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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박하령의 서재 소설가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떼를 쓸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어디에 나를 부려놔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바닥에 내려앉지 못하고 떠도는 눈송이처럼 부유하던 그때, 난 도망치듯 도서관으로 숨어들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나를 안아주었고 토닥였고 마침내 문 밖으로 나설 힘과 심지어 은밀한 교감을 한 자에게만 주는 팁도 주었다. (작가를 완전히 따돌리고 우리 둘이서만 만들어 낼 수 있는 독특한 세계가 따로 있다. 그건 아는 사람만 안다)


 


문학은 내게 재미와 상상여행의 티켓과 내 삶을 객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을 주었다. 심리학 책들은 내 마음을 옥죄던 유해한 끈들을 풀어 헤쳐 주었고 역사책들은 삶을 통째로 보는 법을 선보였다. 골고루 유익하고 색색가지의 맛을 누릴 수 있던 시간들이었다. 덕분에 내 영혼에 살이 붙고 그것들이 근육이 되어 제법 튼실한 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여 책과 사귀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언컨대, 책은 읽는 게 아니라 사귀는 거다.


 


나의 최근작은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받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청소년 소설이지만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는 살아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다시 돌아오는 모든 것’을 환기시키고자 썼다. 그리고 목하 작업 중인 작품은 ‘가족은 신성하지만 가족주의는 불온하다’ 란 구절을 읽다가 시작하게 된 작품으로, 가족 판타지로 인해 가족이란 늪에서 허덕이는 이들에게 자아 분화를 권유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가족에 관련된 이런저런 심리학 책을 읽는 중이다. 존 브레드쇼의 『가족』, 아치볼드 하트의 『숨겨진 감정의 회복』, 최고의 명작 M.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다시 섭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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