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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특집] 에니어그램 검사를 받아보니, 화살표 역방향으로!

<월간 채널예스> 202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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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으로 성격 유형을 진단해봤다. 나의 내면은 어떻게 펼쳐져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2022.02.14)


성격을 아는 것도 좋지만 알고 나서 달라지면 더 좋다. 나 자신을 알았으니 잘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책에서 에니어그램을 ‘자기 발견을 통한 자기완성의 길잡이’라고 표현한 것을 봤다. ‘딱 내 스타일’의 성격 검사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체험해봤는데, 본격적인 내담에 앞서 기본 유형을 아는 것이 순서! 온라인 검사를 통해 유형을 확인하고 며칠 뒤 상담자인 이안숙 교수를 찾아 심층 해석을 들어봤다. 이안숙 교수는 국내외를 통틀어 유일하게 에니어그램상담심리전공 학과가 있는 명지대산업대학원의 주임 교수, 상담은 그녀와 석사 출신 연구원들이 함께 운영하는 나인하트상담교육센터에서 이뤄졌다.

에니어그램의 첫인상은 독특한 도형이다. 동그란 원의 중심엔 삼각형이 배치되어 있고 여러 선들이 원을 가르며 점을 찍는다. 단어의 뜻도 9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그림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점들은 1부터 9까지 숫자로 표시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성격을 모두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관계 지향적인 2유형, 성공과 성취에 관심이 많은 3유형, 낭만적이고 내향적인 4유형, 지적인 것을 추구하는 5유형 등등이 그것. 이 중 나는 1유형,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속한다. 상세 해설에는 ‘솔선수범하는 모범생’이라고도 되어 있다. 유형의 별명만으로도 알 수 있듯 1유형의 특징은 올바름을 추구하고 도덕적이며 정직하다. 일할 때는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며 기준도 높다. 당연히 정리 정돈을 좋아하고 깔끔한 것을 선호한다. 그런데 나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다 보니 타인도 여기에 맞추려는 경향이 강해서 “~해야 한다”라는 잔소리를 해대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다음은 진단 결과로 나온 점수 그래프를 분석해 힘의 중심을 파악할 차례, “힘의 중심이 뭔가요?” 하고 물으니 살면서 주로 사용하는 힘이란다. 그러면서 이안숙 교수는 사람의 몸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줬다. 몸이 머리, 가슴, 배(장)로 나뉘어 있는 그림인데 머리가 사고, 가슴이 감정, 배가 본능을 담당한다고 쓰여 있다. 기본 유형이 1 번(배)인 나는 본능 중심으로 힘을 사용하는 배짱 좋은 사람이며 감정을 느낄 때는 섬세한 예술가인 4유형, 머리로 생각할 때는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6유형의 특징을 에너지로 사용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느낄 때마다 다른 힘을 꺼내 쓰고 있다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에니어그램에는 많은 상징이 쓰인다. 날개 역시 상징이다. 나를 새라고 가정해볼까? 필요하면 날개를 쓰지만 필요 없을 때는 접고 잔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날개는 특정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필요가 생길 때 활용하는 성격이다. 날개는 원을 따라 위치한 9개의 번호 중 자신의 유형 번호 양옆의 두 번호다. 따라서 모든 유형은 날개가 있다. 1번인 내 옆에는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9유형과 2유형의 날개가 있다. 자, 날개를 펼친 나는 어떻게 될까? 기본적으로는 원칙적 성향인데 9유형의 날개를 펼치면 훨씬 느긋해져서 곧바로 쏘던 지적질을 멈추고 싸우지 않기 위해 말을 아낀다고 한다. 2유형의 날개를 펼친 나는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자기중심성을 버리고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기특한 노력을 한단다.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화살표 개념이다. 에니어그램 도형에서 선들은 모두 방향이 있다. 1번은 4번으로 향하고 4번은 2번으로 간다. 화살표는 계속 이어져서 급기야 7번은 다시 1번, 나에게로 온다. 화살표는 한마디로 마음의 경로다. 화살표가 뻗는 순방향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동적으로 훅 이동하는 마음이고, 화살표가 오는 역 방향은 힘들게 거슬러 올라가서 만나는 성장 방향이다. 이안숙 교수의 비유에 따르면 연어가 새로운 생명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단다. 그만큼 가기도 힘들지만 가고 나면 ‘생명’을 낳는 경이까지 보여주는 결과를 선물한다.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 대목은 스트레스 방향에 대한 설명이었다. 1유형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너무도 쉽게 4유형의 부정적 특징 쪽으로 마음의 방향이 흘러가는데, 그 특징이 자신감도 잃고 좌절하고 우울 감에 젖는 것이었다. 정확히 내가 그렇다. 평소엔 자신만의 원칙과 완벽함에 젖어 있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에 직면하면 자책하면서 우울해한다. ‘아 내가 이런 방향으로 미끄러지는구나’를 알아차린 순간이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나아갈 바를 알려주는 에니어그램의 은혜를 입은 나는 이제 화살표의 역방향인 7 유형의 장점을 살피면서 연어의 헤엄을 시작해보려 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양성도 인정하면서 편안함에 이르는 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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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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