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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시즌, 여행의 행복을 나의 공간에서 만나다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해리어트 쾰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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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공간과 물건에서 낯설고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는 거죠. 이번 여행에서는 내가 살아가는 공간과 동네에서 탐험가가 되어 보는 겁니다. (2021.01.06)


멀리 떠나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휴가 때마다 다른 나라로 떠날 정도로 방랑벽이 넘치던 저자는 멀리 떠나는 것만이 휴가로 여겼던 생각을 멈추기로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과 일상 공간을 깊게 들여다보는 여행을 선택했다.

우리의 여행은 코로나가 멈췄다. 일상을 사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는 삶의 문턱에 걸릴 때마다 더욱 휴식을 갈망한다. 이 책은 집에 머무는 것이 단순히 자고, 먹고, 쉬는 것뿐 아니라, 좀 더 흥미롭고, 바람직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길 바란다. 

집에 머문다는 것은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성장 논리에 의식적으로 저항하는 행위라는 점뿐만 아니라, 더 풍요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해 주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행위다. 무엇보다도 집에 머무는 것은 또 하나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을 떠나 매우 익숙했던 공간, 사람, 주변 풍경 속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저자는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를 통해 내게 가장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에 새롭게 인사를 건네고, 매일 낯선 만남을 시작하는 근사한 방법을 제안한다.



작가님의 책이 한국에서는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주 좋은 제목이에요. 집에 머무는 것 역시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굳이 어딘가로 가지 않아도 마음으로는 지금 내가 있는 이곳도 목적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네요.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여행을 아주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를 위해 여행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저와 남편은 여행을 아주 많이 했어요. 연휴만 생기면 항공편을 알아보곤 했죠. 물론 그 당시에도 여행을 하는 것이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른 척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어느 날 기후 변화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기사를 읽게 되었고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 환경이 입는 피해를 더 확실하게 깨달았죠. 게다가 우리에게는 아이도 있어요. 이 아이가 살아갈 미래의 환경을 위해 작은 것이라도 시작해 보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제게 환경 재앙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것을 했는지 물어보면 답을 해 주고 싶기도 하고요.  

이 책의 주제가 여행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절대 여행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상에는 정말 아름다운 장소가 많고 그곳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저도 당연히 공감합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실행에 옮기며 살 수 없고 모든 것을 꼭 눈으로만 봐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저 멀리 떠나는 휴가를 선택하기 전에 이것이 꼭 필요한 여행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 것입니다. 예를 들면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나라로 가거나, 베네치아, 파리, 뉴욕 같은 유명 도시에 꼭 가야 하는가를 한 번만 더 생각해보는 것이죠. 내 집과 이웃보다는 멀리 있는 나라와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했으니 이 책을 통해 나와 가장 가깝고 친밀한 공간과 주변, 그리고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익숙한 공간과 물건에서 낯설고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는 거죠. 이번 여행에서는 내가 살아가는 공간과 동네에서 탐험가가 되어 보는 겁니다.

작가님이 이 책을 집필하고 출간한 시점은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어판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힘들어 하는 시기에 출간되었습니다. 의지와 상관없이 외출과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이들에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즐길 수 있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유럽에서는 『방 여행하기』라는 책이 큰 인기를 누렸던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그자비에 드 매스트르(Xavier de Maistre)가 세상에 선보인 개념이죠.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42일 동안 가택 연금에 처했던 기간에 계획을 세워 매일 자신의 방을 여행했습니다. 매스트르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거나 집 안에 머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흥미롭게 방 여행을 했습니다. 익숙한 생활 공간도 호기심을 지닌 여행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매우 재미있는 탐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죠. 어쩔 수 없이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해보도록 해요. 관점을 달리 해 호기심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본다면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내 취향대로 잘 꾸며 둔 나의 집에서라면 더욱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집에 머물다 보면 청소, 정리, 빨래처럼 해야 할 일이 눈에 자꾸만 밟혀서 쉬는 것 같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독자에게 작가님만의 ‘집에서 잘 쉬는 방법에 관한 팁’이 있다면요?

그런 경우라면 여행을 오롯이 즐기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현실적으로 여행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하루 정도 마음먹고 모든 집안일을 마무리해 두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꽤 긴 시간을 사용하면서 정작 가장 간단하고 쉬운 부분은 아주 짧게 생각만 하고 지나가 버리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큰 결심이 필요한 부분은 아닐지도 몰라요. 그저 두꺼운 소설책을 펼치고, 여유를 가지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고, 오랜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요?  



작가님은 이번 집 안 여행 중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나요?

이웃과 대화를 나누던 시간, 먹고 싶던 음식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요리하던 어느 오후, 창문 밖으로 노을이 지며 제 방안을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이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내가 행복했던 시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마도 TV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에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이런 장면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오버 투어리즘, 젠트리피케이션, 환경 문제도 함께 다루는데요, 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새롭게 관심을 두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안타깝게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기후 변화와 그 배경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회 불평등, 기후 변화 같은 이슈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이니까요.    

이 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반드시 먼 곳으로 떠나야만 해방과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식견을 높이는 방법이 꼭 비행기를 타고 수많은 장소에 방문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해리어트 쾰러 (Harriet Kohler)

휴가는 늘 타국에서 보낼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탐험가로,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1977년 뮌헨에서 태어나 예술사를 전공한 후 독일 언론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디 차이트], [타게스슈피겔], [GQ], [네온], [BR 췬트풍크], [MTV]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고, 첫 소설 『부활절 일요일』을 발표해 평론가와 독자에게 큰 반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두 번째 소설 『그 뒤의 침묵』을 출간했다. 현재 가족과 베를린에 살며 [쥐트도이체 차이퉁]에 요리 평론을 쓰고 있다.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해리어트 쾰러 저 | 이덕임 역
애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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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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