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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 추진력을 한결 덜어낸 담백한 청취감

태민

그간의 자신을 한번 털어내는 심호흡처럼 들린다. 치열한 열망과 도약 끝 탄생한 인간적이고 따뜻한 작품이다.(2020.12.01)

이즘


한껏 힘을 풀었다. 가득한 포부와 야심을 발산하던 <Never Gonna Dance Again : Act. 1>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가수의 정체성인 도발적인 관능의 이미지를 연장한 몇 댄스 넘버 속 추진력을 한결 덜어낸 느리고 여린 트랙. 그것이 주가 되어 담백한 청취감을 앞장서 끌어당긴다.

작품의 초반은 퍼포머로서의 그에 역점을 둔 곡이 중심적으로 배치된다. 타이틀 '이데아'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콘셉트로 삼아 신시사이저 드롭과 반복되는 멜로디로 안정적인 외관을 형성하는데, 어지러운 충돌의 뮤직비디오 속 광기와 번뇌의 정서를 충실히 이행하는 태민의 활약이 강렬하다. 다만 그간의 대표곡이었던 'Want'나 'Move'와 같은 곡에 비하면 머릿곡으로서의 흡인력을 강하게 내뿜기보다 후렴과 선율에 무게를 뺀 간소한 인상이다. 이어지는 'Heaven'과 미니멀한 전자음으로 스산한 무드를 흡수한 '유인'에서도 입체적인 생동감 대신 절제되고 정적인 그루브를 들려줘 얼핏 심심한 첫인상이 남는다.

그러나 서두에서 언급했듯 힘을 보다 내려놓은 곡들이 음반의 중심축으로 이어서 전개된다. 'Be your enemy'를 분기점으로 중, 후반에는 끓어오른 긴장감을 한 단계 낮게 조율하는 노래들이 자리하는데, 아티스트의 이야기가 더욱 잘 들어오는 구간이다. 웬디가 목소리를 보탠 'Be your enemy', 태민이 직접 작사한 '안아줄래'는 특히 인상적이다. 전자는 '희생'이라는 테마 아래 친절한 위로의 메시지로 일상에 짓눌린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후자는 반대로 태민의 인간적 결핍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친근함과 동정을 동시에 의도한다. 전작의 '2 KIDS'에서도 담아냈던 자체 제작 노랫말이 본작에서도 일상, 현실적인 언어를 더하며 공감의 폭을 넓힌다. 그 덕에 그의 이전 작품보다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한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어쿠스틱 기타에 담담한 선율을 써낸 'Pansy', 넓은 공간감을 연출한 '사랑인 것 같아' 역시 서행의 연속이다. 그를 규정해오던 화려한 캐릭터를 웃돌면서도 음악적 설득력은 무리 없이 지탱하고 있다. 'Pansy'는 치장 없는 컨트리 편곡이 모처럼 긴장을 내려놓은 가수의 미성을 조명하고, '사랑인 것 같아'는 긴 호흡의 곡조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발라드로 완성된다. 꼭 태민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사랑 노래이지만, 그게 흠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두루 준수한 완성도를 보장하는 데에 있다.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찾아 떠난 여정의 끝맺음에 원대한 의미의 도출 대신 아티스트의 속마음을 차분히 비추고 타인과 함께 호흡하는 시선을 담았다. 'WANT ~outro~'의 밑그림을 끌어와 샤이니의 솔로 커리어 타이틀로 핵심 가사를 장식한 엔딩 곡 'Identity'에서 그는 여전히 고뇌하며 얼핏 미완결의 결말을 남겨놓지만, 아티스트의 행보 속 <Never Gonna Dance Again : Act 2>는 그간의 자신을 한번 털어내는 심호흡처럼 들린다. 치열한 열망과 도약 끝 탄생한 인간적이고 따뜻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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