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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매일 마음으로 느끼는 미술 공부”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김영숙 저자 인터뷰

미술은 제 삶 그 자체입니다. 아무리 싸우고 서운해도 결국 돌아오게 만드는, 결코 떠날 수 없는, 그리고 떠나지 않을 마지막 연인 같다고나 할까요. (2020.10.16)



미술관은커녕, 외출조차 자유롭지 못한 시대다. 전세계의 아름다운 미술관을 향한 발걸음을 잠시 멈춰야 하는 이 시기, 하루 한 페이지씩 다채로운 명화와 교양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책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이 출간되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명작, 미술사, 화가, 장르·기법, 미술로 보는 세계사, 스캔들·미스터리, 신화·종교 총 일곱 분야의 지식을 다루고 있고, 반 고흐, 렘브란트처럼 잘 알려진 화가부터 콜비츠, 키르히너 등 우리가 미처 잘 몰랐던 근대화가의 눈부신 명작들을 엄선해 수록했다.

 




하루에 1페이지씩, 일곱 가지 주제의 명화 365점을 감상하며,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콘셉트가 흥미롭습니다.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20여 년간 미술에 관한 책을 개정판까지 포함, 30여 권 쓴 미술 에세이스트입니다. 신작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는 그간 쌓아온, 미술에 대한 저의 지식과 애정 모두를 쏟아부은 것으로, 그림과 조각이 365일간 세상에 풀어놓은 이야기를 일곱 가지 방식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책입니다. 제가 쓴 모든 책이 그러하듯, 처음 미술에 입문하는 이들의 눈높이는 잊지 않았습니다.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해주신다면요?

지난겨울, 모임에서 한 친구가 꺼내놓은 책 중에 하루 한 페이지만 읽으면 한 주제의 지식을 쌓을 수 있게 구성된 책이 있었습니다. 그 책을 보면서, 미술만 따로 모아 1년을 함께하는 책도 유용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놀랍게도 이틀 뒤, 비에이블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 제의에 두말할 것 없이 수락하고 진행했습니다. 

책을 쓰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내용이나, 독자들이 놓쳐선 안 되는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품을 보는 일곱 가지의 방법은 모두 나름 독특합니다만, 아마도 스캔들 편이 독자들에겐 가장 흥미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폭발할 듯 팽팽한 열정과 남다른 감성을 가진 예술가들의 사랑과 배신 이야기니 그만큼 농도가 짙을 수밖에요. 또한, 신앙이 없는 사람들의 눈으로 읽으면 몇 장 못 가 덮기 일쑤인 성경이, 그림으로 읽을 때는 훨씬 감칠맛 나는 것도 특별한 경험입니다. 왜 아기 예수는 종종 압박붕대로 감아놓은 작은 인형처럼 그려졌는지(본문 175일)를 알고 나면 탄생의 기쁨이 죽음의 슬픔과 교차합니다. 왜 어떤 성녀는 벌거벗은 자신의 몸을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는지, 그런데 왜 그 머리카락이 탐스러운 두 가슴을 가리는 데는 인색했는지(본문 252일)를 보면서 ‘성聖’스러움을 ‘성性’스럽게 해석한 르네상스 화가들의 기발함에 이마를 ‘탁’ 치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에서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작품들에 대해서 친절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는 부분이 참 좋았는데요. 특히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화가의 작품이나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누구인가요? 이유는요?

베르트 모리조의 <요람>(본문 113일)을 보고 있노라면, 가장 사랑하지만 가장 자신의 발목을 잡는 존재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그림 속 여성의 눈동자에 우리 여성들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없었으며, 그림을 주문하고 살 수 있는 경제력 또한 없던 시절,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남성의 미술판’에서 살아남았던 그녀들 모두에게 안타까움과 애정을 느낍니다.

저자 소개에 마흔이 넘어 미술 공부를 하러 대학원에 입학하셨다고 되어 있는데,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작가님에게 미술은 어떤 존재인가요?

학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관련된 직장을 다니다가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 뒤로 당시 막 보급되던 인터넷의 바다에서 그림들을 찾아 그림 속 이야기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찾아낸 그림들에 감상을 곁들여 한 포털 사이트에 꾸준히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모 출판사에서 책으로 제작하자는 제의를 해왔습니다. 첫 책 이후, 잡지, 신문사 등으로부터 원고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는 두 번째 책 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얕은 지식으로 무지한 글을 남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마흔의 나이를 잊게 했습니다.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술은 제 삶 그 자체입니다. 아무리 싸우고 서운해도 결국 돌아오게 만드는, 결코 떠날 수 없는, 그리고 떠나지 않을 마지막 연인 같다고나 할까요. 

사전 지식 없이 그림을 감상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작가님만의 꿀팁이 있다면요?

미술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 저는 미술관 나들이를 하게 되면, 작품 중 가장 마음을 끄는 작품을 세 가지 정도 선택, 집으로 돌아와 그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적어보곤 했습니다. 그 끌림이 호기심이었건, ‘대체 저 정도는 나도 그리겠다’ 싶은 분노였건 그날 미술관 나들이에서 최소 ‘세 작품’ 이상은 마음에 담아온 셈입니다. 이 기록은 대부분 검색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배경지식 공부로 이어집니다. ‘마음’으로 담아와서 ‘머리’로 이해하는 과정을 스스로 유도하는 것이지요. 

미술을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많은데요, ‘미술은 어렵다’라고 느끼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술 작품을 보는 방법을 지나치게 ‘감성적’으로만 생각하는 분위기가 미술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프리다 칼로의 <머리카락을 자른 자화상>(본문 206일)을 그저 선과 색의 아름다움과 그에 대한 나의 정서적 반응 정도로 감상할 수 있을까요? 그런 정서가 작동하지 않는 나의 메마른 감성에 자책하게 되면 미술은 점점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녀가 겪어야 했던 교통사고와 디에고 리베라와의 치명적인 사랑을 알고 나면 의외로 작품은 쉽게 읽힙니다. 호기심과 애정을 가슴에 담고 하나씩 하나씩 관련 이야기들을 좇아가다 보면, 알면 알수록 더 좋아지는 미술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김영숙

수만 년을 거슬러 현재에 다다른 예술 작품들 속에서 아름다움과 재미, 감동을 짚어내어 지식의 저변을 넓혀주는 미술 에세이스트이다. 세종문화회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법제처, 용인문화재단 등을 비롯한 공공단체나, 여러 기업과 갤러리, 도서관 등에서 미술사를 강의했고, 미술과 관련된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고려대학교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했고, 주한 칠레 대사관과 주한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일했다. 마흔 살 즈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가 미술사를 공부했다.

『루브르와 오르세 명화 산책』, 『미술관에서 읽는 세계사』, 『피렌체 예술 산책』, 『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산책』, 『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우피치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신화로 쓰고 역사로 읽는 그리스』, 『성화, 그림이 된 성서』 등 20권 이상의 미술 관련 책을 썼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김영숙 저
비에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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