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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김영진의 서재 작가

저에게 책은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친구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나 치과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와 같이, 달리 눈 둘 곳이 없을 때 저를 즐겁게 해주는 친구죠. 그래서 외출할 때 꼭 확인하는 물건 중 하나가 책입니다.

 

그림책 작업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책을 읽지 않으려고 합니다. 책 속 언어들이 이미지로 떠올라 작업을 자꾸 방해하는 것 같아서요. 그 대신, 작업을 끝내고 나면 한 달 정도 몰아서 책만 읽는 편입니다. 그때 독서가 가장 즐겁게 느껴집니다. 작업하느라 내가 가진 것들을 쏟아내고 비워진 부분을 책이 다시 채워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져요.

 

항상 갖고 있는 관심사는 ‘유한성’이에요. 사람은 물론이고 물건들까지도 유한한 존재잖아요. 그 존재들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요. 제 눈을 끄는 이미지들이 순간순간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생각하고 관찰해요. ‘이 찰나가 왜 재미있지?’ 하면서요. ‘유한성’은 넓은 의미이기 때문에 앞으로 읽을 책도 모두 그 범주 안에 있어요. 모든 책이 시간을 관찰한 기록이니까요.

 

작년 11월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를 낸 데 이어, 올해 4월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를 출간했어요. 이 두 권의 책으로,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항상 너를 생각하고 영원히 너를 사랑할 수밖에 없단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엄마 아빠는 같이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늘 아이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믿음을 전하고 싶었고요. 또 이 책을 매개로 아이와 부모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했으면 해요.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항상 요구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사랑과 관심을 늘 의심하죠. 그 의심을 줄여주는 일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그림책 작가이기도 하고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이기도 해서, 그림책 몇 권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들입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어른 독자들과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더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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