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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박규호의 서재 기업인

어렸을 때부터 무엇인가를 읽기를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컴컴한 호롱불에 의지해야 하는 경북 상주의 산골집이었기에 읽을거리가 없었고, 집에 있는 책이라곤 아버지가 옆에 두고 읽던 한권짜리 삼국지가 전부였지만요. 몇 번을 읽었지요. 그러고는 학교에서 배운 책을 읽는 것이었는데, 5학년엔가 접한 동아전과가 유일한 참고서였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책을 보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습관이 생겨 책만 보면 마구 사 들이지요. 집사람의 핀잔을 받기도 하고, 읽지 않고 쌓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구석구석 박스와 집 벽면 한쪽이 전부 책일 정도로 많아져서 이사 때마다 골머리를 앓곤 합니다.

 

작년 말 서울에 있던 본사가 전남 나주로 이사함에 따라 가족과 떨어져 예상치 못 한 독거(獨居)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한편으로는 좋을 때도 있습니다. 경영진으로서 바쁜 회사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이 방 저 방 다니며, 책을 읽는 순간은 저만의 힐링 방법이기도 하지요. 특히 훌륭한 분석과 탁월한 통찰력이 담긴 한 권의 책을 접할 때면 마치 저자와의 깊은 교감을 통해 지혜를 얻은 것처럼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이 수양과 공부에 전념하기 위하여 지은 자경문(自警文)을 보면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니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는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끊임없는 학습을 강조한 말입니다. 사실 샐러던트[saladent : 봉급생활자(salary man)와 학생(student)의 합성어]라는 용어처럼 오늘날 우리에게 공부는 가까이 접하는 단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과와 경쟁 중심의 학습에 치우쳐 있습니다. 진부한 얘기지만, 창의성과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진정한 배움이 되기 위해서는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저의 최근 관심사는 고전의 중요성과 영향력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현재 위치에 있게 된 밑바탕도 대학 신입생 시절에 배운 고전의 덕택이 아닌가 합니다. 고전읽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대학, 중용 등 큰 가르침을 주었던 고전을 다시 읽으면서 새로운 지혜를 얻고 있고, 그런 면에서 휴넷의 인터넷 사서삼경은 바쁜 직장인들이 제대로 고전을 접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끈기가 좀 필요하지만요. 대학에 입학하여 여러 대학의 신문을 접하면서 글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후 직장인이 되어 일본 동경에 근무하면서 일본 특유의 기록하는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수시로 생각과 느낌을 메모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또한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다양한 강의를 들으면서 배운 훌륭한 가르침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으며, 일상의 사소한 깨달음과 생각들도 오롯이 노트에 적었습니다. 이것이 30여 년 간의 다양한 경험과 화두처럼 잡고 늘어지던 생각들이 『소담한 생각 밥상』 이라는 요리가 되어 여러분들에게 차려지게 된 것입니다. ‘총명불여둔필(聰明不如鈍筆)’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뛰어남도 잘 적는 무딘 붓만 못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많은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자신만의 습관을 가지길 바랍니다. 저의 사례는 참고로 하시고요. 작은 기록이 쌓여 지식으로, 지식이 곰삭아 지혜가 되어 스스로를 성장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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