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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박준의 서재 시인

새로 구입한 책을 바로 읽는 경우는 드뭅니다. 책상 위나 방 한구석에 두고 짧으면 며칠, 길면 몇 달을 묵혀두다가 어느 날 갑자기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그 책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유예의 시간을 ‘게으름’이나 ‘망각’이라 하기보다는 ‘기다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기다림의 끝에서 좋은 책과 문장을 만났을 때 즐겁습니다.

 

이 세상에는 살아 있는 사람보다 이미 죽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평범한 사실을 오래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작고한 이들의 책에 눈이 갑니다. 『박정만 시전집』은 다시 읽으려 하고 『김지원 소설 선집』은 새로 읽으려 합니다. 좋은 책은 삶의 한 시절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마음이 유난히 비좁고 가난해지는 세상의 날들을 잘 견디고 지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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