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재
권지예의 서재
소설가
책을 늘 끼고 다닐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소설가인데, 저는 우울하고 답답할 때 책을 봐요. 고민이 많을 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없을 때, 다른 사람이 이해 못할 거야 생각이 들 때, 막다른 골목에서 우울할 때, 친구를 고르듯이, 상담 선생님 고르듯이, 책을 봐요. 날 위로해 줄 거야, 라고 생각하는 거죠. 직업적으로 찾을 때도 있고요. 날씨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져요. 오늘같이 흐리고 비 오는 날은 아무 데도 안 나갈 거야, 작정을 해요. 침대에서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침대에 누워 조명도 약하게 하고 마음껏 보다가 책이 주는 위로에 달콤하게 잠드는 게 좋아요. 살짝 잠이 들었다가 깨면 책이 내 옆에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면서 다시 자고.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 느낌이에요.
명사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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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저
그의 작품은 ‘작가적’ 감수성을 일깨운다. 만약 ‘작가적’ 감수성이란 게 있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처음으로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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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소낙비 (외)
김유정 저
김유정은 한국 근대작가 중에서 독특한 어법과 미학을 가진 작가다. 내가 흉내 낼 수 없지만 흉내 내고픈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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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
사소한 농담 한마디가 운명을 바꾸는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우리 생을 균열시키는 범인은 바로 그런 것! 그런 기미를 포착하는 그의 작가적 통찰에 감탄하며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