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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송형석의 서재 방송인

정신과 의사이자 책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남의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읽는 행위를 즐기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의 상태를 되짚어보면서 정리하거나 복기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지금도 지식욕이나 재미를 위한 독서보다는, 진료 중 인간에 대한 느낌이나 제 생각을 정리하고 보완하고 싶은 욕구에서 책을 읽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주로 정신치료, 심리학, 인류학, 역사물, 문화예술 관련 서적 쪽이 취향인데, 독서 중에 인간에 대한 제 생각들이 재확인되거나, 내가 보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읽게 되면 상당한 쾌감을 얻게 됩니다. 자신 내면 속의 수많은 심상을 구체화시키는 데에는 남의 시선이 필수이듯이, 책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의 의견이 있어야 자신의 의견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법이죠.

 

최근에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었습니다. 수많은 역사들을 논하지만 그의 인간에 대한 의견은 일관되어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또 프로파일러로 활동했던 서종한의 『심리 부검』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평소 저는 직업적으로 자살하려는 사람은 자주 만나지만, 자살한 사람은 만나질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하여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소중하게 읽힙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많을 수 있는 책입니다. 스웨덴의 환경과 한국의 차이도 분명해 보이고요. 하지만, 인간의 회복력과 자율성을 믿지 못하는 현재의 부모들과 전문가들의 강박적 태도에 대한 지적은 정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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