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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 위에 '일잼러' 있다

『별일, 하고 산다』 박지윤 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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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일을 더 재미있게 할 방법이 절실하다. 여기, 자기만의 일을 꾸리는 열한 명을 소개한다. (2023.06.16)

박지윤 기자

"일꾼 위에 일잘러, 일잘러 위에 일잼러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일을 더 재미있게 할 방법이 절실하다. 여기, 자기만의 일을 꾸리는 열한 명을 소개한다. 이번 인터뷰에는 『별일, 하고 산다』의 저자이자 인터뷰어로 활약하는 박지윤 기자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박지윤 기자님의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커리어가 시작된 날을 기준으로 나이를 세는 일곱 살짜리 일간지 기자이자 책 『별일, 하고 산다』의 작가 박지윤입니다. 7년 동안 수천 명의 사람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글로 전했습니다. 지난 2022년 1인 버티컬 미디어 '커리업'을 만들었어요. 이곳에서 '일'에 대한 인터뷰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일보에서 연재한 인터뷰 시리즈 <일잼원정대> 스무여 편의 기사를 다듬어, 책 『별일, 하고 산다』를 만들었습니다. '일에서의 재미'라는 희소 자원을 찾아 원정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지금은 <맨땅브레이커>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별일, 하고 산다』 본래 한국일보 기획 연재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일은 인간의 정체성입니다. 처음 만난 사이에 이름 석 자를 묻고 곧바로 따라붙는 질문이 "무슨 일을 하시나요?"이듯, 내가 하는 일이 나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또 일이란 직장이나 직업을 넘어서기도 하죠. 그래서 '일'이라는 주제로 질문하고 답하는 사람이 마주앉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누구나 일을 하지만, 각자 영역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경로는 천차만별이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땅을 발견하고 단단하게 굳히는지, 그 위에 뭘 짓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평생 3~4개 이상의 직업을 가질 우리에겐, 더 다양한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별일, 하고 산다』는 다양한 업계의 일꾼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그리고 '미친 섭외력'의 에너지 원천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해요. 열과 성을 다해 인터뷰이에 대해 공부합니다. '당신이 아니면 안 돼요!', '당신만이 커리업의 독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라는 진심으로 가득한 메일을 쓴답니다. 취재를 요청하면서도 인터뷰이 입장에선 참 가혹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다 털어달라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써온 기사들과 인터뷰이가 관심 가질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 보여줘요.

취재 내용은 1차로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하고요. 민감한 이슈 등에 대해서는 기록에서 삭제해요. 모든 텍스트는 기사가 나가기 전에 인터뷰이에게 컨펌을 받고요. 사전 취재를 할 때는, 찾을 수 있는 정보를 힘 닿는 선까지 다 찾습니다. 다른 매체의 인터뷰 기사는 물론 인터뷰이의 책과 논문, 영상은 빠짐없이 보고요. SNS, 브런치 등 최소 5년치는 검토한 이후 키워드와 주제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인터뷰이의 커리어 인생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합니다. 스토리가 구성되면 질문을 짜고요. 인터뷰이에게 기대하는 핵심 메시지, 스토리를 정리해 메일에 상세하게 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실망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감정을 잘 털어낼 수 있을까요? 박지윤 기자님만의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에 몰입하는 것만큼 일과 쾌적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은 일대로, 휴식은 휴식대로 서로의 영역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제가 쓰는 방법은, 그날의 마감 선을 정해두는 건데요. 오늘까지 끝내기로 한 일은 아쉬움이 남아도 시간 안에 끝내고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아요. 감정은, 제게도 참 어려운 문제예요. 모든 것이 막막하게 느껴질수록 저는 시야를 좁히고 좁혀서 딱 제 발만 보려고 해요. 한 발자국만 잘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다른 고민은 접어요. 그렇게 한 걸음에 집중하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스트레스도 어느 순간 흘러가더라고요.

인터뷰어로 일하면서 인터뷰이에게 인사이트를 얻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꼽아주세요.

이연실 이야기장수 편집자를 취재할 당시, 3시간짜리 녹취가 휴대폰 에러로 날아간 적이 있었어요. 이 사실을 알고 메모를 보면서 복기했는데, 어찌나 이연실 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는지 이 녹취를 그대로 기억해냈습니다. 몰입하면 초능력에 가까운 기억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장영화 조인스타트업 대표는 3년 전 한 세미나에서 만난 사이예요. 나에게 맞는 일은 반드시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번쩍번쩍 총기가 흐르는 느낌이었고, 그때부터 키워드 '일', '커리어'가 제 머릿속에 떠다녔죠. 이후로도 인연이 이어졌고, 지금은 제 업생에서 중요한 멘토이자 친구가 되었죠.

박지윤 기자님이 생각하는 '일의 재미'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스스로 물 만난 고기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인터뷰를 할 때예요. 인터뷰를 하는 건 인터뷰이의 안쪽으로 난 수백 개의 문을 끊임없이 열고 들어가는 과정인데요. 인터뷰이의 얼굴이 무방비 상태로 솔직하게 보드라워지는 순간이 있어요. 가장 안쪽의 이야기를 무아지경으로 말해놓고 "어? 어쩌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지?"하면서 멋쩍게 웃죠. 내밀한 이야기들을 이끌어낼 때, 희열을 느껴요. 저는 잘하는 일로 충분히 인정받을 때, 미약하게나마 세상의 일부를 지탱한다는 사실을 느낄 때 '아, 나는 있어야 할 자리에 있구나'라는 충만함을 느낍니다.

『별일, 하고 산다』를 통해 독자에게 어떤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으신가요?

제가 만난 인터뷰이 대부분은 '워라밸'이라는 표현에 고개를 갸웃했어요. 일은 삶의 큰 부분집합 중 하나인데 어떻게 일과 삶을 분리할 수 있는지 의아해했죠. 제 생각도 비슷했어요. '일터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가 삶이라면, 삶은 얼마나 제한적인가'' 일터에 있는 시간 역시 삶이에요. 그 시간도 충분히 즐겁고, 존재로서 가치 있는 시간이어야 하죠. 그래서 생각해낸 표현이 '워크 앤 라이프 얼라인(align)', 일과 삶의 신조를 조화롭게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이 독자 분들의 '워크 앤 라이프 얼라인'을 만드는 데 유용하길 바라요.



*박지윤

커리어가 시작된 날을 기준으로 나이를 세는, 일곱 살짜리 일간지 기자. 2017년 한국일보에 취재기자로 입사해 수천 명의 사람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글로 전해왔다. 각자의 삶 속에 갇히기 쉬운 이들에게 타인의 삶을 보여주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이쪽의 삶과 저쪽의 삶을 부지런히 엮어내며 함께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별일, 하고 산다
별일, 하고 산다
박지윤 저
프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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