이 마지막 바람을 얘기하는 데 나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나란 사람 자체가 좀 그렇다. 성선설을 믿는다. 작업을 하다 보니까, 만화에 악인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 내가 너무 일관되게 착한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한때는 고민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런 만화가 한 명쯤 있어도 되겠다 싶더라. 앞으로도 이렇게 할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들이 얽히는 내용이 좋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웃음)”

만약 지금 이순간 좀비가 됐다고 가정한다면, 강풀 작가는 마지막에 무엇을 할 것 같나?

“만화 이야기에 따른다면 나도 집으로 들어갈 것 같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 아내죠. (웃음)”


그냥 하나만 묻습니다.
난 만화로 저자의 말을 다 했으니 당신의 말을 듣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기억이 되었으면 하는 소중한 기억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모든 순간』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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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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