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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사람들의 어둠을 꿰뚫는 미스터리 소설집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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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힘든 삶이나 짓밟히고 있는 뭔가를 직시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또한 지금 ‘내가 믿는 정의’를 지킬 수 있는 건 운이 좋아서 그럴 뿐이고, 여러모로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무섭기도 해서인지 작은 실수나 우연 때문에 궁지에 몰리는 등장인물을 그릴 때가 많습니다." (2021.12.09)

아시자와 요 작가  (사진_ 스즈키 케이코(鈴木慶子)올해에만 한국에 세 권의 책이 번역 출간된 일본의 신진 작가 아시자와 요의 신간이 나왔다. 아시자와 요는 공포, 성장 등 다양한 테마와 주제에 미스터리를 녹여내며 일본 미스터리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심리와 동기, 범죄를 일으키기까지의 과정을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풀어냈다. 섬세한 감정 묘사와 소름 끼치는 반전을 모두 갖추어 미스터리 소설 독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다섯 개의 단편을 읽는 내내 반전에 허를 찔렸습니다. 이처럼 범행의 동기가 중요한 소설을 ‘와이더닛(Why done it) 소설’이라고 하는데요, 특별히 작가님께서 선호하는 방식인지요?

‘왜 그런 짓을 했느냐’라는 수수께끼에는 복잡한 인간 심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2번 질문의 답변과도 관계가 있습니다만, ‘내내 짓밟히던 뭔가가 있었는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라는 시각에서 작품을 그려내는 데는 와이더닛 수법이 적합하다는 느낌도 드네요.

본작에서 화자들은 각기 처한 상황이나 원인은 다르지만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거나, 용기내 말을 해도 주변에서 들어주지 않아서 끝내 궁지에 몰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고립된 인간’이라는 설정을 의도하신 건지, 이러한 설정으로 소설집을 출간하고자 하셨다면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개개인의 힘든 삶이나 짓밟히고 있는 뭔가를 직시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또한 지금 ‘내가 믿는 정의’를 지킬 수 있는 건 운이 좋아서 그럴 뿐이고, 여러모로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무섭기도 해서인지 작은 실수나 우연 때문에 궁지에 몰리는 등장인물을 그릴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 인물들이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지만, 그중에서도 엄마이자 아내로서 정체성이 부각된 화자가 나오는 「언니처럼」은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작가님이 가장 마음이 갔던 인물, 혹은 각별하게 생각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특정한 등장인물에게 애착을 가지지는 않는 편이지만, 「언니처럼」은 쓰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누군가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랐고, 저 자신도 그녀의 목소리를 귀를 기울이며 쓴 작품입니다. 

작품에는 여성이라면 공감하기 쉬운 지점들이 많습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에서 료이치의 할머니는 결혼한 출가외인이라는 이유로 친정에 돌아갈 수 없어 더욱 고립되고, 「그림 속의 남자」에서는 화가 니가쓰가 “결국은 여자니까. 죽을 둥 살 둥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먹고살면 되겠지”라며 비난받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 역시 작가님께서 의도하신 걸까요?

‘여자’라는 이유로 감내해야 하는 힘겨운 삶에는 역시 관심이 있습니다. 틀에 대항할 방법 없이 좁은 틀에 갇혀, 틀을 부수기보다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고 마는 심리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작가님의 장편소설 『죄의 여백』은 2015년 영화로도 제작되었죠.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에 실린 작품 중 작가님께서 영화나 드라마로 가장 보고 싶은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목격자는 없었다」, 「고마워, 할머니」 표제작인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가 영상화하기 수월할 것 같기는 한데요. 「언니처럼」과 「그림 속의 남자」는 영상화가 어렵기에 오히려 소설이 아닌 다른 매체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네요.

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계셔서 다음 작품이 특히 더 기대됩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나 소재 등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다이쇼시대(1912~1926) 여성의 삶,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96년까지 일본에 존재한 우생보호법*,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이 있고,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최근 작가님의 소설이 많이 출간되어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 작품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바다 건너에서도 읽어주시다니 정말로 기쁘네요. 계속해서 다양한 소재로 글을 쓸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주석>

* 우생학을 기초로 장애나 질환이 있어 유전적으로 열등한 사람에게 불임이나 낙태 시술을 실시하는 법률

** 팔레스타인 땅의 귀속 문제를 둘러싸고 아랍권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저 | 김은모 역
검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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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저/<김은모> 역12,87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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