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서재시인
저는 요즘은 고전 산문, 우리의 옛 산문들에 관심이 많아요. 신경림 선생님께 최근 들은 얘기로는 일본 시단에서 이런 고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해요. 두보와 이백부터 시작하는 백거이, 이런 시인들의 시를 다시 읽는 그런 한 유행이 일본 시단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옛 산문이나 옛 시를 읽을 때 받는 느낌이 굉장히 좋아요. 이런 시뿐만 아니라 최근의 시들도 시 배달 지면을 통해 소개를 위해 많이 읽게 되니 무척 즐겁습니다.
명사의 추천
그늘에 대하여다니자키 준이치로 저/고운기 역일본 작가의 산문인데, 문장이 무척 고아해요. 잔잔하면서도 제가 본 산문집 가운데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이 좋고 정확해요. 고운기 시인이 번역했는데, 번역도 무척 잘되어 있어요. 재미나는 대목도 많습니다.
끝과 시작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저/최성은 역굉장히 좋아하는 시입니다.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없는 정적, 절대 조용함의 세계가 있어요. 아주 조용함 속에서 사물들이 움직이는 모습과 색채를 잡아 내는 힘이 느껴집니다. 우리 시대의 좋은 시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두보시선두보 저/이원섭 역해언어를 제자리에 앉히고 선택하는 힘이 굉장한 시입니다. 역시 대단한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집입니다.
정본 이상문학 전집 1이상 저/김주현 주해이상에 대한 관심이 최근 많아서, 저도 요즘 보고 있는데, 이상이 실험적인 시를 쓰기도 했지만, 산문이 참 유려하고 독특합니다.
최하림 시 전집최하림 저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탈 때 가지고 다니는 시집 중 하나예요. 젊은 시인들이 좋아한다고 곳곳에서 이 시를 인용한 걸 많이 봤어요.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깜짝 놀랐어요. 굉장히 독특한 사유를 보여 주는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