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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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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분들이 있는 그대로의 개인, 나로 살아가시길 바라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셔야 하고요. ‘잘나든 못났든 이게 나야’ 라고 생각되는 자기 자신을 찾고, 비교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될 때, 많이 자유로워지실 겁니다.

 

김수현작가2.jpg

 

“어른이 되어보니 세상은 냉담한 곳이었다.” 저자 김수현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를 펴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부조리가 넘쳐났고, 사람들은 불필요할 정도로 서로에게 선을 긋고, 평범한 이들조차 기회가 있으면 차별과 멸시를 즐긴다.


책은 우리가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인생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상처받지 말고,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문제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 나답게 살라는 말을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건넨다.


저자 김수현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이화여대 경영학부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과기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 겸 글쟁이이자, 꽤 괜찮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일러스트 에세이 『100% 스무 살』, 『안녕, 스무 살』『180도』를 펴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제목과 ‘어른살이’라는 부제가 상당히 인상적인데요. 부제와 제목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느 정도 원고의 골격이 나왔을 때부터 부제와 가제를 정하고 원고를 작업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0대와 20대는 비슷한 틀 안에서 존재하잖아요. 물론 그 안에서 분화되긴 하지만, 학생, 사회초년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죠. 그런데 30대부터는 삶이 본격적으로 분화되는 것 같아요. 결혼을 하기도, 안 하기도, 이혼을 하기도, 아이가 있기도, 없기도 하죠. 또 예를 들어 어릴 땐 친구들을 만날 때 다들 대중교통을 타고 만났지만, 몇 년 후엔 누군가는 외제차를 타고 올 테고, 누군가는 면허가 없기도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은 너무 쌀쌀맞고, 친구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삶의 모습에서 차이가 벌어질 텐데. 나는 그런 상황들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했어요.


제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살든, 초라해지고 싶지도 않았고, 오만하고 냉담한 누군가로 변하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그래서 본격적인 어른살이 전에, 제 삶의 태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여겼는데요. 그 고민이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 라는 책의 방향이 되었고, 그 결론으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다짐이 되었답니다.

 

벌써 네 번째 작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100% 스무 살』 『안녕, 스무 살』에서는 20대를 향한 위로와 공감을 전달했고, 『180도』에서는 숨 막히는 경쟁사회 속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셨네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앞의 전작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전작들의 경우에는 원고를 따로 쓴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생각을 메모로 기록하고 그게 자연스럽게 모이면, 거기에 그림을 얹어서 책으로 엮었답니다. 반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처음부터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하게 있어서, 그 메시지를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까 고민하며 쓴 책입니다. 막연한 위로가 아닌 보다 단단하고 건강한 위안과 조언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냉정하게 보자면 전작들은 다른 그림에세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요. 이번에 글을 쓰면서 정말 ‘제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책 안에 다양한 사회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책을 집필하신 건지, 집필 과정에서 원고의 소재는 어디서 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일러스트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심리학이 개인을 바라보는 미시적 관점이라면 사회학은 거시적 관점에서 개인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은데요. 저는 개인의 심리는 사회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여기고, 요즘 사람들의 불안과 낮은 자존감에는 사회적 영향이 크다고 봤어요. 그래서 사회학 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이미 많은 책에서 사회와 개인에 대한 논의를 다뤘더라고요. 이 논의가 지나치게 엄숙하고 학문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이러한 논의를 읽기 편한 에세이로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닿았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하고 나서, 일상 가까이에 있는 소재를 찾아서 전개했어요. 독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되길 원했기 때문에 일러스트를 넣었는데, 평소에 써둔 짧은 메모를 바탕으로 구성하거나, 주변사람들과 실제 대화를 활용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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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많은 직장인이 안정적인 수입 때문에 다른 삶의 방식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불안정하고 불합리한 노동 환경에 자포하는 마음으로 진입하고 있고요. 작가님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에 대한 갈증,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없으신가요?

 

다행히 저는 기본적인 생계는 프리랜서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유지가 됐고요. 물론 회사 경력이 단절되니, '책이 안 팔리면 다음에는 어떻게 할까'하는 생각은 했어요. 근데 ‘경력이 단절된 여자가 할 수 있는 건 마트 캐셔 밖에 없다'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하면, '안 되면 마트 캐셔를 하면 된다'고 했어요. 물론 제가 하던 일은 아니지만 전 그걸 비극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끔 제가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를 감상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추측하기도 하지만, 저는 제가 꽤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고정수입이 없는 걸 견딘 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낙관 때문이 아니라 제가 감수한 부분이고요.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 해도 제 결정과 삶에 대해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렵지만요.


