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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밥장의 서재 화가
“유년기와 청년기에는 오히려 장년처럼 살았어요.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 참 잘 들었고 공부도 참 열심히 했습니다. 주일이면 교회도 꼬박꼬박 나갔고요. 좀 재수 없는 모범생, 체제에 순응하는 인간, 범생이었습니다(웃음). 마흔을 넘긴 지금은 되려 청년처럼 삽니다. 재미있으면 물불 안 가리고 무엇이든 처음이라면 일단 하고 봅니다. 좌충우돌 범퍼카가 따로 없습니다.”

“몰스킨 마니아라고 들어보셨나요? 바로 접니다. 지금까지 여덟 권 정도 썼는데 책을 읽으며 틈틈이 적은 메모들로 가득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꼭 연필을 들고 밑줄 그으면서 읽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정보는 따로 메모해 둡니다. 나중에는 몰스킨에 적어놓은 메모만 봐도 그때 읽었던 책들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중에 특히 일러스트레이터는 잡다한 지식, 얇고 넓은 습자지 같은 지식이 많이 필요합니다. 오늘 자동차와 관련된 그림을 그렸더라도 다음날에는 의학에 관한 그림을 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관심사는 ‘여자’입니다. 여자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요(웃음). 이미 모계사회로 들어온 대한민국에서 여자한테 잘 보이지 않으면 명이 짧아집니다. 가뜩이나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평균 10년 먼저 죽습니다. 먼저 죽는 것도 서러운데 무시까지 당하면 지옥이 따로 없겠죠? 일본의 생물학자인 후쿠오카 신이치가 쓴 『모자란 남자들』을 읽고 나면 제 말이 저 혼자의 생각이 아니란 걸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나 홀로 맥주를 홀짝거리며 책을 펼쳐보세요

밥장에게 책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 모든 게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예쁜 표지, 자극적인 띠지, 작가, 입소문, 서평, 블로거들이 올린 포스팅, 인간관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고르기. 그에게는 이 모든 것이 책을 사는 이유가 된다. 밥장의 서재는, ‘밤의 인문학’이다. 최근 에세이집 『밤의 인문학』을 펴낸 밥장은 “책은 스탠드 아래, 조용한 밤에 나홀로 읽어야 제 맛”이라고 말한다. 『밤의 인문학』은 ‘도시남녀의 괜찮은 삶을 위한 책 처방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독자를 만나고 있다.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요즘 나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2, 30대 싱글들이 참 많습니다. 일에 치이고 감정노동에 상처받고 가벼운 지갑에 불안해 합니다. 그래서 위로 받고 싶어서 친구를 만나고 동호회에 가입하고 회식을 하고 연애도 해보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외롭다고 느낄 때가 바로 책을 손에 들 시간입니다. 밤에 나 홀로 에일 맥주를 홀짝거리며 책을 펼쳐보세요. 위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참 맛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이런 분들을 위해 최근 『밤의 인문학』을 썼습니다. 그리고 아저씨가 되면 유머는 사라지고 매력은 흔적만 남습니다. 품격 있는 아저씨는 도대체 어디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난 평범한 아저씨가 아니라고! 뭐 이런 절박함에서 나온 몸부림이죠. 저한테 최근 『밤의 인문학』은 애정투쟁이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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