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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문창기의 서재 기업인

책은 제게 어려울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이디야커피를 인수하고 처음 5~6년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일년 200~300개의 매장이 새로 생기지만 당시에는 기껏해야 1년에 40여 개 안팎이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앞이 막막했습니다. 회사의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당시, 저는 무작정 서점에 가 책을 수십 권 샀습니다. 경영 책부터 철학, 역사와 같은 인문학 서적, 과학 서적 등 다양한 장을 안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책만 읽었습니다.

 

그렇게 찾은 답이 지금의 이디야를 있게 했습니다. 결국엔 ‘내부 고객이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즐거운 사람이 만드는 커피가 맛있고, 즐거운 사람이 일하는 회사에 미래가 있으니까요.

 

제 작은 바람 중 하나는 직원들에게 ‘책 읽으라고 잔소리한 사람’으로 남는 것입니다. 독서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직원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커피업계는 트렌드가 빠른 곳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빠른 흐름 속에서도 이디야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고 경쟁력을 키워나가려면 트렌드를 쫓기보다 트렌드를 이끌 줄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바깥의 현상에만 주목하다가는 큰 흐름을 읽을 수 없습니다.

독서는 큰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듯, 꾸준한 독서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가야 합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 무조건 유명한 고전이나 명작을 의무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책 구매 비용을 지원하고, 독후감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읽어야 하는 책을 제시하거나 분야를 한정 짓지는 않습니다. 저마다 현재의 고민이 모두 다를뿐더러 자신에게 와 닿는 문장 또한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책은 남이 좋다고 하는 책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에 남는 책입니다.

 

이전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과거 동화은행에 다닐 때부터 취미로 사진을 찍기 시작해 직원들과 사진동호회를 꾸려 출사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사진작가를 섭외해 모든 직원들에게 새로운 느낌의 프로필 사진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사진에 대한 관심은 다시금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사진이론가이자 미술비평가인 존 버거의 ‘사진의 이해’는 이러한 고민을 확장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 책 『커피 드림』을 준비하며 “꿈을 로스팅한다”는 말을 자주 떠올렸습니다. 우리 모두는 꿈을 가지고 있고, 누구나 꿈 꿀 자유가 있습니다. 가슴 속에 묻어둔 꿈은 커피 생두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초록색의 생두가 커피가 되려면 열을 가하는 로스팅이 필요합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데도 마찬가지로 반짝이는 자극이 필요합니다. 책이 바로 그 반짝이는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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