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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조혜련의 서재 개그우먼
“제가 딸 부잣집 다섯 째 딸이잖아요. 셋째 딸로만 태어났어도 귀염을 받았을 것을요. 우리 형제는 1남 7녀인데, 이번에 『기적 중국어』를 공동 집필한 동생 조혜숙과 저는 꼭 아들로 태어나야 했는데 딸로 태어나 엄마에게 많은 눈물을 안겨준 장본인이죠(웃음). 저희 집은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는데, 제가 고등학교 때 엄마가 저희를 앉혀놓고 “이 집에서 여자들은 고등학교 이상 못 간다. 학교 졸업하면 딱 취직해서 돈 벌어라.”라고 선포를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셔서 엄마가 여자 혼자 몸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상황이었으니, 어떤 자식도 대학 교육까지는 무리였을 것 같아요. 그런데 ‘가난해서 대학 못 간다’가 아니라 ‘여자니까 대학에 못 간다’는 말을 들으니까 너무 대학에 가고 싶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의 의도와는 달리 그때부터 죽자고 공부해서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덜컥 합격하는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대학에 합격해서도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서 ‘휴학-아르바이트-복학-휴학’을 반복하였고 재학 중에 개그맨으로 데뷔를 하는 바람에 장장 7년만에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불우한 어린 시절이었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러한 집안 환경 덕분에 제가 독립심 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예쁘게 피고 자라지는 못했지만 들판의 잡초처럼 폭풍우가 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끈기 같은 걸 어려서부터 몸에 익힌 것 같아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어렸을 때 집에 책이 별로 없었고, 꼭 그래서만은 아니겠지만 독서를 굉장히 즐기는 편은 아니었어요. 책을 탐독하게 된 것은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죠. 일본어에 도전하고 일본 방송에 진출하면서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그때 지인의 추천으로 자기계발서를 한두 권씩 읽게 되면서 독서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루 2권씩 독파해, 두 달 반 만에 70권 정도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에 빠져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독서가 지금 제가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고 있어요.”

일본어 학습서에서부터 태보 다이어트, 자기계발서까지. 대한민국 개그우먼 가운데 가장 많은 책을 출간한 조혜련은 최근 중국어강사인 동생과 함께 학습서 『조혜련 조혜숙의 기적 중국어』를 펴냈다. 조혜련은 일본어에 이어 중국어 공부에 도전했고 1년 만에 신HSK 5급을 땄고, 지금은 중국인 친구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지난 2009년, 조혜련은 나폴레온 힐의 저서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를 읽고 ‘내가 스스로 미래를 모두 결정해 버리고 살자’라는 생각으로 『조혜련의 미래일기』를 썼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어학습서 『조혜련 조혜숙의 기적 중국어』를 내기까지는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책을 보고 또 다른 책을 탄생시키는 개그우먼 조혜련은 앞으로 손미나 아나운서처럼 스페인어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사진/김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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