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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 "어린이들에게 왜 역사를 알려줘야 할까요?"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최태성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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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리의 다양한 고민에 대해 적절하게 답해 줄 가장 믿음직한 친구입니다. (2022.08.01)

최태성 저자

삶에 관한 질문은 어른들만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에도 우리는 수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어린이들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줄 수 있는 어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때 아득한 시간 동안 쌓인 무수한 사건과 인물의 기록을 담고 있는 '역사'는 우리의 다양한 고민에 대해 적절하게 답해 줄 가장 믿음직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어린이에게도 역사는 무척 중요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역사의 쓸모』에 담긴 메시지를 어린이들이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재구성했습니다. 『역사의 쓸모』에 담겨 있던 글을 핵심만 남겨 간결하게 다듬고, 큰별쌤이 어린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특별한 메시지를 추가해 넣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을 따라가며 나를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진정한 역사의 쓸모를 알게 될 것입니다.



‘역사의 쓸모’가 담고 있는 뜻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리고 우리는 역사를 왜 배워야 할까요?

우선 ‘역사를 왜 배워야 할까요?’라고 하는 물음에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역사 자체를 '학문적' 또는 '연구사적 성과' 이런 것들로만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요. 저는 일상의 삶 속에서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를 설득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쓸모’라는 단어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보통, 역사하는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단어이긴 한데, 그래도 많은 분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쓸모’가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라는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요즘에는 역사 정보도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다 쏟아져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단편적인 지식들은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다 알 수 있는데 우리가 이 책을 보면서 역사의 쓸모를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 책을 쓰면서 딱 2가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질문처럼 요즘에는 너무 정보가 많습니다. 배울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역으로 이젠 좀 ‘덜 배우고 대신 더 생각하자.’에 초점을 맞춰보았습니다. 너무나도 빠르고 너무나도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학생들, 물론 성인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렇게 정보가 많다 보니까 그 정보를 처리하느라고 정신이 없어요. 과연 그 정보가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여지가 전혀 없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쯤은 덜 배우고 더 생각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보고, 이를 통해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 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을 한번 가져보자 하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존 성인들을 위한 『역사의 쓸모』 책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를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강연을 하다 보면 질문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학습 만화만 보는데 괜찮은 건가요?” 하는 질문이에요. 저 역시 ‘학습 만화가 과연 독서일까?’ 하는 질문을 늘 던지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책을 팔고 싶은 출판사와 책을 읽히고 싶은 학부모님과 책을 읽고 싶지 않은 아이의 합작품, 그게 바로 학습 만화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이 말이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학습 만화는 어떤 사물과 지식을 이해시키는 데에 굉장히 도움이 되고 유용합니다. 그런데 쉽게 이해가 되는 만큼, 너무 쉽다 보니 혼자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텍스트로 나와 있는 글자들을 통해서 내가 스스로 한번 ‘도대체 이게 뭐지?’ 하고 상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이미 만화로 너무나도 친절하게 풀어져 있기 때문이죠. 저는 아이들을 이해시키는 데에 학습 만화는 이미 좋은 것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이제는 그 학습 만화를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좀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우리 아이가 학습 만화만 보는데 괜찮아요?” 이렇게 질문을 하시는 것은, 우리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그 여백에 대한 불안감이 있으셨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부분을 좀 채워 드릴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좀 덜 배우고, 더 생각할 수 있는 인문서인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에서 그 여백을 한번 마련해 보자는 차원에서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에는 특별한 콘셉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책의 콘셉트를 소개해 주시면요?

이 책의 특징은 ‘불친절’하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서를 보면 유물들을 설명할 때에는 사진 같은 자료가 필수예요. 학습 만화는 사진뿐만 아니라 설명까지도 아주 자세히 나오는데, 이 책은 그런 게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역사의 사실을 설명하는데 들어가 있는 삽화도, 제가 이렇게 봤을 때도 도대체 뭘 얘기하는 삽화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서는 참 불친절한 책이구나 이런 느낌이 드실 거예요. 일부러 그랬습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덜 배우고 더 생각하는 장치 속에서 학생들이 한번 상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유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로 궁금하면, 검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있었고요.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데 있어, 거칠고 퍼지는 듯한 삽화를 썼던 이유는 명백한 그림을 통해서 알아가는 것보다는 불명확한 이미지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으면 좋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의도적인 불친절이죠. 더 생각하고 더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 놓기 위한 콘셉트, 이 책은 그렇게 구성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는 어린이들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질문으로 책을 구성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강연을 다니면서 현장에서 느꼈던 게 뭐냐면, 학생들의 질문이 굉장히 본질적이에요. 딱 들었을 때는 엉뚱하지만, 알고 보면 본질적인 질문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선생님, 왜 아빠가 아들을 죽여요?”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는 사건을 보고 그런 질문을 한 거예요. “왜 아빠가 아들을 죽여요? 그게 가능해요?” 갑자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니까, 제가 바로 대답을 못했어요. 학생들은 굉장히 단순한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던졌을지 모르지만, 그 단순한 질문 속에 많은 역사적 사실과 해설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의 엉뚱하고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질문들로 책을 펼쳐 나가보자. 그럼 학생들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상상할 수 있는 그런 힘을 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죠. 학생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도 한번 해볼까?’ 하는 질문할  수 있는 힘과 용기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질문은 너무 엉뚱한 거 아냐? 선을 넘은 거 같은데?’ 하는 질문도 이 책에 있거든요. 그럼 ‘내가 궁금한 질문도 괜찮아 보이겠는데?’ 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은 학생과 역사 공부를 하시면서 어린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꿈이 있으실 거 같아요.

저는 어린이들이 진짜 자신만의 질문을 통해서 역사에 접근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납득되었을 때 그 학생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우리는 질문이 질문다워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진짜 질문을 막는 그런 모습들, 질문 하나만 하면 웃음바다가 되고 조롱하고 비웃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저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시크한 표정과 조롱하는 웃음기, 이런 반응들은 질문한 학생을 주눅들게 만듭니다. 

이게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질문도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 질문의 가치를 재는 모습은 옳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어린이들의 질문을 더 많이 모아서 답을 해 나가는 책들은 계속해서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예비 독자들께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법 소개 부탁드릴게요.

이 책은 역사 속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전환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해봤으면 좋겠어요. 이 책에 나온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나는 이때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누구일까?'하는 질문들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고리를 놓치시지만 않는다면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실 거예요.

또한,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는 어른이 읽어도 됩니다. 저는 옛날에 읽었던 동화를 가끔 다시 보곤 합니다. 보면서 ‘이 동화에 이런 의미가 있었어?’ 하면서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부모님도 함께 읽어보시면 우리 아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이 책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실용 역사서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어린이들이 그저 이해하는 시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그것을 통해서 부쩍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최태성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역사 교사가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20년 동안 학생들과 호흡하다 2001년부터 EBS 한국사 강의를 시작했다. 2017년 누구나 쉽고 편하게 역사 강의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 ‘모두의 별★별 한국사’를 열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최태성 1TV와 2TV,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최태성 3TV를 운영하며 많은 사람에게 역사 공부의 재미를 전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최태성 글 | 신진호 그림
다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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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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