불안하지 않은 인생은 없어요. 불안하다 해도, 사람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는데, 안 될까봐 안 쓸 수는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불확실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최대한 좋은 글을 써서 독자에게 선택받는 거였으니, 더는 생각하지 않았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낭만적인 게 아니에요. 만약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얼마나 간절한지 스스로에게 물으셔야 해요. 그리고 생계에 대한 기본적인 대책을 세우시고, 더 현실적이 되셔야 합니다. 그래야 버팁니다.

 

개인 SNS를 보면 독자들과 깜짝 만남도 하시던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독자나, 기억에 남는 책에 대한 평(리뷰)이 있을까요?

 

SNS에서 자주 댓글을 남겨주시거나, 친하게 지내는 분들은 최대한 기억하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그 몇몇 분들과 아무래도 직접 뵌 분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드물지만 깜짝 만남을 가진 적도 있었고, 얼마 전에 사인회를 했었는데, 찾아와주신 분들에게 매우 감사했어요. 사인회에 오셨던 분들의 성함을 가지고 있지요.


책에 대한 리뷰는 사실 다 찾아보는 데, 감사한 얘기들이 많아요. 그 중엔 ‘사이다 같다’, ‘시원하다’라는 리뷰가 많은데요. 제가 책의 마지막에 '조금 더 자유로워졌기를 바란다'고 썼거든요. ‘사이다 같다’, ‘시원하다’라는 리뷰가 그런 맥락이 아닐까? 생각하며 기뻐했답니다.


읽기 편한 가벼운 에세이라는 평도 있는데,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보단 조금 더 텍스트를 깊게 읽어주셔서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시는 리뷰를 보면 너무 감사하고 기쁘답니다. 아, 사랑합니다.

 


책 전반에 걸쳐 자존감에 대한 메시지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다양한 사례가 등장해 더 공감하기 쉬웠습니다. 이처럼 자존감에 집중하게 된 이유와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해주세요.

 

사회학 책을 보는 것도, 사람들이 인터넷 뉴스에 쓰는 댓글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사람들의 마음에 뭔가가 잘못됐다고 느꼈어요. 다들 너무 불행하니까요. 한동안 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책 전반에 걸쳐서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personality의 회복’ 그리고 ‘너그러운 관계’였어요.


제가 책에서 이야기한 자존감은 정확하게는 'personality의 회복'과 관련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개성을 잃었기 때문에 남과 쉽게 비교하고 주눅 드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모두 동그라미가 되면 그때부터는 작은 동그라미 큰 동그라미로만 구분이 되는데, 그게 아니라 별, 사각형, 마름모 등등 다양한 모습이 되면 비교할 수 없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해야지만, 겉모습에 따라 초라해지거나 오만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독자 분들이 있는 그대로의 개인, 나로 살아가시길 바라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셔야 하고요. ‘잘나든 못났든 이게 나야’ 라고 생각되는 자기 자신을 찾고, 비교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될 때, 많이 자유로워지실 겁니다.

 

책 집필 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달라진 건 다행스럽게도 책이 사랑을 받고 있어서 계속 글을 써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겠죠? 인생의 장기계획을 처음으로 세울 엄두가 나요. (웃음) 저는 그런 면에서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쨌거나 제 책을 읽어주시는 독자가 있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물론 원하는 일에도 어렵고 힘들 때가 있지만, ‘제 일’을 하는 거니까요.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이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더 좋은 책을 써야겠구나 하는 책임감이 들어요. 어쨌거나 ‘작가’라는 단어를 붙이며 살겠다고 다짐한 이상, 떳떳할 수 있도록 ‘독자를 기만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서 써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기 위해서 당분간은 많이 배우고 관찰하고 성장해야 될 것 같아요. 빨리 다음 책을 준비하면 좋겠지만, 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동어반복에 불과할 테니까요. 내면을 채우다 보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생길 거라 믿어요. 그때 진심을 다해서, 제 방식대로 쉽고 편하게 쓰고 싶어요.


그러니 저는 당분간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언제가 됐든 그 성장을 담아 새로운 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들 좋은 봄이 되시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저 | 마음의숲
이 책은 우리가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돈 많고 잘나가는 타인의 SNS를 훔쳐보며 비참해질 필요 없고, 스스로에게 변명하고 모두에게 이해받으려 애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할 필요 없고, 세상의 정답에 굴복하지 말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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