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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민경태의 서재 학자

책은 내가 직접 알지 못하는 저자와 아주 편안하고 손쉽게, 깊은 수준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소통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고심했던 결과물이자,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지혜를 잘 저장해 둔 것이니까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훌륭한 저자들과 만난다는 것은 항상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바로 훌륭한 인생의 멘토를 만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 전공분야인 북한학과 미래학을 접목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미래학이나 SF 영화는 제가 워낙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한데, ‘북한’이라는 주제야말로 한반도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우리는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북한미래학’이 저에게 있어서는 미래학 중의 미래학입니다.

『서울 평양 메가시티』 는 ‘북한미래학’을 시도해 보고자 쓴 책입니다. 상상에 그칠 내용이 아니라 우리 생애에 현실화 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남북한 통합 과정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남북한의 경제협력을 통해 미래 한반도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이 꿈을 함께 공유하고, 모두가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품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았습니다.

명사의 추천

소유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저/이희재 역 네트워크에 의해 변화하는 사회는 결국 경제 구조까지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을 담고 있다. 기존의 경제가 생산요소의 물리적 ‘소유’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새롭게 다가오는 신경제는 정보에 ‘접속’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한반도의 성장모델은 남북한의 경제적 ‘접속’을 원활히 하는데 중점을 두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착안하게 해 준 책.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저/김명남,장시형 역/진대제 감수 우리는 일반적으로 선형적 역사관에 익숙해져 있으나, 실제로는 기술 발전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는 기하급수적 변화의 초기 단계일지도 모른다. 우리 생애에 상상을 초월하는 변혁, 즉 ‘특이점’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 준비 또한 기하급수적 변화를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 프리초프 카프라 저/구윤서,이성범 공역 대학 시절 신과학운동 관련 서적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매우 인상 깊게 읽은 책.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만남, 이를 통해 현대문명이 전환점(turning point)에 와 있음을 설명하는 것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저/홍영남,이상임 공역 인간의 육체는 유전자들을 실어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생존 기계’에 불과한 로봇과도 같은 존재이며, 의사 결정과정에서도 유전자의 지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발상이 충격적이다. 책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으나, 내가 사고하는 어느 부분이 나의 자유의지가 아닌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자신의 결정을 한번 돌아보기 위해서도 꼭 읽어볼 만한 책.
국가의 종말 오마에 겐이치 저/박길부 역 민족 국가의 영토적 경계선 보다는 경제적 관계에 의해 설정되는 새로운 ‘지역 국가(region states)’ 개념이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라는 예측을 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주장 삼각주 지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곳에서 발달하고 있는 광역경제권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매트릭스 (1Disc) 장자의 호접몽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들에 빠져 들다보니,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나의 현실이 꿈인지 다시 생각하게 할 정도로 몰입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적 흥미와 철학적 깊이를 고루 갖춘 최고의 SF 영화로 꼽고 싶다.
엔더스 게임 ( 2Disc ) : BD+DVD콤보팩 한정판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전술에 대한 묘사도 흥미로우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승리하기 위해선 적을 완벽히 이해해야 하고, 적을 완벽히 이해하게 되면 결국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는 구절. 철학이 담겨있는 불후의 SF 명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타인의 삶 : 블루레이 독일 통일 전, 동독에서 있었던 비극적 상황을 묘사한 영화. 통일 후 반전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남의 일 같지 않은 얘기다. 언젠가 한반도에서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 질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