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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전 분야를 집대성한 식물의 실용 인문서

『게으른 식물은 없다』 오병훈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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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식물은 없다』를 통해 누구나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알고 우리 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2022.05.23)

오병훈 저자

이 땅에 게으른 식물은 없다. 씨를 뿌리거나 물을 주는 사람이 없어도 식물은 홀로 의연하게 씨를 맺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는다. 하찮아 보이는 한 포기의 풀도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처럼 부지런한 식물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원과 먹을거리가 되고, 또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약을 선물하지만 우리는 무분별한 식물 채취로 자연을 병들게 하고 있다.

『게으른 식물은 없다』는 지난 40여 년간 전국의 명산과 절해고도를 다니며 기록한 식물의 치열한 생장 과정그 자체이자, 역사 속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설화를 담은 비망록이다. 소박하고 겸손한 식물의 일대기를 통해 독자들은 식물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게으른 식물은 없다』를 통해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된 독자들께 소개 부탁 드려요. 

반평생을 우리 꽃을 찾아 산과 들을 누벼왔습니다. 꽃과 나무를 사진에 담고 때로는 표본을 만들며 식물 생태를 기록해 왔지요. 80년대 초 이창복 박사님 문하에서 식물분류학을 익히면서 자생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식물학자이신 전의식 선생님에게 귀화식물과 잡초 공부를 한 오병훈입니다. 반갑습니다.

책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우리 주위에는 부지런한 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식물은 인간에게 어떤 가치와 의미가 있을까요?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풀꽃에 대한 인문학적 생태학적 기록입니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식물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이동할 수 없는 식물들도 저마다 독특한 생존전략을 갖고 있지요. 예를 들면 봄에 가장 일찍 꽃이 피는 복수초만 해도 꽃받침 조각의 표면이 반짝입니다. 반사경 구실을 하는 꽃받침조각을 안쪽으로 오므려 햇볕을 모으지요. 이렇게 모은 온기로 가운데 꽃술을 따뜻하게 하여 곤충을 끌어들입니다. 꽃이 난방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니 얼마나 지혜로운 식물입니까. 

『게으른 식물은 없다』는 식물학, 역사학, 민속학, 한학 등의 모든 분야를 다룬 국내 유일무이한 실용 인문서입니다. 이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 기록하셨는지 그 과정과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책을 가까이하면 모든 지식이 그 속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깨우친 지식도 이미 천 년 전의 고전 속에 들어 있는 수가 있습니다. 그만큼 고전은 방대한 학술정보를 담고 있는 셈입니다. 책을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책을 읽고 단편적이나마 꽃과 나무에 관한 내용이 있다면 옮겨 적고 내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토막글로 빚어냈습니다. 그렇게 모은 학술정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초복수

멸종 위기 한국 특산물이나 희귀식물을 발견할 때마다 선생님이 거론되곤 합니다. 그동안 선생님이 발견한 인상적인 희귀식물들은 무엇이며 식물학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북한산에 자생하는 산개나리를 찾아냈을 때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송추 사패산 터널 공사 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또 그동안 기록만 있고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나비국수나무를 치악산에서 한국식물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충남 금산에서 왕자귀나무 대규모 군락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나무들은 서식지가 극히 제한된 관계로 특별한 보호조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희귀식물의 종자를 발아시키거나 삽목을 통해 번식 중에 있습니다. 자생지에 다시 옮겨심기 위한 작업입니다.

저자님께서는 40여 년 동안 전국의 명산과 도서 벽지를 누비며 자생식물을 연구하며 우리 식물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전국 산하가 무분별하게 훼손되며 지금도 많은 식물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멸종 위기에 놓인 식물들은 무엇이 있으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생식물의 서식지가 훼손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부분 사람들의 손에 의해 파괴되고 있습니다. 스포츠 시설을 조성한다는 구실로 산지의 숲을 계단식으로 파헤치고 그 자리에 잔디를 심어 골프장을 열었습니다. 그 잔디를 살린다며 선택형 제초제를 뿌리고 독극물이 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수많은 수서생물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절명 위기를 맞은 식물 중에 수초들이 있지요. 논에서 자라는 올미, 통발, 물여뀌, 올챙이솔, 매화마름 같은 식물은 여간해서는 볼 수 없습니다. 논에 뿌리는 제초제가 수로를 따라 하류로 가면서 모조리 죽였기 때문입니다. 

육상에서는 녹색식물만이 산소를 내뿜고 광합성을 통해 단백질을 합성해 내는 생산자입니다. 동물은 식물에 의존하여 삶을 영위해 나갈 수밖에 없지요. 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초만이 물속에 산소를 공급해 주고 물고기 같은 수서동물이 호흡할 수 있도록 합니다. 물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개천이나 강변의 시멘트 둑을 허물고 수초가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금강초롱꽃 

이 책에는 54가지의 우리 식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모든 식물이 소중하겠지만 그중 선생님께 특히 의미 있고 애착 가는 식물은 무엇이며, 독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식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모든 식물이 다 소중하겠지요. 잡초라고 부르는 풀도 작물을 가꾸는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해로운 식물이겠지요. 그 잡초가 때로는 병을 치료하는 약이며 먹을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 필요 없는 풀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용 방법을 모를 뿐입니다. 예를 들면 가시박이나 단풍돼지풀, 미국쑥부쟁이 같은 유해식물도 싹을 따 데쳐 말리면 훌륭한 묵나물이 됩니다. 이용하기에 따라 유익한 자원이지요. 최근 봄이면 산간지방에서는 얼레지를 나물로 많이 뜯습니다. 얼레지는 두 장의 잎이 돋아나는데 이것을 따면 그 해는 다시 잎이 돋아나지 않고 휴면에 들어갑니다. 이듬해 봄에는 한 장의 잎이 나오는데 이것마저 뜯으면 그 개체는 영원히 사라지고 맙니다. 이렇게 하여 아름다운 얼레지는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갑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많은 독자가 식물이 전하는 기쁨과 위로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식물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게으른 식물은 없다』를 통해 누구나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알고 우리 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식물을 통해 민속학적, 문화적, 미학적 의미를 깨닫고 그 속에 깃들어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하나씩 익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울러 우리 산하에서 자라는 풀 한 포기 나뭇잎 한 장이라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들을 키웠으면 합니다. 작은 풀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면 그 꽃이 사랑스러워지겠지요.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 국토를 맑고 깨끗하게 가꾸어 다음 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었으면 합니다. 이 책이 그 일의 씨앗이라도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고맙습니다.



*오병훈

1984년부터 원로 식물학자 고 이창복 박사 문하에서 식물분류학을 익히고 전국의 명산과 도서 벽지를 누비며 자생식물을 연구해왔다. 남쪽 한라산과 북쪽 백두산, 동해의 울릉도와 서해의 홍도 그리고 백령도까지 직접 발로 뛰면서 우리 꽃, 우리 나무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고 생태적 특성을 밝히는 작업에 몰두했다. 현재 한국수생식물연구소 대표이자 한국수생식물연구회 회장이며 한국식물연구회 명예회장이다.




게으른 식물은 없다
게으른 식물은 없다
오병훈 저
마음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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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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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식물은 없다

<오병훈> 저 22,5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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