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희의 서재소설가
평소에 책을 읽을 때, 집에서 누워서 읽어요. 카페 같은 곳에서 잘 못 읽어요.(웃음) 노트북 전원이 0시간이라 어디 가서 작업도 못하고요. 그러다 보니 도서관도 못 가고, 주로 집에서 많이 읽어요. 지하철에서 읽고, 반신욕하면서 읽는 것 좋아해요. 『구경꾼들』을 쓰면서 머릿속에 모델로 삼은 책들을 소개할게요.
명사의 추천
마담 보바리귀스타브 플로베르 저/김화영 역『구경꾼들』 쓰기 전에 제가, 밑줄을 쳐가면서 두 번 정독한 소설이에요. 이야기와 이야기를 연결하는 방법 등을 많이 배웠습니다.
피터 드러커 자서전피터 드러커 저/이동현 역이 책 속에 “구경꾼들은 자신만의 역사가 없다”는 구절이 나와요. 그 구절을 좋아해서, 제 소설 제목을 빌려왔어요.
가아프가 본 세상 1존 어빙 저/안정효 역제가 처음으로 이렇게 장편을 쓰고 싶다고 느낀 책이에요. 그 후로 존 어빙 소설을 좋아하게 됐고,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야기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한 소설이에요.
리스본행 야간열차 세트파스칼 메르시어 저/전은경 역작가의 말’을 쓸 때 영향을 준 소설이에요. 장편소설 안에 이런 대화가 나와요. ‘자네는 자네를 어느 정도까지 경험할 수 있는가?’ 그 소설 자체가 이런 테마를 갖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모든 이야기가 결국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 모든 낯선 시간들로렌 아이슬리 저/김정환 역‘삶이란 이런 저런 것들을 쳐다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게 아닐까’ 두 인류학자가 오리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얘길 해요. 이걸 지하철에서 읽을 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나는 거예요. 주책맞게!(웃음) 명확한 과학의 세계에서조차, 삶을 두고 어리둥절해하고 말다니. 이야기라는 것은 더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당시엔 정말 슬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